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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건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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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건강해야…

올해 이제 갓 만18세가 된 덩치 큰 여자 아이. 청소년 시기에 입원치료 중에 어느덧 성년이 되었다. 몇 개월이 지났는데도 정신과 격리병동에서 퇴원할 수가 없고 지금까지 입원치료 중이다. 앞으로도 몇 개월을 더 입원해야 할 지 기약이 없다. 문제는 퇴원해도 마땅히 보살펴줄 사람이 없다.

본드와 니스를 상습적으로 흡입하여 법적 구속 건이며, 잦은 학교 결석, 가출, 성매매, 퇴행된 행동, 충동적 행동, 통제하지 못하는 감정 기복을 보이고 있어 입원치료 중이다. 입원 중에 재활치료를 위해 약물치료 및 미술치료를 병행하면서 네일아트 학원을 다니게 했다. 문제는 입원 중에도 학원을 가서 이전에 엄마로부터 받은 2만원의 간식비를 가지고 문방구에서 본드를 구입하여 본드흡입을 하다가 경찰에 현장범으로 잡혀 왔다. 입원치료 중이며 입원치료 하기로 하고 선처를 받아 입원치료 중이다.

성장과정을 보면 유치원도 다니지 않을 나이에 부모의 이혼으로 가정이 해체되었다. 애정결핍으로 성장발육하면서 부모의 이혼과 엄마의 직업을 창피함으로 받아들이고 심한 자존감 저하와 퇴행으로 정상적인 발달을 하지 못했다. 잦은 학교 결석, 가출과 상습적인 본드 흡입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하였다.

여기서 이 아이에게서 보여진 ‘잦은 결석, 가출과 상습적인 약물 복용’이 과연 정신질환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문제아, 비행 청소년이 아닌지, 아니면 법적으로 마약은 아니지만 약물중독자 또는 범법자가 아닐까?

과거에는 인간의 육체적 질병에 대하여 관심이 많았고, 그에 대한 내과적, 외과적 질환에 대한 논의를 많이 해왔다. 21세기를 맞는 현대에 이르러 정신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된다. 최근 성폭력, 성매매, 학교폭력, 자살 등의 정신건강이 개인으로 국한되지 않고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정신건강이 중요한 이슈화가 되고 있다. 정신건강을 강조하면서 정신과 육체를 이원화시키지 않고 하나의 통합된 문제로 설명하고 있다. 육체가 건강하지 않으면 정신이 건강하지 못하고, 정신이 건강하지 않으면 육체가 건강할 수 없다.

그럼 정신이 건강하다는 기준이 무엇인가?

우선 ‘건강하다’라는 것은 어떤 상태인가? 흔히 우리 주변에 자신은 건강한데 라고 자만하는 사람을 보며 건강은 자만하는 게 아니야 라고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이렇게 정의한다. 건강하다라 함은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안녕상태(physical, mental and social well-being state)를 의미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신체적 질병이나 정신적 질병이 없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질병(disease)이 아닌 안녕 상태(well-being state)라는 보다 폭넓은 의미를 정의하였다. 또한 사회적 안녕상태를 범죄를 비롯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적 건강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정신이 건강하려면 당연히 정신병리가 없어야 된다. (psychopathology)

즉 정신질환이 없어야 된다는 말이다. 정신질환에는 신경증(neurosis)과 정신증(psychosis)이 크게 구별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신경성’도 신경증 질환에 속한다. 요즘 언론에 비춰진 연쇄 성범죄 및 살인자를 사이코패스(psychopath)라고 말한다. 여기서 사이코패스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일종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질병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질병 상태를 정의하기 위한 증상군을 포함한 정신병리를 의미한다.

두번째는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Distress(subjective or objective)

현대인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가 없다. 원인적으로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을 헤쳐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기도 하다. 그 많은 스트레스를 해쳐 나갈 수 있는 자아의 역량과 자아의 힘이 필요하다. 강한 자아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가정이든 직장이든 잘 적응하며 살아갈 수게 해 준다.

세번째는 자신이 주어진 역할 수행을 할 수 있어야 한다. Dysfunction or disability

학생으로써 학교 생활에, 가정 주부로서 가정 생활에, 직장인으로써 직장생활에 주어진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여 문제가 없어야 한다. 주변에 직장을 1년 이상 다니지 못하고 특히 몇 개월 다니다가 그만 두고 직장을 자주 옮겨 다니는 경우에는 자신은 직장을 그만 둔 이유가 분명하다고 하지만 자아의 역량이 부족하여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간주된다. 정신의학적 측면에서 정신건강에 이상이 있으므로 반드시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다.

네번째는 더불어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Harm(self or others)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했듯이 혼자 살 수가 없다. 늘 이웃과 더불어 함께 어울리면서 살아가야 한다. 요즘 개성이 강조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주 안에서 인정될 뿐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면 정신이 건강하다고 말 할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의 건강의 정의에서도 그랬듯이 사회적으로 주변인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면 건강하지 못함을 의미한다.

위의 4가지 조건이 충족이 되어야 정신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인정된다. 이는 타고난 기질(temperament)과 성정과정에서 정상적인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성숙과 성장하여야 한다. 특히 필자는 네번째 이웃과 웃으며 감사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정신이 건강하게 사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황원준

(황원준신경정신과의원, 한국정신건강연구소, , 032-883-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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