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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정착을 돕는 지혜로운 행동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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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섭의 비즈니스 선교>

 

현지 정착을 돕는 지혜로운 행동 지침서

 

하나, 이웃사촌을 아군화 하라!

 

바쿠에 정착할 때 아파트 4층에 세를 얻어 살았다. 하루는 아래층에서 물을 구할 수 있느냐고 찾아왔다. 우리가 마실 물도 없었지만 나는 물통에 물을 담아 손수 아래층까지 날라다 주었다. 그 후 아주 가까운 이웃이 될 수 있었다. 그 집 아들은 나를 따라다니다 예수님을 영접했으며 현재 신실한 일꾼으로 자라고 있다. 선한 이웃은 여러 모로 도움이 되며, 전도 대상 일 순위가 되는 법이다. 혼자 독불장군처럼 정착하려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이 없다. 도움을 받을 일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요청하라. 현지에 정착할 때 현지인의 도움을 받았다면 당신은 이미 선교를 시작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해도 된다. 그들은 당신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기를 원한다. 때로는 멍청한 척하며 사소한 일이라도 물어볼 필요가 있다. 사업에 들어서면 더욱 많은 현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번은 내가 살고 있는 곳에 한국의 대기업이 사업차 지사를 만들어 부장급 인사를 파견했다.

그는 자신이 섬기는 교회에서 평신도 선교사라는 직분으로 왔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나와 여러 차례 만나 식사도 하고 사업에 관해 의견도 나누었다. 사업을 진행하다 어려운 점이 있다면 부탁하라고 최선을 다해 도와주겠다고 했다. 대기업 직원이라 자존심 때문이었는지 본인도 선교사라 혼자 해내야 한다는 마음 때문이었는지 한 번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들리는 소문에 주 정부와 알력이 있어 사업의 진행이 더딘 데다 기업의 이미지가 떨어져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 왔는데도 말이다 내심 안타까워하고 있다가 그와 약속이 생겼을 때 축구장 건설공사현장을 보여주게 되었다. 나의 사업 규모를 파악하고는 그제서야 도와달라고 간청하는 것이었다. 어느 땅에 사는 어느 누구든, 사람은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살 때가 장 행복한 법이다.

 

둘, 전도는 삶의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컴퓨터학원을 개설했을 때다. 학생들은 몰려오는데 교사가 부족했다. 그때 학원 바로 옆집에 사는 이혼녀가 떠올랐다. 학원 설립을 준비할 때 전화가 필요해서 빌려 쓴 적이 있었는데 아이가 하나 있는 여인으로 얼굴도 예쁘고 키도 큰 여성이었다. 어느 날 그녀가 컴퓨터를 배우겠다고 찾아와서 가르쳐주기 시작했는데 얼마나 열심히 배우는지 보기만 해도 흐뭇했다. 모든 일에 열심인 사람은 복음을 받아들이면 더욱 적극적으로 변하게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교사로 채용하고자 특별교육을 시켰다. 그러자 우리 가족을 초대해서 식사대접까지 해줄 정도로 좋아하였다. 물론 그는 우리 학원에서 유능한 교사로 일했으며 예수를 믿게 되었다. 바로 이처럼 전도 현장은 자연스럽게 마련될 수 있다. 자신의 신분이 확실하고 상대가 나에게 신뢰를 갖고 있다면 때가 무르익어 열매를 얻었던 경험을 수없이 많이 했다. 하지만 신분이 확실하지 않으면 전도를 해도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 번 확인했다.

내가 확실한 직분도 없이 언어연수를 하던 시절이었다. 하루는 동네 앞에 있는 택시를 불러 차에 올랐다. 차 안에서 전도할 욕심으로 택시운전사를 택한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전혀 먹히지 않고 오히려 나에게 여기에 온 이유만 자꾸 물어보는 것 이였다. 사업을 하기 위해 왔다고 거짓말을 했지만 그 친구는 줄기차게 이유를 대라고 요구했다. 이미 내 마음을 읽고 있는데 복음을 제시해봤자 역효과가 날 것이 자명했다.

두 가지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진실은 전도하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주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연고도 없는 불특정인 들에게 흥정이나 강요로 제시하는 것은 별로 지혜로운 행동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자신의 신분을 확실하게 하고 정직과 신뢰의 모습을 보여줄 때 그들은 당신이 무슨 말을 해도 믿고 따라와 줄 것이다. 이웃들 회사 직원들, 사업 파트너 등 가까이 있는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에서 전도가 시작된다.

셋, 기존 선교사와 관계 설정에 중심을 세워라!

현지에 처음 부임했을 때 타 선교기관의 선교사들을 초대해 식사를 함께하는 등 교류를 가졌다. 함께 주의 일을 하는 것도 있고 인생의 선배도 되고 해서 좋은 만남을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과의 만남이 별로 유익하지 않다는 사시를 깨닫게 되었다. 힘든 사역지 여건 때문인지 주로 대화가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나 다른 사람들의 뒷담화로 흘렀다. 물론 사역에 대한 이야기도 오고 갔지만 주요 내용이 불만의 토로였다. 정보나 자료를 교환하기도 했는데 내가 판단하기에는 인터넷에서 충분히 구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현지에 관한 정보는 그들이 전해주는 것보다 내가 직접 발로 뛰며 얻은 것이 훨씬 알찼다. 이런 판단을 내린 후, 특별한 모임, 기도 모임, 설교 요청 등이 있을 때만 만나는 것으로 제한했다. 사업하는 사람은 되도록 선교사들보다 사업과 관련 있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얻는 것이 정확하다. 정보를 구하며 관계를 맺어가는 것도 인적 네트워크를 다지는 방법이고 신뢰를 얻는 방법이다. 물론 초임 사업가 선교사가 정착을 위해 전임 선교사들의 행보를 답사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정착 가능한 방법들을 찾을 수 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직접 해결하면서 적응 능력을 키우는 것은 생존 노하우를 쌓아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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