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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김

 

연말에 전해지는 소식들 가운데 국민적 공분을 사는 것들이 많았다. 제천의 한 목욕탕의 화제로 인한 많은 희생자들이 생겼다는 소식과 함께 아동 학대와 살해사건들이다. 사건들을 접하면서 느끼는 것은 없어야 될 일이고, 희생자들이 안 생겨도 되었을 것인데 하는 안타까움이다. 그리고 사건들의 이면에는 인간의 이기심이 숨겨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사건은 전혀 다름에도 인간의 이기심이 공통점으로 발견하게 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즉 인간의 이기적인 생각이 사건의 요인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과 희생을 당하게 하는 사건이 만들어졌다. 어린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도 다르지 않다. 어른이 귀찮거나 자신이 살아가는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방치하거나 학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는 이유가 무엇이든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아이는 스스로의 책임을 감당할 수 없다. 다만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아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어른에게 있기 때문이다. 비록 부모가 아니더라도 아이에 대한 책임은 어른에게 있다. 그런데 어른에게 저항하거나 대항할 수 있는 힘조차 없음에도 어른들은 자신의 생활에 방해가 되거나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하는 생각에 때문에 아이들을 학대하고 죽이는 것은 어른의 이기심이 낳은 결과다. 특별한 것을 요구하거나 대항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책임을 방기하거나 자기생활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학대하는 것이 부끄러운 어른의 자화상이다. 이러한 모습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의 부끄러움이다. 아직까지 고아수출 대국이라는 불명예를 벗지 못한 채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임을 흉내 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은 부끄러운 자화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그러한 의미에서 ‘섬김’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특별한 것이라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사실 ‘섬김’은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다. 인간이 ‘섬김’이라는 단어를 놓고 선한 일, 다른 사람을 위한 인간다운 귀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 ‘섬김’이라는 말은 그렇게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다. 만일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인간은 ‘섬김’이라는 단어 앞에서 인간됨을 부정해야 할지 모른다. 아담 이후의 인간의 모습은 철저하게 이기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간은 스스로를 미화하기 위해서 ‘섬김’이라는 고상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인지 모른다. 인간은 가장 기본적인 자신의 도리와 책임마저도 자신의 불편과 힘듦을 이유로 외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인간에게 있어서 ‘섬김’은 무엇일까? 그것은 ‘자기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 이상 아니기 때문이다. 그 이상의 의미를 더해서 말한다면, 그것은 무책임과 과장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또한 인간은 그것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섬김’이라는 단어를 놓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을 위한 행위라고 여긴다. 하지만 정작 현실은 다른 사람을 위한 행위보다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자기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섬김의 기본이라는 생각이다. 누구를 위한 행위가 아니라 사실은 자신에게 주어진 도리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정작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즉 섬김의 기본은 자기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는 의미다. 자기의 책임 내지는 본분을 다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에게 누가 되지 않는 것이고, 그것으로 인해서 이웃과 사회도 평안과 기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일 자신의 책임, 그것이 집안의 일이든 사회적인 관계에서의 일이든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누군가 대신 해야 하고, 그것을 하기 위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적 불신과 불평이 불안과 원망을 낳게 한다. 나아가 사회적인 불안요소로 확대되는 현상을 동반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섬김’이라는 말로 인간의 행동을 미화하는 것은 어쩌면 그것 자체가 이기적인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라면 이 단계를 넘어선 ‘섬김’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이미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부정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자기부정에 대한 의식을 갖고 있지 못하다면 그리스도인의 행위마저 철저하게 이기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최소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자기책임’을 다하는 것이 섬김의 기본이다. 그리고 진정한 섬김을 할 수 있다면, 그 과정에서 철저하게 자신을 부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무엇을 말하든 그것은 변명에 지나지 않고, 변명으로 자기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올 한해를 시작하면서 최소한 ‘자기책임’ 내지는 ‘본분’을 다하고, 나아가 아주 조금이라도 이웃을 위한 진정한 ‘섬김’을 감당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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