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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자기이익의 도구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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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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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도하는 신학대학원 수업시간에 있었던 일이다. 집단치료 시간에 한 학생의 삶의 이야기가 주제로 올려졌다. 교회를 다닌다는 이유로 학생 시절에 따돌림을 당하고 교사에게도 불신을 받으며 괴로워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의 슬픔과 어려움이 드러나고 급기야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불러내 만나게 하였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가 초등학교 시절 목회를 하다가 교통사고로 죽었던 것이다.
나는 인도자로서 누가 원망스럽냐고 물어보고 하나님이라는 대답에 하나님을 등장시켰다. 그러나 그토록 열심히 주의 일을 한 아버지를 그렇게 허망하게 데려간 하나님을 이해하지 못하는 그녀는 끝까지 하나님과 포옹하지 않았다. 나는 치료자요 목회자로서 어떻게든 그 자리에서 화해시키려고 하였다. 이는 목회자로서는 당연하지만 치료자로서는 있을 수 없는 월권이었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 집단치료 시간이 끝나고 그녀의 고백은 우리 모두에게 치유가 뭔가를 생각해보게 하였다. 교회에서 찬양집회 인도도 하고 어려운 목회자 자녀들에게 피아노 렛슨도 무료로 하며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지만, 가슴 저 편에는 하나님을 원망하는 마음이 있었나 보다고, 그리고 그 마음을 이렇게 표현하니깐 시원함을 느낀다고 말이다.
다음 수업시간에도 한 주간의 내면의 변화를 이야기해보라고 했을 때 그 여학생은 집에 가서 조금 혼란스러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적이 되어가는 것을 느끼고 가벼운 마음이 되었노라고 대답하였다. 그러나 2주가 지난 수업시간에 그녀의 얼굴은 창백해져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묻는 나의 말에 다음과 같은 사실을 말하였다. 친구들과 교회 목회자들에게 집단치료 수업시간에 있었던 일(하나님에게 원망을 표현한 일)을 말하자 큰일이 난 것처럼 회개해야 한다 , 기도가 부족해서 그런 마음이 생긴거 라는 등의 말을 들으며 자기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마음의 짐이 되더라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너무 많다. 어머니가 죽었는데 자녀는 평소 어머니 마음을 아프게 해서 그 고통으로 자기를 병들게 한다거나 끊임없이 자기의 죄를 회개하는 신앙강박증적 증세를 보이는 신앙인들이 있다. 그런 신앙인들을 효과적으로 도와주지 못하고 기도가 부족해서 그런다거나 성령 충만 받으면 다 해결된다는 식으로 혹은 자기를 학대하는 부모를 용서하라고 레코딩된 성경구절을 말해주며 다음 말을 막아버릴 때, 학생이나 신앙인들은 내면으로 병들게 된다. 신앙이 병을 주게 되는 것이다.
현대는 하나의 틀로 규정짓기에는 너무도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하나님의 말씀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이단의 무기도 되고 자기 이익의 도구도 된다. 자기를 회피하는 도구도 되고 남을 정죄하는 도구도 된다.
내가 아는 예수님은 그런 분이 아니었다. 인간의 깊은 고통에 함께 아파하고 괴로워하며 함께 그 삶에 동참하셨던 분이다. 우리의 감정과 내면의 신음을 들을 줄 아는 분이었다. 왜 이 세상이 힘들어지는가, 속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소리를 죽이고 타인의 영혼에 침묵으로 참여하는 훈련이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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