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분류
들꽃여행|제비동자꽃
작성자 정보
- 신종철 목사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620 조회
본문
![](/news/./photo/201009/3471_2797_052.jpg)
그날은 8월 15일, 광복절이었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아내와 함께 서둘러 차를 몰아 대관령으로 향했다. 대관령 휴게소 양편의 숲에 들꽃들의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는 정보를 들은 터였다. 특별히 만나고 싶었던 제비동자꽃이 있는 곳이 서울에서 강릉쪽으로 왼쪽 휴게소 뒤편이라는 세밀한 정보까지 알고 있는 터였다. 도착한 시각이 아침 8시 30분, 휴일이라 길이 막히지 않아 여느 때보다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 휴게소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카메라를 들고 들꽃을 만나러 휴게소 뒤편 언덕으로 오른다. 저만치에 누군가가 벌써 들꽃을 사진에 담고 있었다. 그분이 먼저 나를 알아보고 ‘목사님 오셨네’ 한다. 같은 한국꽃사진회 회원인 서울 어느 교회의 장로님이었다. 반가웠다. 그는 나 보다 꽃사진을 먼저 시작한 분이다. 그렇다면 오늘 내가 만나고 싶어하는 제비동자꽃을 쉽게 만나게 해 줄 것이 아닌가? 정말 그분의 안내로 쉽게 제비동자꽃을 만날 수 있었다. 양떼 목장으로 올라가는 초입에서 작은 도랑을 건너 풀숲으로 들어가보란다. 과연 거기에 제비동자꽃이 무리지어 있었다. 5, 60 평생에 처음 보는 꽃이다. 이런 꽃도 있단 말인가? 하나님은 별별 꽃을 다 만들어놓으셨다. 우리 땅에 하나님이 만들어 피어나게 하시는 꽃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너무 모르고 산다면 하나님께 미안한 것이 아닐까? 나는 남보다는 조금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이 복이라고 생각한다. 제비동자꽃은 키 50cm 정도의 가늘고 여린 줄기 끝에 마치도 제비의 꼬리 모양의 주홍색 꽃이 핀다. 그래서 제비동자꽃이다.
이듬해 여름 동해안을 다녀오는 길에 제비동자꽃이 무리지어 피어 있던 곳을 다시 찾았다. 재회의 기쁨을 기대하며 이미 내 얼굴엔 웃음 가득했다. 그러나 예의 숲에 가까이 갔을 때 한 순간에 기대는 무너져 내렸다. 웃음 가득한 얼굴도 굳어져버렸다. 창고 하나를 짓기 위해 파헤쳐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호 슬프도다! 무분별한 삽질이여!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