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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근(노랑무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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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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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하는 들꽃 여행 (161)

 

무궁화가 우리 대한민국의 나라꽃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으리라. 한여름 폭염 속에 근 백일 간 매일 수십, 수백 송이 새로운 꽃을 피워내는 무궁화야말로 수많은 시련과 역경을 꿋꿋이 이겨낸 우리 민족정신의 상징이 아닐까? 나라꽃 무궁화의 의미를 기리기 위해 해마다 광복절을 전후로 전국에서 무궁화 축제가 열린다. 무궁화는 고조선이나 신라 때부터 기록에 나오지만 무궁화가 나라꽃으로 법으로 정해진 것이 없어 법제정을 하자는 소리도 들린다. 법으로 정해진 것이 없어도 무궁화는 대한민국의 나라꽃이다. 그런데 ‘무궁화 삼천리’란 애국가 가사와는 달리 한반도의 추운 북쪽에서는 자라지 못한다는 사실에 마음에 걸린다. 그래서 통일이 안 되는 것은 아닐까?

무궁화는 국내에서는 자생지가 발견된 적이 없는 중국과 인도가 원산인 것을 오랜 전에 들여와 재배하게 된 식물이다. 오늘은 같은 무국화속의 식물이면서 우리나라에 자생지를 가진 황근을 만나보자. 황근을 오늘 처음 대하는 이들이 많으리라 생각되는데 이유는 분포지가 워낙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의 토끼섬으로 가는 길목, 그 이외에 제주도 몇 곳의 바닷가의 현무암을 터전삼아 자란다. 이 외에 보길도, 대통령들의 남쪽 별장이라고 알려진 진해 근처 한 섬 바닷가 등이 자생지로 알려져 있다.

더욱이 제주도 한 바닷가에서는 예전에 있었는데 없어졌다 하여 복원 사업까지 할 정도이니 누구나 볼 수 있는 그런 나무는 아니다. 예전엔 나무껍질에서 섬유를 채취하여 밧줄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하는데 현재 개체수가 줄어들어 환경부에서 희귀식물로 지정하여 보호하는 식물이다

한 여름에 제주의 자생지를 찾으면 까만 제주 현무암을 터전삼아 피어있는 노란 꽃이 시선을 끈다. 식물 족보상 무궁화속에 속하기도 하지만 노란색의 꽃이 무궁화를 닮았다 하여 ‘노랑무궁화’라고도 불리며, 이를 한자로 황근(黃槿)이라 한다, 더 위의 나무 족보가 아욱과이므로 바닷가에 나는 아욱이라는 뜻으로 ‘갯아욱’으로도 불린다. 뜨거운 한 여름에 피는 노란색의 꽃도 아름답지만 가을이면 노랗고 붉게 물드는 단풍도 아름다워 분재 애호가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는 나무다.

이 정도면 희귀식물이라고 하여 사라질 것을 염려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증식하여 남녘의 정원에 심어 가꾸면 좋을 것을 우리는 그간 이런 귀한 나무에 대해 소홀히 한 것이 틀림없다. 다행인 것은 요즘 원예종묘상에서 많은 묘목을 증식하여 판매하고 있다. 다만 겨울에는 밖에서 월동이 어렵다는 결점이 있기는 하지만 필자의 집에서도 분에 가꾸는 데 겨울엔 겨우 얼지 않을 정도의 실내에 두면 겨울을 잘 지낼 수 있다. 우리 땅에 자생지가 확실하며 같은 무궁화속의 노란 꽃을 피우는 황근이야말로 나라꽃 무궁화만큼 사랑해주어야 할 것 같다.

 

신 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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