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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교회교육 분류

신앙 교육에 앞서 진실 교육부터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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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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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목회자이지만 교회 사역보다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일을 한다. 따라서 밖에서 교회를 바라보는 일이 많다. 그러면서 교회에서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문제의식을 교회 밖 학교 현장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어떤 문제든지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면 한 개인 보다는 시스템의 문제로 봐야 하는 게 현대 조직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그런 점에서 기독교내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가슴 아픈 일들을 한 개인의 책임으로만 전가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아무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교회 공동체는 사람들이 정치 집단을 비난하는 것처럼 매도당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또 다르다. 사람들은 정치 집단은 까놓고 매도하고 비난하지만 종교 집단은 까놓고 매도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조용히 발길을 끊을 뿐이다.
내가 교회를 처음 다니기 시작 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였다. 은혜를 받고 20여년을 신앙 생활하면서 목회자가 됐다. 하지만 죄도 지을 때가 있고 실수하기도 하면서 살아 왔다. 그 가운데 생각해 보고 싶은 게 ‘신앙적 거짓말’ 부분이다. 처음 병 고침을 받고 그 은혜를 깨닫는 것은 좋은데 어느 순간 은혜 받음을 과장하고 부풀렸던 때가 있었다. 그리고 살아오면서 그런 일이 종종 있었다. 무엇이 나를 ‘신앙적 거짓말’을 하게 만들었는지 생각해봤다.
이 대학 저 대학에서 강의 나가면서 학생들에게도 질문해 보았다. “신앙을 위해 혹은 자신을 위해 사실을 부풀리거나 거짓말을 해 본 적이 있는 사람, 손을 들어보라”고 해보았다. 놀라운 점은 신앙이 좋은 학생이 더 많이 다닐 것 같은 학교에서 오히려 그 비율이 높다는 점이었다. 80% 정도 됐을까. 물론 다른 학교도 50% 이상이었다.
학생들에게 질문하기를 “왜 그런 거짓말과 신앙을 부풀리며 이야기 할 수밖에 없었는지 발표해 보라”고 시켜보았다. 그러자 △ 어른들이 좋아하니까 △ 그렇게 이야기해야 하는 것 같아서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그 의견을 종합해본 결과 ‘은연중에 교회 교육이 그러한 거짓을 종용한 것은 아니었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하나님이 느껴지지 않아도 느껴야 한다고 말을 강요하고 행복하지 않아도 행복한 척 유도하고 사랑하지 않아도 사랑한다고 말해야 하는 구조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식의 교육 패러다임이 후대에도 통하고 먹힐까.
이렇기 때문에 신앙이 좋다는 이들이 자신도 모른 체 거짓을 일삼고 그 거짓이 진실인 양 자기 확신으로 굳어진다. 그런 거짓을 하면서까지 지켜야 할 것이 없는 사람은 오히려 자유롭다. 돌아가지 못할 정도로 높은 지위와 물질을 획득할수록 거짓의 굴레는 쉽게 어두움을 드리운다.
이런 점에서 오히려 신앙 교육 이전에 진실 교육부터 시켜야 한다고 본다. 하나님이 안 믿어지면 ‘안 믿어진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나도 처음 교회를 다닐 때 하나님 때문에 교회를 다니지 않았다. 좋은 친구가 있어서, 놀 수 있기 때문에 교회를 다녔다. 그러한 진실한 내면적 욕구가 받아들여질 때 인간은 고차원적 욕구로 향하게 되어 있다. 물론 신앙 교육과 진실 교육이 함께 가면 좋지만 신앙 교육은 비기독교인들에게는 전달이 어려울 수 있지만 진실 교육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다.
일반 사람들도 아직은 교회를 진실한 집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교회가 그러한 인간의 내면의 진실에 대해 존중하고 가르칠 때 신앙적으로도 궁극적 목표를 가르칠 수 있으며 신앙인이 아닌 자들에게도 진실의 장으로 교회가 비춰지며 자신의 마음을 의지할 곳으로 전환되어질 수 있다. 맘에도 없는 말을 강요하지 않는다면 예수 그리스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것 같다던 어느 비기독교인 고등학생의 말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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