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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 하는 들꽃 여행. 157 , 타래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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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천석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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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 하는 들꽃 여행. 157

타래난초

한여름의 뜨거운 햇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한여름에 햇빛이 좋아 벼가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라는 농부일지라도 자신은 햇빛을 피하여 그늘에 숨으려 한다. 식물들 중에도 햇빛이 싫어 숲속 나무 그늘에서 숨어서 꽃피우는 들꽃이 있는가 하면 햇빛을 무척이나 좋아하여 그늘이라곤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는 잔디 속에 섞여 자라며 꽃을 피우는 들꽃도 있다. 봄에 피는 할미꽃이나 한여름에 앙증맞은 꽃을 피우는 타래난초가 그렇다. 이 아이들은 햇빛을 듬뿍 받기 위해 나무는 물론 키가 큰 풀밭도 피하여 제 키보다 작은 잔디 속에 섞여 자라며 꽃을 피운다. 그러기에 할미꽃이나 타래난초를 보려면 묘지를 찾아보아야 한다.

필자가 처음 타래난초를 찾아 나섰던 곳은 필자가 목회하던 교회에서 승용차로 십여분 거리에 있는 인천의 시립공원묘지였다. 아래쪽에서 위로 묘지들을 살펴 올라가는데 어느 묘지에 이르니 그 주변에 타래난초 여럿이 발그레 웃으며 나를 맞아주었다. 첫 만남이라 가슴이 설렌다. 키가 낮은 것은 10cm에서 크다고 해야 30cm 미만이니 사진에 담으려면 잔디 위에 엎드려야 했다. 그 때가 교회에서 여름성경학교 중이었으니까 7월 말 주간이었으리라 기억된다. 땅에 엎드리니 더운 열기가 후끈거린다. 금방 온 몸이 땀에 젖는다. 그런데도 마음은 시원하니 웬일인가? 타래난초의 예쁜 모습에 반했기 때문이다. 독자들도 한 번 들꽃에 취해 보기 바란다. 들꽃을 까까이 하고 알게 되면 그럴수록 거기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독자들도 그렇게 되어 필자처럼 하나님의 창조의 아름다운 세계에 취했으면 좋겠다. 하나님이 지으셔서 선물하신 그 들꽃에 빠져들면 내가 즐거워하는 것보다 하나님께서 더욱 기뻐하시리라 생각된다.

타래난초는 한여름에 연한 붉은색(드물게 흰색도 있음) 꽃이 나선 모양으로 꼬인 줄기에 한쪽 옆으로 달려 아래에서부터 피어올라간다. 줄기가 나선 모양으로 꼬인 모습에서 실타래를 닮았다 하여 타래난초란 이름이 붙게 되었다. 꽃 색이 붉은 것은 한여름의 불볕더위 때문일까? 꽃 전체가 붉은 색이지만 잎술꽃잎의 끝은 맑은 얼음이 맺힌 듯 다른 꽃들에서는 볼 수 없는 매력이 있다.

페이스 북에서 만나는 이들에게서 때가 이른 것 같은데 벌써부터 타래난초 소식을 전하기에 필자도 작년에 보아두었던 짚 건너편 묘지를 찾았다. 여남은 포기가 싱싱하니 꽃을 피우고 있었다, 이것을 본 필자의 얼굴이 어땠을까?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집에 와서 기록을 찾아보니 작년보다 10여일이나 앞섰다. 아마도 너무 비가 적기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지구온난화의 징조는 아닐지? 타래난초의 꽃말이 ‘추억’, ‘소녀’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타래난초를 보면 추억 속의 소녀를 만난 듯싶기도 하다.

 

신 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추신 : 지난 (155) <천마>는 사진 원본대로 길이로 싣지 않고 아래 위를 잘라내어 옆으로 넓게 실어 이미지를 약화시켰더군요. 오늘 사진도 아래 위를 잘라내어 옆으로 넓게 실으면 사진의 맛을 잃게 됩니다. 글이 두 단으로 되어 있으니 첫단 쪽으로 길이로 싣고 그 옆으로 글을 채우는 편집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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