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 ‘마음의 언어’ 배움의 시간
작성자 정보
- 강성욱 기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1,909 조회
본문
수화교육 통해 청각·언어장애인 사회참여 지원
“안녕하세요~” 강사는 수업 시작을 알리는 인사와 함께 두 손을 살짝 주먹을 쥔 상태에서 내렸다 올렸다. 강사의 손동작은 인사를 의미하는 수화라고 한다. 인사할 때 고개를 숙였다가 올리는 것처럼 주먹을 내렸다 올리면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통 큰일을 마치고, 뭉친 어깨나 팔을 안마하기 위해 한손 주먹으로 다른 쪽 팔뚝을 툭툭 치곤하죠.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수화도 이와 같습니다. 왼손은 살짝 주먹을 쥐시고 그대로 오른쪽 팔뚝을 두 번 정도 툭툭 치세요. 그럼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인사가 됩니다. 자!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이곳은 3월 4일이면 개강하는 인천밀알선교단 53기 수화교실을 위해 수업준비가 한창이다.
밀알선교단이 진행하는 초,중급 수화전문교육강좌는 3개월 과정으로 진행되어 수화교육을 통해 청각·언어장애인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올해 초급과정을 담당하는 이 모 강사는 “수화는 율동이나 손유희가 아니고 하나님께서 농아인들에게 주신 놀라운 언어며 문화이기에 일반인들도 수화를 배워볼 것”을 강조한다.
우리나라 수화통역사 턱없이 부족
김 모 강사는 “청각·언어장애인은 갑자기 문제가 생겨 경찰서나 병원에 가도, 비장애인과의 소통 어려움 때문에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고 전하기 힘들다”며, “긴급한 도움이나 치료를 받는데도 지장이 있어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외국인과 얘기하기 위해 영어를 배우듯이
외국인과 얘기하기 위해 영어를 배우듯이 올해로 5년째 수화교실에 참여하는 장 씨는 “회사에서 9년 동안 일하다 하나님께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살라는 마음을 주셔 수화봉사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그는 법원에서 민원봉사를 하던 중, 소송하러 온 청각장애인을 돕다가 수화를 배워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외국인과 얘기하려면 영어를 배워야 하듯이, 청각·언어장애인과 이야기를 하려면 수화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또 매년 수화교실에 참여하는 교육생 김 씨는 사회복지관련 일을 하고 있다. 김 씨는 청각·언어장애를 가진 민원인과 100% 수화로 이야기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일이 끝나면 한걸음에 수화교실을 방문한다.
김씨는 “민원이 있어 오신 청각장애인분들에게 이곳에서 배운 수화로 이야기를 하면 너무 좋아한다”며 “지금은 더 용기를 내서 수화통역사 필기대비반에 수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원봉사 하면서 언어장벽 실감
지난해에 이어 교육에 참여할 예정인 박 씨는 명예퇴직 이후 남은 인생을 봉사하며 살고 싶다며 수화교실을 찾았다.
“자원봉사 중에 장애우들과 짝을 지어 야외활동을 하게 됐어요. 저의 짝이 된 분은 손으로 대화해야 하는 언어장애인이셨는데요. ‘어~어~’ 하시면서, 저와 짝이 돼 좋다는 표현을 하는 것 같긴 한데, 제가 수화를 못하니 대화가 되질 않더라고요. 제가 말벗이 되어주지 못해 너무 미안했어요. ‘이게 바로 언어 장벽이구나, 수화를 배워야겠다’ 결심했지요.”
박씨는 “평생 공학도로 살아오다, 퇴사 후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어 한국국제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수강하고 있다”며 “내 보람도 찾을 수 있고, 하고 나면 더 기쁜 것이 봉사”라고 말했다.
다음달 3월 4일 열리는 수화교실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 언제 어디서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관련자료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