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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를 다녀와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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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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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신 목사

 

 

라오스를 다녀와서 …

 

라오스 의료 선교를 다녀왔습니다. 준비부터 염려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여정이었지만, 하나님이 주신 은혜가 넘쳤던 여행이었습니다. 저희 팀이 염려했던 것은 안전이었습니다. 현지에서 우리를 안내하고 선교 일정을 세우는데 도와주신 선교사님은 공산 사회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가능하면 우리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행동하기를 부탁하며 우리를 조심시켰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비엔티엔에 도착하여, 도착에 대한 감사와 선교의 일정을 주님께 의지하는 기도를 드릴 때도, 주변에서 지켜보는 눈을 의식해 우리 모두는 눈을 뜨고 기도했고, 기도가 끝났을 때도 마음 속으로 ‘’아멘” 하였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씨엔쾅 주립 병원에서 진료하는 동안, 지역 경찰은 우리의 곁을 한 시도 떠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우리의 모든 행동을 지켜 보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개인적으로 제가 더 염려하며 가장 심각하게 기도했던 제목은 지역 경찰의 감시가 아니라, 5시간 30분 비행 뒤에 이어진 비엔티엔에서 씨엔쾅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여정’이었습니다. 이유는 밤새도록 어두운 산길을 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라오스는 산지가 많기 때문에, 굽이지고 경사진 산악 지역을 밤에 버스로 이동 할 때는 얼마든지 돌발적인 위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틀 전에도 버스가 내리막길에서 굴러 여러 명의 사상자를 내었다는 뉴스가 있었고, 몇 해 전에도 한국인이 많이 찾는 르왕 프라방이라는 도시를 오가는 길에서 한국 여행객이 탔던 버스가 추락해 사망한 사건이 보도 적이 있었기에, 안전에 대해 염려가 고개를 들 때마다 기도 부탁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비행기 대신에 장거리 버스 이동을 결정한 배경에는, 비엔티엔 도착 다음날 다시 공항으로 가서 국내선 비행기로 씨엔쾅으로 이동하면 진료 일정이 하루 줄게 되어, 하루라도 현지에서 더 진료를 하려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결정이 현지로 떠나는 시간이 다가 올 수록 저에게는 정말 큰 기도 제목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안전하게 씨엔쾅이라는 곳에 도착한 순간은 감사가 넘치는 순간이 되었고, 나머지 일정은 더 이상 염려하지 않았습니다.

주립병원에서 사역한 일이 또 하나의 감사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병원 선교팀은 현지교회와 선교사님을 돕기 위해 지역교회에서 진료하는 일을 선호했습니다. 이번 주립병원 사역도 라오스 현지에서 불발탄 사역을 하시는 선교사님의 요청으로 결정된 일입니다. 그런데, 이 주립병원에서의 사역이 지금까지 우리팀이 늘 고민하던 우리가 가진 “진료의 질이 낮을 수 밖에 없다”는 한계를 해결해 주었습니다.

물론 씨엔쾅 주립병원 시설은 많이 낙후되어 있었습니다. 훈련받지 못한 의료진과 오래된 의료 장비들로 채워진 병원이었습니다. 오래된 초음파와 X-ray, 그리고 방사선과 과장님도 의사이기는 하지만 외과 출신이었습니다. 경험과 교육이 부족해 그나마 있는 장비도 사용하지 못하는 모습이 이들의 현실이었습니다. 그 곳 방사선과 과장님과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는데, 전국을 통털어 MRI 시설을 갖춘 병원은 한 곳이며, CT도 네 곳 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낙후된 장비였지만 우리팀은 이 X-ray나 초음파를 통해서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처방도 확실했고, 의료진은 자신감을 가지고 환자들에게 그들의 상태를 자세하게 설명해 가면서 진료의 질을 최대한 높일 수 있었습니다. 현지교회에서 진료할 때는 생각할 수 없었던 양질의 진료가 이번 의료선교 현장에는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이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는 라오스 병원 의료진에게는 짦은 시간이지만 “그들을 위한 교육의 장”이 되었습니다. 기존의 진료와 달랐던 이번 라오스의 사역은 그래서 모두를 기쁘게 하였습니다. 통역으로 동참했던 선교사님들 사이에서도 이번 사역은 한국 의료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기회가 되었다는 고백들이 넘쳐났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다음 선교를 준비할 것입니다. 우리 팀이 더 좋은 진료와 선교의 사역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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