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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주의 형상으로 지어진 다문화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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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옥원장(동원유치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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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꼬딘 아저꼬딘 운레 쓰리제까 운레쓰리 제까
이날은 이날은 주의 지으신 주의 날일세

며칠간 부르고 다닌 노래가 입에서 계속 흘러나오고 네팔에서 만난 어린이들의 모습이 당분간은 눈앞에 아른거리리라.
한 공동체에서 의료 봉사를 떠나는데 의사가 부족하다는 연락이 왔다. 떠나는 일정이 마침 추석 연휴와 같아 남편이 선뜻 나서기로 했다. 갑자기 팀에 합류한 우리 부부는 두 번의 주말마다 모여 간단한 네팔어를 현지선교사를 통해 배우고 기도로 준비를 했다. 전부터 준비한 다른 팀원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기도를 하고 떠나게 되었다.

참으로 다양한 자들을 모아 바쁜 시간들을 쪼개어 나아가게 하신 하나님께선 이일을 미리 계획해 놓으셨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한데 겁도 없이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무엇을 꺼내 사용 하실 지가 매우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새벽에 기대와 설레는 마음으로 공항으로 나갈 때 참으로 행복했다. 이미 많은 일로 복잡 했던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사실 만으로 난 자유를 느끼기 시작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이 내 귀에 쟁쟁 울리길 시작했다. ‘그래 한번 주님께서 시키시는 대로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오후 1시 50분 네팔의 수도인 카투만두에 도착하니 햇볕이 따갑고 더운 날씨는 한국과 같았다.

현지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의 마중을 받아 버스에 탄 우리 일행은 사역할 장소로 이동하면서 카투만두 시내의 몇 사원을 들러 네팔의 문화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문화를 알지 못하면 우린 쉽게 우리의 아는 지식과 경험이 가장 바람직한 것으로 우기는 실수를 범하거나 발전된 한국의 모습만이 최고인양 우월감을 드러내 위화감을 줄 여지가 다분하니까. 우리 옆에 가까이 사는 다문화 이웃에게 이런 실수를 수없이 하고 있듯 말이다.
종교성이 많은 국민, 힌두교가 이들의 문화이며 삶의 중심에 성지를 찾아가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사는 겸허하고 소박한 민족의 사람들이다. 성지라고 불리는 강가에서는 힌두교식 장례절차로 화장하는 연기가 오르고 사원을 두고 강 건너엔 수도승들이 고행하며 사는 움막집이 즐비하다.

폭우로 인해 산사태가 나서 하나 밖에 없다는 국도는 온갖 차량들로 정체가 되어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사역지로 가는 길은 멀게만 느껴졌다. 저녁 8시가 되어 저녁을 들고 네팔에서 첫 밤을 맞았다.

새벽에 눈이 떠져서 일어나 밖에 나가보니 산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자연 환경은 경이롭기 만하다. 아침 묵상을 하고 함께 하나님의 창조하신 이 땅을 오게 하심에 감사드렸다.
네팔인 교회 앞에 천막을 치고 기다리고 있던 현지인들이 우릴 반갑게 맞아주고 곧바로 의료팀은 교회 안에, 전도 팀과 약국 팀은 교회 밖 천막에 테이블과 의자를 놓고 주민들을 맞았다. 어느 곳을 가도 아픈 이들은 많은데 붉은 사리를 입고 이마에 붉은 색을 그린 여성들, 노인 할아버지들, 전기 감전된 사람, 피부병으로 고생하는 많은 이들이 몰려들었다. 수백 명의 환자가 진료를 받고 약을 받아갔다.

교회 바로 옆 철망사이로 사립학교가 있는데 교장선생님이 학생들을 치료해달라고 했다. 우리를 학교에 초청하는 이변이 벌어진 것이다. 준비한 프로그램을 하려던 우리는 모든 생각을 내려 놓아야했다. 강당이 없어서 운동장에서 전교생을 모아놓고 모든 팀원들이 총동원되어 무언극으로 천지창조부터 구원에 이르는 복음의 메시지를 전하기 시작했다. 우리 하나님은 멋진 연출가로 일하셨다. 우리 모두는 그분의 지시대로 움직였고 팀원 모두가 어우러져 함께 춤추며 그들과 하나가 되었다. 찬양으로 무언극으로 500여명의 네팔 학생들의 환호가 울려 퍼지도록 감동적인 연출을 해주신 하나님은 우릴 맘껏 사용해 주셨다. 교장선생님은 우리 프로그램이 훌륭했다며 다과와 차를 대접해 주셨다. 네팔 언어로 노래하고 그들의 생활을 체험하고 음식을 함께 나누며 그들을 섬기며 친구가 되었던 이번 여행은 다문화사회를 사는 나에게 매우 소중한 공부의 시간이 되었다.

오늘도 아저꼬딘 운레 쓰리 제까 만났던 네팔의 친구들이 기쁘고 복된 삶을 살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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