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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상담 연구회’ 창립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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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박미란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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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19일에 한국여성심리학회 산하 여성주의상담연구회가 창립하였다. 김민예숙여성주의상담연구실의 구성원인 필자는 다른 연구원들과 함께 참석하였는데, 여성운동의 한 역사의 길에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뿌듯하고 기뻐오는 것을 느꼈다. 홍미영 부평구청장도 선배님으로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었다. 이경숙 학회장의 인사와 김은실 교수의 축사가 있었고 이후 김민예숙 여성주의상담연구회 회장이 ‘한국 여성주의상담의 역사’ 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하였다. 이후 인천대 교육학과 이지연 교수는 ‘여성주의 상담연구회의 역할과 전망’의 내용으로 토론해 주었다. 김민예숙 연구회장의 원고를 중심으로 여성주의상담연구회의 창립을 의미해본다.

여성주의상담은 1970년에, 미국에서 제2차 여성운동의 의식향상집단에 참여했던 여성상담전문가들이 내담자의 심리내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요인도 고려하는 상담이론이 필요함을 절감하여 만들어졌다. 여성주의상담이 한국에 소개된 것은 1983년으로 한국여성의전화가 여성폭력피해경험자를 지원하기 위한 상담이론으로 채택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이후 여성운동단체(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상담센터,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유쾌한섹슈얼리티인권센터)가 전국적으로 조직화되고 여성주의상담과 교육을 실천해 오고 있으며, 1996년에는 한국여성심리학회가 또 2002년에는 김민예숙여성주의상담연구실이 또 2010년에는 한국여성의전화 부설 여성주의상담실천연구소도 창립되었다. 1994년부터 여성폭력관련법이 제정되고(1994년:성폭력특별법, 1997년:가정폭력방지법, 2001년:남녀고용평등법, 2004년:성매매방지법) 그에 관련하여 상담소들이 설치되고 활동하고 있는 시점이다. 이렇게 한국의 여성주의상담은 여성운동의 맥락에서 시작되었다. 여성내담자들을 여성인권단체에서 만나오면서 상담활동가들이 주로 그 영역을 담당했는데 상담은 전문적인 수퍼비전을 필요로 하기에 여성주의상담자가 아닌 상담전문가에게 의뢰할 경우, 접근의 불일치가 일어나기도 했다.
시대, 시간이 흘러가면서 여성내담자들도 다양해졌다. 초기 한국여성의전화가 만난 여성은 매 맞은 아내였고 이후로 성폭력경험자, 탈성매매여성, 고용차별경험자, 미혼모, 장애여성, 레즈비언, 탈북자, 이주여성, 가부장적 결혼구조를 변화시키려는 주부 등이 수요자로 등장했다. 이들을 도우려는 여성주의활동가, 상담가들은 늘어나고 있는데 비해 여성주의상담의 교육공급은 확대되고 있지 못하고 연구도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여성의 다양한 경험과 여성심리를 토대로 하면서 여성주의 렌즈로 여성과 여성의 삶을 보는 여성주의상담 이론의 발전이 중요하다 하겠다. 여성주의상담은 상담의 지식과 더불어 여성주의 태도와 가치관을 반드시 갖추어야만 하는 상담이다. 전문성과 여성주의 태도가 거리가 생겨 여성주의상담의 뿌리인 여성운동의 정신을 잃지 않아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여성주의 태도와 상담의 지식과 기술의 전문성을 치밀하게 결합시키는 입체적인 발전이 필요하다.

본회(인천여성의전화)에서도 여성주의상담을 실천해 오고 있다. 가끔 타 상담소 등에서 100시간 교육 등을 할 때 부분적으로 여성주의상담교육을 실시하고는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여성주의상담에 대해서 제대로 역사와 가치를 알지 못하고, 또 상담소가 여성운동의 맥락에서 생겨났는지를 망각하고, 심지어 여성주의상담에 대한 오해까지 있어서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상담소들을 종종 보게 된다. 내담자들이 상처를 입고 본회에 찾아와 호소한 적은 많이 있다. 여성주의상담연구회를 통해 다양한 연구가 실시되겠지만, 현장에 있는 필자는 여성주의상담을 제대로 알리고 여성폭력상담소에서 여성주의상담을 제대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고민하게 된다. 필자 또한 심리학을 하고 상담을 공부했지만, 여성주의상담을 통해 다양성에 대한 수용과, 소수자를 알게 되고 느끼고 인식하게 되었으며, 폭넓은 사회의식이 생겨났고 나 자신을 더욱 사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움직이게 되었다. 지금 Orbach(1983)가 한 말이 떠오른다. “여성주의상담이란 가부장제가 두려워하고 경멸하도록 우리에게 가르쳤던 내면의 어린 소녀를 사랑하도록 배우는 것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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