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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표적, 38년 된 병자를 고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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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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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우 목사와 떠나는 성경여행 – 요한복음 16

 

셋째 표적, 38년 된 병자를 고치시다

요 5:1-9

 

어떤 명절이라는 기록은 없지만 유대인의 명절을 맞아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가셨다. 6장과 순서가 바뀌었다는 학자들의 견해대로라면 6장 4절의 유월절로 보아야 하지만 순서론(順序論)을 거론하지 않는다면 어떤 명절인지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모리스의 견해대로 요한은 예수께서 명절에 예루살렘 상경이라는 당시의 경건한 유대인들의 풍습을 따르셨으며 불확실한 명절로 기록함으로써 예수님의 모범적이고 온전한 자세를 의도적으로 암시했을 수도 있다.

예루살렘으로 명절여행을 가신 예수님은 예루살렘 동북편 양문(羊門, Sheep Gate) 곁에 있는 베데스다(Bethesda, 길이 105m, 폭 60m, 깊이 7,5m) 연못가에서 38년 된 병자를 고치셨다. 그런데 이 표적이야기는 지금까지 개인의 어려움을 도우셨던 이야기들과는 좀 다른 면이 있다. 단순히 개인의 치병(治病)이나 어려움을 도우신 것으로 다뤄지지 않는다. 이 표적 때문에 유대의 지도자들과 심각한 갈등관계, 대립관계가 형성됐고, 결국 요한복음의 나머지 부분에서 지극히 중요한 테마로 전진하게 된 것이다.

예수께서 그 연못가에 가셨을 때 연못의 다섯 행각에는 물이 솟아오르는 순간 가장 먼저 들어가는 사람의 병이 낫는다는 전설을 믿은 맹인, 다리 저는 사람, 혈기 마른 사람들 등 각종 난치병, 불치병 환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38년 된 병자도 그 가운데에 있었다. 예수님은 그 절망의 사람들 중에서 38년 된 병자를 특별히 고쳐주셨다. 아람어로 ‘자비의 집’(House of Mercy)이란 뜻이지만 자비는커녕 살벌한 경쟁만 난무하는 곳으로 이름이 무색했던 베데스다에서 이 병자는 늘 경쟁에서 밀리던 꼴찌인생이었다. 그런데 그 날 예수님을 만난 덕분에 마치 확률이 1/815만 이라는 로또 1등에 당첨된 것 같은 대박인생으로 바뀌게 됐다.

38년!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숫자다. 출애굽 이후 2년간 하나님을 불신함으로써 벌 받았던 기간이 바로 38년이다. 홍해가 갈라지고, 뒤쫓던 애굽 군대들이 수장되면서 엄청난 구원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3일 만에 마실 물이 없다고 불평하는 등 틈만 나면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한 이스라엘! 그들의 원망은 12정탐꾼의 보고를 받으면서 절정으로 치닫게 됐다. 결국 하나님은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한 모든 어른들을 38년 동안 광야에서 고생만 하다가 죽도록 내어버려 두셨다.

그런데 이 병자는 38년간 앓았을 뿐만 아니라 소망 없던 이스라엘 백성들과 똑같은 태도였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Do you want to get well?)라는 예수님의 질문에 “나를 못에 넣어 주는 사람이 없어 내가 가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먼저 내려가나이다”라고 하소연하며 남만 탓하고 있다. 원망과 피해의식이 가득한, 자기중심적인 대답이다. 그런데도 예수께서는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Get up! Pick up your mat and walk)고 하셨고, 그는 곧 일어나 자리를 들고 걸어갔다. 기적이다. 예수님 덕분에 ‘고질병’이 ‘고칠병’이 된 것이다.

38년 동안 누워서 지낸 사람의 절망과 그를 단번에 고쳐주신 예수님의 능력이 극적으로 대조된다. 본문에서는 예수님을 알기는커녕 믿음도 없이 전설 따라 연못가에 와서 병을 고치겠다고 민간신앙에 기대는 사람으로 다루면서 오히려 즉각 치유, 완전 치유가 강조되고 있다. 요한은 마가가 즐겨 쓴 ‘곧 나아서 걸어갔다’는 표현까지 하며 즉각성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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