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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데미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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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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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사와 함께 하는 들꽃 여행. 142



필자가 모데미풀 꽃을 처음 만난 것은 꽤 오랜 전의 일이다. 4월 중순 쯤에 봄의 대표적인 들꽃인 얼레지를 만나러 인제의 귀둔리 쪽에서 점봉산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에서였다. 계곡에 마른 풀들 사이에 처음 보는 흰색의 꽃 한 송이가 눈에 들어왔다. 어른 엄지손톱 크기만 한 작은 꽃이었지만 순백의 꽃이 선명한 녹색의 잎을 깔고 있어 눈에 쉽게 들어왔던 것이다. 다섯 장의 꽃잎 중 한 장은 부지런한 벌레가 먹었는지 일부분이 잘려나가 있었다. 남은 넉 장의 꽃만으로도 매력이었다. 식물도감을 통해 우리나라 특산 식물인 모데미풀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던 터라 무척 반가웠다.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그 한 포기 외에는 더 없었다.

아쉬움을 안고 돌아와 해마다 봄이면 모데미풀을 만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봄을 지나쳐버리곤 하였다. 높은 산에 가야 만날 수 있는 들꽃이었기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만나지기를 바랬던 것이다. 그러다가 작년 4월 필자가 회원으로 가입한 모임에서 인제로 들꽃 탐사를 가는 기회가 있었다. 1박2일 일정이었는데 탐사 일정에 모데미풀이 들어 있었다. 혼자서는 엄두도 못 내었었는데 잘 되었다 싶어 동행하게 되었다. 인제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그곳에서 산림보호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회원의 안내로 대암산의 한 골짜기를 찾게 되었다. 임도를 따라 차로 꽤 높은 곳까지 올라 거기에서 내려 계곡으로 걸어 내려갔다. 초입부터 노루귀, 바람꽃, 얼레지 등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물이 자작자작 흐르는 계곡 옆으로 마치 별이 내려앉은 듯 흰 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모데미풀이었다. 드디어 소원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이 아이들을 만난 것 하나만으로도 이번 들꽃 탐사는 만족이었다.

모데미풀은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 식물이다. 식물의 족보를 이야기하면 미나리아재비과 모데미풀속의 모데미풀인데, 모데미풀속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속으로 모데미풀 1종으로 이루어져 있는 희귀한 식물이다. 요즘 들꽃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곳곳에서 그 서식지가 발견되고 있는데 대부분 높고 큰 산들이다. 영동고속도로 둔내IC 인근의 청태산휴양림 계곡에도 모데미풀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고 어느 지인이 일러준다. 접근성이 비교적 쉬어 보여 올 봄에 다시 모데미풀을 만나러 가리라 벼르고 있다.

1935년 지리산 운봉 쪽 모데미란 곳에서 일본 학자에 의해 처음 발견되어 이름이 모데미풀이 되었고, 운봉에서 발견된 매화를 닮은 꽃이라 해서 운봉매화꽃이라고도 불린다. 서식지가 제한되어 있고 우리나라 특산종일 뿐 아니라 그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어 산림청에서 ‘희귀 및 멸종 위기 실물’로 보호하고 있는 들꽃이다. 꽃말이 ‘아쉬움’ 또는 ‘슬픈 추억’인 것은 순백의 고고한 자태가 봄의 한 철에만 피었다가 사라지기 때문일까?



신종철 / 들꽃사진작가, 감리교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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