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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선교 | ‘아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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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석우 선교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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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이는 우리 가족이 치앙마이로 이사온 지 두 주쯤 지나 수퍼마켓에 갔다가 두달 된 강아지가 하도 귀엽게 생겨서 사다가 기르게 되었다. 사온 다음날 아침에, 집안에 들여놔주니 아이들 방에 들어가 아이들 얼굴을 핥으면서 아이들을 잘 깨우기에 처음엔 “알람”이로 불렀다가 나중에 부르기 쉬운 ‘아람’이로 이름을 바꾸어 불렀다. 암놈이었는데 아내가 숫캐를 얼씬거리지 못하게 해서 새끼를 가져본 적이 없다.

아람이는 참 특별한 개다. 똑똑하고, 힘도 세고 빠르다. 모르는 사람이 집에 들어오면 눈치껏 적당히 짓지만, 주인하고 들어오면 누구라도 꼬리치고 반긴다. 하지만 짐승류가 나타나면 아주 사납게 짖어대서, 아내가 끔직하게 싫어하는 뱀을 13마리나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한 편 정이 많고, 동생(?)도 잘 돌본다. 언젠가 누가 검은색 태국개 한 마리를 주어서 같이 길렀는데, 아람이가 검둥이의 등을 이빨로 긁어주며 이를 잡아 주곤 하였다. 그러다가 가끔씩 ‘깨개갱’ 하는 소리를 듣고 나가 보면 아람이가 검둥이에게 물려 피를 흘리곤 하였다. 먹보 검둥이가 자기 밥을 다 먹고 아람이 밥을 기웃거리다가 싸움이 나서, 검둥이가 아람이를 물곤 했는데, 힘이나 빠르기는 아람이가 훨씬 센데도 아람이는 한 번도 검둥이를 아프게 물지 않았다. 이렇게 가족을 알고 책임감 있는 아람이가 얼마나 믿음직스럽고 예쁜지...

안식년을 떠나면서 아람이를 교회에 맡겨 두었다. 묶어놓으면 자주 짖어서 풀어 놓았는데 도망가지 않고 교회에서 잘 지내고 있었다. 안식년을 마치고 돌아오니 아람이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우리를 잊지 않고 알아보는 아람이가 대견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한데, 그런 아람이가 이제는 11살이 되어 늙은 모습이 역역하다. 잘 놀지도 않고 걸음걸이도 힘이 없다. 전에는 우리 차 소리만 나도 멀리서 달려 나왔었는데... 이제는 우리가 교회에 가면 계단 옆에 누워 있다가 우리를 맞으러 하품을 하면서 느릿느릿 걸어 나온다. 그런 아람이의 늙는 모습에 서글픔이 느껴진다.

나는 자주 내가 아람이 만큼 하나님께 충성스러운가를 생각해 보곤 한다. 내가 아람이만큼 충성스럽게 주님을 알고 섬긴다면 내 주 하나님도 나를 그렇게 예쁘게 보시고 사랑하시지 않으실까? 하나님의 일꾼이라면서 개만도 못하게 살 수는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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