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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바꿔내야 할 세상의 기준들-성폭력에 대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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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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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전동차를 자주 타고 다니다보니, 성추행에 대한 ‘주의보’를 경찰이 내놓은 문구가 띈다. 경찰에 따르면, 지하철에서 신체 접촉이나 ’몰카’ 촬영 등 성추행 범죄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반면 소매치기 등 절도사건 발생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최근 서울 지하철에서 발생한 범죄를 분석한 결과 2010년 성추행범이 1천192명 검거돼 2009년 671명에 비해 77.6%나 증가한 반면 절도사건 발생은 382건으로 전년도 447건보다 34.9% 감소했다고 6일 밝히면서 경찰은 여름철을 맞아 성추행 사건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시민들에 주의를 당부했다.
이 부분에서 생각해 볼 일이다. 시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한다... 라는 것.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것은 아니고, 주의에 대한 경각이 없는 것보다 낫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자. 왜 자연재해처럼 주의하라고 하는가? 남성이 성추행을 행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같이 나타냈고, 그것에 여성들이 주의를 해야 하는 것이란 말인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성추행을 해서는 안 된다는 교육과 경보발령을 할 수도 있지 않은가?

또 하나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젊은 20대 대학생이 축제 때 술을 마셨습니다. 좀 취했고, 그대로 집에 들어가면 호랑이 아버지가 심하게 혼을 내는 상황입니다. 평소에 좋게 생각했던 남자선배가 여관에 가서 술 깨고 가자고 하였고, 여관에서 입맞춤을 요구하는 선배에게 스스로도 동의하여 그렇게 하였습니다. 그러자 바로 성관계에 돌입하는 선배를 떼어내며 거부하였습니다. 이후 강간을 겪었던 아니면 탈출을 하였던 간에 이 여성이 폭력이라고 주장할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하는가요? 비난이 여성에게 더 많았습니다. 그 내용인즉, ‘술을 왜 취하도록 마셨냐’, ‘여관엘 왜 따라 갔느냐’, ‘키스는 왜 했냐’ 라는 등의 비난이고, 이런 행동은 여관가는 것, 키스하는 것은 성교까지 하겠다는 뜻이라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여관에 가면 성교를 할 작정으로 가야한다는 것, 키스하면 성교까지 하는 것이라는 것은 기존의 남성의 욕망을 반영한 논리입니다. 그 공간의 경험이 다 다를 수 있고, 키스에 대한 생각도 다 다를 수 있으나 그것이 곧 성교하는 것에 대한 동의라고 생각하는 것은 남성의 욕망에 따른 ‘정설’처럼 되어지는 것입니다. 물론 여성도 욕망에 의해 함께 했다면 이것은 얘기될 꺼리가 되지 못합니다. 그것은 합의이니까요.
그 정설이 존재하니 그것에 대해 조심해야 할 것은 또 여성이 되는 것입니다. 아님 작정하고 가는 것이지요.
기준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력은 다 같이 해야 되는 것이지요. 남성은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고 합의를 끌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사회이든 한무리의 욕망이 정설과 진리, 중심처럼 존재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기준이라고 하여 따라가야 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이야기입니다. 어떤 것이 더 정의로운가? 더 성숙한 행동인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성찰하며 변화해가는 사회가 유연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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