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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 하는 들꽃 여행.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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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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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추

부추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부추는 식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채소 중 하나다. 필자는 부추를 넣은 오이소박이를 무척 좋아해서 그것 하나만 밥상에 놓이면 그날은 다른 반찬은 없어도 된다. 부추는 부추김치, 부추 무침, 부추전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음식에 부재료로 사용할 수 있는 채소다. 뿐만 아니라 부추가 지닌 몸에 좋은 약성 때문에 약용식물로 이용되는 귀한 채소로 마늘과 비슷한 강장효과가 있으며 자율신경을 자극하여 에너지 대사를 활발히 해준다고 한다. 또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성분이 있어 노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 발생을 억제하고, 간에 대한 독소 분해와 호르몬 생성 등 다양한 효능 때문에 건강식품으로 첫손가락에 꼽는 채소다. 부추를 부부의 정을 오래도록 유지시켜 준다는 뜻으로 정구지(精久持))라고도 부르는 것은 부추가 남자의 정력을 돋구어주는 식품으로 여겨졌기 때문인 것 같다. ‘봄 부추는 인삼 녹용과도 안 바꾼다’, ‘봄 부추 한 단이 피 한 방울 보다 낫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부추는 과거 우리 조상들에게 귀한 채소였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좋은 부추가 산에도 있다, 밭에 심어 가꾸는 부추가 아니라 산에서 절로 나서 자라기에 산부추라고 한다. 부추나 산부추, 파, 마늘이 다 백합과의 파속에 속하는 서로 사촌간인 식물로 매운 맛이 비슷하다. 부추와 산부추는 그 생김이 거의 비슷하나, 꽃의 색에서 크게 달라 부추는 흰색의 꽃이 피는데, 산부추는 홍자색의 꽃이 피어 더 아름답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들꽃을 보기 힘들어가는 즈음에 산에 오르다가 산부추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산행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산부추는 산과 들의 풀밭 축축한 곳에서 자라는데, 때로는 높은 산의 바위틈에서도 볼 수 있는 이 녀석은 특별히 한라부추라고 부르는 녀석이다. 꽃의 색이나 모양이 같아 전문가가 아니면 구분이 어렵다. 그래서 필자는 그냥 통틀어 산부추라고 부른다. 산부추의 꽃말이 ‘신선’인 것은 신선이 먹는 풀이란 의미에서였을까?

예전엔 봄에 어린 순과 뿌리를 캐어 나물로 먹기도 하고 고추장에 찍어 먹기도 했는데, 요즘은 들꽃으로 더욱 사랑을 받는 것 같다. 그래서인가 들꽃 애호가들의 화분에서 가꾸어지기도 하며 수목원이나 식물원에 가면 으레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들꽃이 되었다. 초가을에서 늦가을에 걸쳐 꽃이 피기 때문에 가을 정원을 꾸미기에 적합한 들꽃이다. 필자의 집에도 한 포기가 자라 꽃을 피웠는데 이번 가을에 씨를 받아 식구를 늘려주어야겠다.

사람들은 밭에서 가꾸는 것보다는 자연에서 절로 나는 것을 더 귀하게 여긴다. 인삼 보다는 산삼이 더 귀한 대접을 받듯이. 산에서 절로 나서 신선이 먹는 풀이니 부추보다 산부추가 더 약효가 좋지 않을까? 필자의 생각이다.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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