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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돌드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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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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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돌드럼즈

 

돌드럼즈(doldrums)라는 말이 있다. 정서적으로 의기소침해 있거나, 경제적으로 침울한 상태를 나타낼 때 쓰이던 말이다. 하지만 원래 18세기 활발하던 대탐험시대 적도를 경계로 남북 5도에 걸쳐 바람이 불지 않아 항해를 할 수 없던 기상상태를 이르는 항해사들의 용어였다. 열대의 적도지역은 돌풍이나 천둥, 태풍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남북회귀선을 따라 두 무역풍이 한 곳으로 모여들면서 무풍대를 형성한다. 양반구의 무역풍 사이의 지대를 열대수렴대라 하여 다른 열대지역의 기후대와 구별된다. 그러나 이 용어는 열대수렴대의 원주민들에게 무풍대는 부정적인 침울의 상태라기보다 적극적인 평온의 피난지대다.

적도지역 보르네오는 계절태풍의 주발원지인 대양들과 거리가 먼데다, 지정학적으로도 외부세력의 영향에서 멀리 있던 이유들로 안전지대라는 전통적인 인식이 깊다. 더구나 열대의 늪지 정글이 창조한 퇴적 낙엽층으로 형성된 이탄의 대지는 거의 불모지에 다르지 않았다. 다른 열대우림이 만들어내던 다양하고 풍요로운 산출을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식민지를 찾던 대항해 시대 서구인들에게조차 이 땅이 관심 받지 못한 이유였다. 눈길을 받지 못하는 버려진 땅이었다. 동시에 식민지의 정복을 피하고, 큰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지 않고, 심지어 안전지대답게 천재지변에서도 멀찍이 떨어져 있던 무풍지대였다.

지역적으로 말레이시아는 두 곳으로 나뉜다. 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수도 쿠알라룸푸르가 있는 반도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그리고 부르나이와 국경을 나누고 있는 보르네오 섬 북부에 자리하고 있는 동말레이시아다. 이곳에는 관광지로 유명한 코타 키나발루의 사바주와 라장강을 따라 열대밀림 지대로 알려진 북위 1-3도의 적도지역에 위치한 사라왁이 있다. 지정학적인 무풍지대는 정치적으로 결코 무풍지대가 아니었다. 사라왁과 사바는 1963년 싱가포르와 함께 말레이시아 연방에 편입된 이후 인도네시아와의 영토전쟁, 인도차이나 지역의 공산화운동의 영향으로 큰 홍역을 치룬 바 있다.

돌드럼즈 지대에 바람이 분다. 적도무풍대의 안전지대가 흔들리고 있다. 안전한 피난처의 오랜 전설과 자부심이 무너지고 있다. 뒤늦은 산유개발로 다국적 기업이 들어오고, 지구의 허파로 불리던 원시림이 베어져나간 자리엔 계곡을 따라 황토색 흙탕물이 짙은 흔적을 남기며 길이 놓였다. 원시림과 그에 적응해서 살던 원주민들은 이젠 거꾸로 이 대지의 객이 되었다. 도시화와 현대문명은 변화였다. 파괴와 폐허, 개발과 축출의 부정적인 변화는 거주민들을 시대의 유랑인으로 내몰아 고향은 텅빈 폐허의 대지로 버려지고, 새롭게 찾은 도시에선 떠도는 빈민이 되고 있다. 두 세기 전 “힘이나 능으로 되지 아니하고 오직 나의 신으로 된다.”(스가랴 4:6)는 복음이 전파되면서 시작된 이 대지의 변화의 모습을 통해 이 시대 우리의 길을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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