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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에는 사회로 나가는 희망이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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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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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은 제18회를 맞는 세계장애인의 날이었다. 이제 시혜와 동정의 대상이었던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도 많이 바꿨다. 하지만 시설생활로 고립되었던 성장기를 마친 성인장애인들의 홀로서기는 아직도 묘연하다. 그래서 한글을 깨치고 수를 읽혀 사회 훈련을 통해 자립의 길을 준비하는 이들이 있다. 민들레장애인야학 어른 학생들이다.

왜 장애인성인야학인가
“150+25는 얼마일까요? 생각 난 사람 먼저 말해 볼까요. 아직도 답이 안 나오네요. 지난 시간에 배웠는데... .” 세 자리 더하기 두 자리 셈을 배우는 이 교실의 주인공은 민들레장애인야학 중급반 학생들이다.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하이베라스 A동 2층에는 밤마다 장애인 학생 30여 명이 열공 중이다. 학생들의 평균 연령은 30대지만, 20대에서 50대까지 어른들까지 있다. 2007년 문을 연 이곳은 한글을 깨치고 수를 배워 자립을 꿈꾸는 곳이다.
민들레장애인야학 박길연 교장은 “중증장애인들은 대부분 시설에서 생활해왔기 때문에 사회 생활에 필요한 기본 교육은 부재 상태”라며 “장애성인의 경우, 전체 장애인 중 45.2%가 초등 이하의 학력으로 교육권에서 소외되었지만 함께 해야 할 지역사회의 구성원입니다”라고 말했다.
학생들 대부분은 시설 혹은 집에서 10년 이상 생활했다. 사회생활과 본의 아니게 단절되었다. 유일하게 했던 일은 텔레비전을 보는 정도. 정부로부터 보조금이 나와도 그 돈을 셀 수조차 없다. 길을 건널 때 어떤 불에 발을 떼야 할지 자신의 몸을 돌볼 기본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이다.

한글배우고 수 개념 익혀 자격증 도전
민들레장애인야학 학생들의 사회 자립훈련은 야학 시간표를 보면 더 잘 알 수 있다. 학생들은 매일 야학에 나와 국어, 영어, 수학을 시작으로 컴퓨터, 미술, 연극을 배운다. 또 토요일은 특별활동으로 영화보기, 미술관관람 등 활동 위주의 수업을 나눈다.
또한 사회에서 필요한 검정고시 준비도 한다. 그동안 검정고시에 붙은 학생은 무려 18명, 수급자 또는 중증장애인들이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증등과정을 거쳐 고등과정에서 훈련을 거듭해야 가능하다.
민들레장애인야학 부설 자립생활센터 문상민 사무국장은 “검정고시 외에도 중증성인장애인에게 중요한 것은 기본 생활 조건이에요. 시설에서 독립해서 살 곳을 마련하고 혼자 살기 위한 지식과 훈련을 쌓는 것이 이곳 학생들의 주된 일이죠.”라고 말했다.
시설로부터의 독립과 교육권을 일부나마 되찾기까지는 그동안 장애인에 관한 법이 수차례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2008년에 결실을 맺는다. 인천시내 개별차원의 민간 야학 4곳도 민들레장애인야학과 함께 정부의 특별교부금 형태 지원으로 교육을 활성화하는 계기를 맞은 것이다.

자립생활센터 만들어 홀로서기 훈련
민들레장애인야학에서는 올해부터 부설 자립생활센터를 만들었다. 야학에서 배운 지식을 사회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실제로 체험하고 돕기 위해서다. 이곳의 책임을 맡고 있는 김순미(35)소장도 장애인 야학출신이다.
김 소장은 “야학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해도 살 집을 구한다거나, 가계부 쓰기, 요리 등을 잘 할 수 없기 때문에 기초 훈련을 해요. 또 남에 대한 배려와 인권 지키기, 자기결정권과 선택권에 대해 배우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야학에서 시작해 사회통합훈련으로 자립의 희망을 준비하는 민들레장애인야학 학생들에게는 더 풀어야할 숙제들이 남아있다. 지원과 후원에 의지해야하는 취약한 생활기반과 자립을 위한 일자리다.
김 소장은 “현재 장애인 의무고용제도가 있지만 기업 측에선 경증장애인을 선호하고 그나마 안 쓰고 벌금을 내는 경우도 있죠. 장애인 예산 역시 단체와 시설 중심으로 지원하기 때문에 소규모 센터들의 운영은 열악해요. 시와 교육청 그리고 지자체의 관심이 필요해요”라고 밝혔다. (활동보조, 교사지원 및 봉사문의 551-9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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