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복지

교육이야기 분류

로스쿨 그만두는 게 좋겠어요

작성자 정보

  • 연합기독뉴스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진정으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랑이다.
-휘트니 휴스턴-


합격의 기쁨도 잠시였다. 마치 해병대 유격 생활과도 같은 학업 전쟁이 눈앞에 펼쳐졌다. 낮에는 촌각을 다투는 외교관 생활을 하며 틈틈이 숙제하고 1주일에 2번 있는 야간 수업을 위해 빵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저녁에 꽉 짜인 수업을 강행하는 고된 행군이 시작된 것이다. 미국에서 학업을 하면서 우선 3가지 약점 때문에 무척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중 첫 번째 취약점은 40대라는 나이 때문이었다.
20대가 주류를 이루는 미국 대학생들을 체력적으로 능가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했다. 나는 하룻밤만 잠을 못자도 여기저기 아픈데, 미국 학생들은 며칠 동안을 엎드려서 잠깐만 자고 일어나 계속 공부를 했다.

두 번째로 영어는 당연히 미국 학생들이 자기 나라 말이니 우월할 수 밖에 없었다.
마치 영어는 영원히 정복할 수 없는 높은 산과 같이 느껴졌다.

세 번째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이었다.
모든 시간을 공부하는 데 써도 부족한 상황인데 외교관 직무도 충실하게 해야 했기에 두 개의 짐이 나의 어깨를 짓눌렀다. 매일 죽을지도 모른다는 각오를 하고 직장 생활과 학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고된 나날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급기야 이런 처지를 눈여겨보던 아내는 처음으로 “여보! 그러다 정말 죽으면 우리 아이들과 나는 어떻게 해요.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을 따는 것도 좋지만, 학업을 여기서 중단하면 어떻겠어요? 라며 간곡한 부탁을 하는 지r경에 이르렀다. 새벽 두 시에 귀가하는 힘겨운 나날을 지속했다.
마침내 파이널이 다가왔다. 1주인 동안 보는 최종시험이었다.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 같이 느껴졌다. 머리도 잘 안 돌아가고 영어까지 안 되는데 잠을 푹 자고 남은 시간에 어떻게 따라가겠는가 싶었다. 한 이틀 지나자 체력부족으로 아내 몰래 링거 주사를 맞고 누워서 책을 보며 시험을 준비했다. 이처럼 졸업시험은 나를 거의 죽음일보 직전까지 몰고 갔다.
시험을 치르고도 졸업시험에 통과하지 못할까 크게 걱정했다. 그러나 나는 당당히 졸업시럼 통과자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고 졸업가운과 졸업 모를 받을 수 있었다.
1999년 5우러10일 나는 졸업장을 받았다. 조지타운대학 로스쿨의 졸업식은 장엄하고 화려했다. 젊은 미국 학생들과 같이 가운과 모자를 쓰고 학위증을 받는 모습을 가족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졸업장을 받는 순간, “공부 그만두라”하던 아내가 가장 기뻐함 축하해주었다.
미국에서 3년 동안 외교관으로 있으면서 미국이란 나라를 “경제”라는 시각에서 보게 되었다. 이것은 로스쿨 수업만큼이나 소중한 배움이었다.
내가 시사저널과 매일경제신문에 “미국 경제가 잘 나가는 이유”에 관해 기고한 글이 있는데 이 기고문이 내가 미국 유학 중 배운 미국 경제의 모습을 그대로 밝혀주고 있기게 이를 전재해 본다. 이 글 내용의 주류는 미국은 누구라도 자신의 창의성과 노력으로 꿈을 이룰 수 있는 인프라가 되어 있는 나라라는 것이다.
-다음 호에 -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인기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