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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상의 다윗 중심의 족보(대상1: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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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상의 다윗 중심의 족보(대상1:1-9:44)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의 백성이라는 점을 가르쳐 주기 위함이었다.

 

역대기라는 책은 이스라엘의 왕정시대 역사를 기록한 역사서다. 이 책의 내용 40% 정도는 이미 사무엘상하, 열왕기상하에 기록된 내용이다. 역대기(歷代記)의 히브리어 명칭이 ‘딥레이 하야밈’ 인데 “그 시대의 사건들”이란 뜻이다. 히브리어로 된 구약성경의 헬라어역본이 ‘70인역’인데, 이 번역본에서 역대기서는 파라레이포메논, 곧 “빠뜨린 사건들”(omitted things)이란 뜻이다. 이 책 제목처럼 왕정시대 역사를 기록한 사무엘서와 열왕기서의 내용을 중복하기도 하고 보충하기도 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면서도 역대기서는 앞의 역사서와는 달리 이스라엘과 유다의 정치적인 역사 보다는 유다와 다윗왕국의 종교적인 측면을 중시하고 있다. 그리고 성전과 성전예배 중심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 사무엘하와 열왕기서에서는 유다와 이스라엘 두 왕국의 역사를 다 취급했지만 역대기에서는 다윗의 통치와 남유다왕국의 역사를 중심으로 기록하고 있다. 남 유다의 역사 중에서도 특히 여호사밧, 요아스, 히스기야, 요시아 등 선한 왕들에 대해 많이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역대기상을 읽기 시작하면 부담을 느낄 정도로 족보의 나열로 시작되고 있다. 창세기도 아닌 구약 성경 중간에서 긴 족보를 기록하고 있음은 특이한 일이다. 그것도 한두 장 정도가 아니라 무려 9장까지 계속된다. 이 족보에는 아담에서부터 아브라함, 열두 지파, 그리고 다윗왕의 족보가 기록되었다. 이 긴 족보는 이 부분을 대하는 독자들에게 다소간 힘들게 한다. 그래서 딜라드 롱만(Dillard Longman)이라는 구약학자는 역대기서를 “성경의 수면제”라고 칭해 독자가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야 할 성경임을 밝혔다.

그럼에도 역대기상에서 갑자기 아담으로부터 시작되는 긴 족보를 제시하고 있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바로 민족의 정체성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역대기는 바벨론 포로 이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그렇지만 이 성경이 기록된 것은 주전 6-5세기의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이후였다. 즉 이 책은 남의 나라의 압제를 받다가 조국으로 돌아와 그 땅에 정착한 사람들을 위해 쓴 책인 것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민족 정체성을 가르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포로에서 돌아온 자신들이 어떤 민족인가를 설명해 줄 필요가 있었다. 족보란 내가 누구인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말하자면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 족보는 하나님과 맺은 언약의 백성이라는 점을 가르쳐 주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이 책 서두에 아담으로부터 다윗에 이르는 족보가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족보의 초반부는 통일 왕국이 성립되기까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역사하신 과정을 압축된 족보기록으로 보여준다. 이 부분의 족보는 통일 왕국 건설에 중심적 역할을 담당한 자들에게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유다 지파와 베냐민 지파가 강조되고 있는데 이는 북이스라엘보다 남왕국 유다에 대한 역대기 저자의 관심도를 보여 준다(대상2:3-55,4:1-23,7:6-12). 또한 레위 지파에 대한 특별한 강조는 성전과 관련된 제사장적 관점에서 본서가 기록되었음을 나타내 준다(대상6:1-81:9:10-34).

주목되는 것은 역대기 상의 족보는 다윗 중심으로 기록되어 있다는 것이다(대상3:1-9). 다윗왕의 계보를 밝히는 문제가 본서의 핵심이자 주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윗왕의 계보를 인류의 선조 아담까지 추적함으로 이스라엘이 언약백성임을 일깨우려 한 것이다. 다윗왕조는 역대기에서 하나님의 나라와 동등하게 취급되었다. 그래서 다윗은 솔로몬의 즉위를 가리켜 “여호와의 나라 위에 앉는 것”(대상28:5,29:23)이라고 했다. 족보에 대한 부분의 기술이 마쳐지면(대상1-9장) 사울왕의 죽음과 다윗의 즉위(대상10:1-12-40)부터 시작하여 죽음(대상29:26-30)까지 다윗의 생애와 행적에 대한 기록으로 채워지고 있다. 곧 다윗과 성전중심의 기록으로 이어진다. 이스라엘 민족의 정체성은 선민으로서의 정체성이다. 이는 그들의 조상인 아브라함과 다윗에게 약속된 메시아를 소망하며 그에 합당한 삶을 사는 것이다. 마태는 복음을 기록하면서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그리스도의 계보라’(마1:1) 라고 시작하고 있다. 마1:17에는“ 그런즉 모든 대 수가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 열네 대요 다윗부터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갈 때까지 열네 대요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간 후부터 그리스도까지 열네 대더라”고 했다. 예수님의 족보를 14대씩 3쌍으로 기록한 것은 예수님께서 다윗의 후손으로서 ‘다윗의 위’를 계승한 왕임을 증거 하려는 의도가 있다. 히브리어 자음들은 각각 수가(數價)를 지녀 숫자로도 사용된다. 다윗(דו)이란 이름의 히브리어는 다렛, 와우, 다렛이라는 3자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다렛(ד)은 4이고, 와우(ו)는 6이고, 다시 다렛(ד)은 4라는 수로 합하면 다윗이 된다. 결국 예수그리스도가 다윗의 후손으로 오실 것이 예언된 대로(삼하7:12,13). 오심으로 언약이 성취되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따라서 역대기의 족보는 정체성을 알려주는 것과 동시에 다윗의 후손으로 메시아가 오심을 알려줌으로 하나님의 언약이 반드시 역사 중에 성취됨을 밝혀주고 있는 것이다.

 

신재철(초원교회 담임목사, 부산외대 겸임교수, 한국교회 송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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