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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고 볶고 벌써 성역 30년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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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고 볶고 벌써 성역 30년이네요

 

유옥순 권사님, 제가 영은교회에 부임했을 때 김순옥, 고 고명애, 최정자 권사가 환갑이었으니 이제 거의 10년 가까이 되었고 전체 목회는 금년 연회가 열리면 30주년이 됩니다. 영은교회 왔을 때는 생각하기도 싫지만 그때 우리는 반목하고 질시하며 편을 갈라서 살았습니다. 소외되고 소외당하면서 가슴에 원한이 찼습니다. 내편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헤어지길 원했습니다. 젊은이들은 그 모습이 화가 나서 근본적인 방황으로 아직 교회를 쉬고 있거나 상처받고 이미 다른 교회로 갔습니다.

 

교인들끼리 분열과 미움의 영을 경계하자

 

부모들끼리 다투는 모습을 보고는 교회를 떠난 후 방황하는 영혼들이 생겨났다는 겁니다. 교회는 사랑이라고 믿었는데 교회는 분열이라는 것을 경험했으니 어쩌란 말입니까? 그때는 감정이 살아서 미처 생각을 못했는데 지내놓고 보니까 젊은이들에게 참 마음 아픈 일을 했다는 자책감이 생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만일 그들이 영은교회에서의 그 분열과 반목의 경험 때문에 신앙생활을 진저리치게 포기하고 말았다면 이건 우리 어른들의 큰 잘못이고 하나님께서 가슴 아파 하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는 제가 오고 나서도 여러 가정이 교회를 떠났습니다. 교회를 떠난 사람들이 한 마을에서 살고 있습니다. 한마을 한 교회에서 생긴 잠재적인 갈등이 수면 아래 있는 것이지요. 왜냐하면 서로 다른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그때를 지냈나를 돌아보면 앞으로 또 그런 일이 있으면 과연 계속 목회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자신이 생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분열의 현장에서 목회를 한다는 것은 가슴이 찢어지는 일입니다. 밥알이 거꾸로 선다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그런 마음입니다. 소화가 안 되어 늘 속에 뭔가 언친 것이 있는 것처럼 묵직했습니다. 숙면이 되지 않아 자다가 깜짝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뒷골이 당기고 머리가 무겁습니다. 어디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고 싶은 생각으로 답답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노라면, 교인들끼리 만나면 반가워야 하는데 원수들 같아보였습니다. 긴장하고 상대방을 견제하고 이해가 엇갈리면 원수처럼 대하고 앞에서는 웃음인데 뒤에서는 칼바람이 일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되었는가를 생각해보면 예수 잘못 믿은 이유밖에 없습니다. 목사들이 잘못 가르친 죄밖에 교인들에겐 아무 잘못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수 믿고 구원받자고 믿은 예수가 공산당보다 더 무서운 분쟁과 분열을 가져왔다고 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세월이 약이라더니 다 잊고 평안해졌다 싶으면 복병처럼 숨어 있다가 슬그머니 그 감정들이 또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입으로는 사랑이요 마음으로는 미움이며, 입으로는 미소를 짓는데 소리 안 나는 총이 있다면 꽝했을 거라는 생각이 숨어 있는듯합니다.

유 권사님, 이런 나쁜 생각과 나쁜 마음이 심령 밑바닥에 숨어 있다가 급기야는 이 분열의 영, 섭섭한 마음의 영이 조건이 맞으면 행동을 시작한다고 했습니다.

이 행동조건이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잊혀 질 때입니다.

유 권사님,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이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런 환경가운데 영은교회에 와서 조심스러워하고 가급적이면 어떤 쪽, 누구 편을 들면 도움이 아니라 분열에 기름 붓는 격이 될까 염려했습니다.

어느 교회나 늘 분열의 영이 나와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맹렬하게 나타나서 나누고 쪼개놓고 이간질하고 열매 없게 만들고 시기하고 원망하는 그런 영이 역사하게 되어 있습니다. 유 권사님, 우리는 정신 차리고 분열의 영을 경계해야 합니다. 하나 되라고 하셨지 쪼개져라 하지 않으셨습니다.

 

성역 30주년, 향후 10년 남은 목회자의 자세

 

서로 사랑하라 하셨지 서로 반목하라 하시지 않았습니다. 화해하라고 했지 평생 분을 마음에 품고 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럴 리는 없겠지만 정말 최악의 경우 이렇게 생각하면 좋습니다. 한평생 한 마을에서 함께 살 이웃들은 어떤 경우에도 분열하고 반목하면 안 됩니다. 그런 경우에는 목사가 대승적으로 임지를 옮겨야 교회가 구순해지는 것을 우리는 120년 교회사의 경험을 통해서 보았습니다. 믿음생활은 평생 계속하는 마라톤이지 단거리 경주가 아닌 것이므로 어제나 오늘이나 늘 주안에서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 개인에게는 성역 30주년이 되는 금년 우리 교회 표어는“정말 네가 나보다 낫다”라고 정한 것입니다. 교회에 계속 분열하고 반목하고 그래서 목회가 보람이요 감사요 은혜가 아니라 스트레스가 된다면 목사에게 새로운 임지를 선택하라는 하늘의 음성이라고 봐야 합니다. 또한 교회 상황 때문이 아니라 저에게는 성역 30주년이며 앞으로 남은 10년을 바라보며 새로운 임지를 생각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사람이 생각한다고 다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분이 목사를 위해 기도해주셔야 할 기도제목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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