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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영화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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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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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 다양한 삶의 축소판 원스어폰어 타임 인 아메리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once upon a time in america). 이 영화는 단순한 갱스터 영화로 지금은 엔리오 모네꼬네의 영화음악만이 귀에 익숙하다. 특이한 점은 실화를 근거로 한 영화로, 한국에서는 4시간짜리 필름이 2시간으로 축약되어 상영된 것이다. 처음 이 영화를 보게 된 시점은 얼굴에 여드름이 듬성듬성 났었던 청소년 시절이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이 영화가 중독처럼 내 인생의 한 켠을 자리하게 됐는지 모른다. 처음 보았을 때는 영화의 야한 장면이 가슴 설레는 청소년 시절의 나를 붙잡았는지 모른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보면 볼수록 그 영화는 달리 보였다. 인간애, 배신, 음모, 추억, 허무 등등 시기에 따라 나의 숨어진 정서를 자극하곤 했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미국에 이민 온 이태리계 어린 소년들이 어릴 때부터 범죄에 물들어 가다가 성인이 되어서 한 친구의 배신으로 다들 죽게 되고 억울한 옥살이를 통해 철저한 변신을 이뤄 정치가가 되어 성공하게 된다. 그렇지만 세월이 지난 후, 그 배신한 친구는 자신의 음모에 희생한 친구에게 모든 것을 남기고 자살을 하는 내용이었다. 일련의 일들을 회상하며 마약소굴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며 웃음과 슬픔이 교차된 모습을 드러내던 로버트 드니로의 연기는 많은 이들의 페이소스를 자아내었다.
이 영화를 10여 년 전 추석 당시 함께 기독교청년학생운동을 하던 제자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들은 영화를 보고 나서 그저 그런 영화, ‘킬링타임’용으로 이해했다. 혹은 ‘전도사가 왜 이런 영화를 보여주는 거지?’ 하는 투의 반응을 보인 학생들도 있었다.
그 가운데 지금은 영화음악 교수로 활동하는 박안나 만이 “전도사님 참 인간이 보이는 영화네요” 라며 평을 해주었던 기억이 있다. 나는 미소로 답했다. 그 박안나 학생이 대학을 졸업 하고 미국에 유학을 가서 보낸 편지는 다음과 같았다.
‘이 곳에서는 원스 어폰어 타임 인 어 아메리카와 같은 영화를 보고 삶을 나눌만한 사람도 그런 신앙인도 없습니다. 이민교회도 너무 뻔한 답을 요하는 질문만 하는 곳, 인간사회의 축소판 같은 곳, 귀국 후 진로 때문에 걱정하는 학생들이 슬퍼 보이는 곳입니다. 그래서 보스톤 바닷가에서 갈매기와 벗하며 놀곤 합니다…….’
영화는 인생을 체험하는 강력한 도구인 게 틀림없다. 영화가 보여주는 다양한 인간상과 인간행로는 인간의 길이 간단한 도식으로 설명될 수 없음을 시사한다.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쉽게 인간을 도식하는데 길들여졌던가. 얼마나 많이 근엄한 표정으로 인생을 설명하려 했던가.
로버트 드니로가 오랜 시간 도피생활 후 백발이 되어 나타나, 자기의 여자까지 빼앗은 친구의 배신, 후회와 죽음을 목도하고 젊은 날 들렀던 마약소굴에 다시 들어가서 마리화나를 깊게 들이 마시며 슬픈 미소를 짓는 장면을 보면서 나는 삶을 해석할 분은 하나님이며 우리는 단지 사랑을 베풀 존재임을 다시금 고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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