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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 가능했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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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용상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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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제 의지대로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아주 특별한 은혜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기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박종관 장로(인천은혜감리교회, 67세)에게 있어서 지난 7년간의 말씀과 함께 한 시간은 아주 특별했다. 2014년 38년간 봉직했던 정든 직장의 정년퇴직 1년을 앞두고 기도하는 가운데 성경 필사를 결심했다. 94년부터 성경을 매일 읽으며 말씀을 가까이 했지만, 특별히 남는 게 없는 것 같아 나름대로 찾은 방법이 ‘성경을 쓰면서 읽자’는 결론을 내리고 몇 번을 시도했지만, 시간도 내기 어렵고 여러 가지 여건상 중단하기가 일쑤였다.

하지만 이번에 한 결심은 달랐다. 그야말로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은퇴 후 시간과 여건도 되니까 중단 없이 시도하리라는 약속을 하게 된 것이다. 2013년 새해를 맞으면서 1월부터 박 장로는 노트와 펜을 준비해 성경을 필사하기 시작했다. 보통 그냥 한글로 필사하기도 쉽지 않은 도전인데 박 장로는 영어와 한자와 한글로 필사를 하기 시작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창세기 1장 1절부터 기록하기 시작하는 데 그야말로 시간과 노력도 3배 이상이 필요했다. 퇴근 후 저녁 9시부터 자신의 방에 들어가 12시까지 평균 하루 2시간 이상을 성경을 필사하는 데 매진했다. 어떤 날은 필(feel)을 받아서 펜을 놓지 못하고 말씀에 사로잡혀 5~6시간을 쓴 날도 있다. 급기야 부인 김덕주 권사와 아들과 딸 등 박 장로의 건강을 생각한 가족들의 걱정에 시간을 정해 놓고 12시까지만 쓰기로 약속을 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유행가 가사처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말씀을 붙잡고 필사를 하는 박 장로의 의지는 전혀 꺾일 줄 몰랐지만, 장이 좋지 않아 3주간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는 그야말로 성경 필사의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향한 그의 사랑은 식을 줄을 몰랐다. 성경 필사를 위해 모든 장비(?)를 가지고 입원을 한 후에도 그의 성경 필사 일과는 전혀 변함이 없었다. 담당 의사가 “장이 안 좋아서 입원을 하셨는데, 이렇게 신경을 쓰면서 성경을 쓰는 일은 치료에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만류를 했지만, 박 장로는 하나님과의 약속이기에 모든 걸 그분께 맡기고 필사하는 일을 중단하지 않았다.

이러한 불굴의 노력 끝에 2019년 6월 초, 7년여의 대장정 끝에 20권의 노트, 쪽수로 8천 페이지 분량의 성경이 완성됐다. 손가락에 굳은살이 생기고, 손톱이 변형되는 영광의 상처를 남겼지만, 마음만큼은 하늘을 날아갈 듯이 기뻤다. 가족들 외에는 담임목사님께 조차 박 장로가 성경을 필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결국 필사를 마치고 백덕기 담임목사에게 알리자 백 목사는 창립기념주일 오후에 교인들 앞에서 간증을 하도록 했다.

간증 후 “장로님 대단하십니다”라며 칭찬을 하는 교인들의 반응에 박 장로는 “결코 제 자랑을 늘어놓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저도 그랬었지만, 성경필사를 하다가 중간에 그만 둔 많은 교인들에게 도전의식을 심어주고 싶었고,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하면서 나름대로 받은 은혜를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재 박 장로의 성경 필사본은 교회 1층 카페에 그대로 전시가 되어 있다.

성경을 기록하면서 박 장로가 깨달은 바는 너무나 많다. “성경을 쓰다보니까 시편과 잠언 등 성경의 가운데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주석서를 뒤져보기도 하다 보니 더 깊이 알게 되고 목사님의 설교 말씀이 더 깊이 마음에 와 닿고 내 자신이 영적으로 성숙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고 간증을 한다. 특별히 성경을 필사하면서 박 장로는 그냥 막연하게 필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석서를 보면서 성경의 역사까지 공부를 하고 필서 중간 중간에 자신이 말씀을 통해 얻은 감동과 경험을 기록하기도 하고 성경과 관련한 서적들도 찾아서 읽기도 했다.

이처럼 성경 필사와 더불어 신학 서적과 기독교 역사까지 접하게 되자 성경에 매료되어 앞으로도 계속 기도하면서 공부할 생각이다.

“마음의 경영은 사람에게 있어도 말의 응답은 여호와께로부터 나오느니라”(잠 16:1)는 말씀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살아간다는 박 장로는 교인들에게 “잠언서를 많이 읽고 무엇보다 생명과 같은 말씀으로 우리들에게 먹여 주시는 목사님 말씀에 아멘으로 화답하는 일이 복 받는 길이요, 자신의 믿음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직장에서도 15년간 신우회 예배를 인도한 바 있는 박 장로는 인천은혜교회에 59년째 출석하고 있으며, 현재는 선교부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특별히 지난해에는 네팔에 가정 이름으로 교회를 봉헌하기도 했다. 부인인 김덕주 권사도 교회 총여선교회 회장으로 4년째 봉사하고 있으며 슬하에 1남1녀가 있다.

 

윤용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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