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좀 모일법한 번화가에 심심치 않게 나붙은 국비지원교육학원의 간판들. 과연 이들 학원에서 말하는 대로 국비로 기술을 배워 취업이나 창업을 할 수 있을까? 한번쯤 생각해보았을 것이다. 실제로 이들 학교에서 내게 맞는 기술을 배우면 구인업체들의 러브 콜이 끊이지 않는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일할 사람이 없는데, 구직난이라고요?
연수구 선학역 인근의 A컴퓨터교육학원. 이곳은 고용노동부의 정부지원 국비교육전문학원으로,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컴퓨터 관련 기술을 배우는 수강생들의 열기가 여름 날씨보다 더 뜨겁다.

그렇다면 이렇게 배운 기술들을 활용해 얼마나 취업할 수 있을까. A학원의 김 원장은 “아이러니하게도 일자리는 있어도 일할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현재 남동공단지역에서는 약 40% 이상의 외국인 인력이 대신 근무하고 있죠. 산업인력구조의 불합리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라도 직업전문교육을 활성화하고 기술자를 배출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그의 말을 대신하듯, 학원 입구 구인 게시판에는 인천지역 각 처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공지가 직종별로 게시되어 눈길을 끈다. 최근에 이곳을 거쳐 취업에 골인한 사례는 남동구청과 계양구청, 시설관리공단, 경인지방노동청, 초중고교 등 관공서로의 진출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다수의 지역기업과 센터, 어린이집 등 비영리단체로 수료생들의 취업이 이어지고 있다.

취업전선에서 소외된 실업자, 주부, 대학생 등이 대상
김 원장은 “국비지원교육은 실업자나 취업을 희망하는 예비 취업자를 위한 정부의 사업입니다. 현실적으로 취업에 성공하려면 개인의 의지만으로 불가능해요. 사회에서 원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알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국비지원교육의 기본 대상은 실업자며, 여기에 주부, 재직자, 야간 및 방통대, 사이버 대학생들도 가능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상대적으로 사회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원 측은 구인처에서 요구하는 기술에 기반하는 상담과 강좌를 열고 있다.
최근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컴퓨터 관련 직종들은 엑셀&파워과정과 컴퓨터활용능력자격증 과정, 솔리드웍스 과정, 웹디자인 과정 등이며, 개인쇼핑몰 창업 과정도 인기다.

또 컴퓨터 직종 외에도 부평과 주안 그리고 서부 및 남동공단 배후 인력들을 위한 자동차 정비와 관리, 건축 목공실무, 항만물류장비운전 등이 개설되고 있다. 또 여성들에게 적합한 미용관련 업종과 한식양식기능사양성과 여성가장을 위한 영유아돌보미, 급식조리사 등도 열고 있다.

비슷비슷한 국비지원학원, 어떻게 고를까
그렇다면 시중에 많고 많은 직업전문학교,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면 좋을까. 상담하기 전에 미리 참고할만한 근거는 따로 있을까. 현재 고용노동부에서는 훈련과정을 인증하고 취업실적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경인종합고용지원센터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에서는 직업전문훈련기관 인증 프로그램 제도를 두어 해마다 선정해 공개하고 있어요. 기관들은 정부 자체 평가에 의해 A에서 E등급으로 분류하죠. 따라서 우수기관 여부를 경인종합고용지원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면 선택에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해마다 기관실적 관리를 해온 바에 따르면 취업률은 약 70%예요. 다만 훈련과정을 마쳤다고 바로 취업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하지만 직업전문학교는 취업실적에 따라 차기 년도 예산배정이 달라지도록 인센티브 제도를 두고 있죠. 결과적으로 취업알선은 적극적이고 양호한 편입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교육비 지원도 기술배우기 시도에 힘이 된다. 개인 부담비용은 약 20%, 이밖에도 재직자훈련반은 수강료의 40～70%까지 지원을 받아 기술을 배울 수 있다. 게다가 실업자인 경우 교통비를 되돌려 받는 제도를 적극 활용해 비용부담을 덜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높아진 취업장려수당 혜택도 이용하면 좋다. 어렵게 취업을 해도 일을 지속적으로 하도록 정부에서 뒷받침하는 제도다. 취업장려수당은 취업 후 첫 달에 30만원, 6개월이 되면 50만원, 1년째에는 100만원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