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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행복한 인천교육 만들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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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용상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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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별대담 - 이청연 인천광역시 교육감

 

“모두가 행복한 인천교육 만들어가겠습니다”

 

지난 해 6월 4일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인천광역시 교육감으로 당선된 이청연 교육감. 이 교육감은 인천에서 최초로 진보계 교육감으로 당선돼 4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임기동안 공교육의 정상화 및 학력 부진 문제 등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인천의 교육을 살려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모두가 행복한 인천교육’의 슬로건을 내세운 이 교육감은 교육의 주체들인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가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가는 한편 무엇보다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통해 학업중단학생을 비롯해 공교육에서 소외된 모든 학생들에게도 관심을 가질 것을 표방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취임 6개월이 지난 이청연 교육감과 특별대담의 시간을 통해 앞으로 교육청의 운영 방안 및 계획을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 일 시 : 2015년 1월 26일(월) 오후 4시

▣ 장 소 : 인천광역시 교육청 교육감실

▣ 대담자 : 윤용상 편집국장 ㆍ이주열 이사장(한국청소년문화재단)

 

▷ 윤용상 국장 : 먼저 취임 후 6개월 동안 일해 오시면서 소감을 말씀해 주시고 앞으로 임기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해 나갈 사업에 대해 말씀해 주시는 것으로 오늘 대담을 시작했으면 합니다.

 

▶ 이청연 교육감 : 급격한 변화가 힘들다는 분, 생각보다 변화가 더뎌서 아쉽다는 분들도 있고 저 역시 같은 느낌입니다. 그러나 변화를 바란다는 점에서 공통적입니다. 중요한 것은 변화의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걸 가장 많이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질문이 있는 교실, 존중과 협력 속의 배움,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는 선생님, 민주적이고 청렴한 학교운영이 인천교육의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청의 역할은 변화의 장애물을 걷어 내주는 것이고, 실제 수업방식을 바꾸고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학교 운영은 학교 구성원들의 몫입니다.

 

▷윤용상 국장 : 교육감님께서는 ‘모두가 행복한 인천교육’을 강조하셨는데, 이것의 참 의미와 구체적인 실천사항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사교육의 열풍 속에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인천교육의 수장으로서 한 말씀 해 주시고, 공교육 활성화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청연 교육감 : 공교육은 사교육의 열풍 때문에 밀리는 것이 아닙니다. 공교육이 사교육과 같은 패러다임 안에서 경쟁하면 안되고 아예 차별화해야 합니다. 그런데 공교육이 서열화 되고, 여전히 낡은 학력관에 사로잡혀서 아이들을 배움으로부터 도망가게 만들고 도망간 아이들은 입시에 더 맞춤되어 있는 학원으로 몰리거나 거리를 배회하게 됩니다. 모두가 행복한 교육은 이것을 극복하려는 것입니다.

‘모두가 행복한 인천교육’은 유네스코의 ‘모두를 위한 교육(EFA : Education For All)’ 운동과 맥락을 같이합니다. ‘모두’는 공교육의 기본가치인 보편적 평등교육, 통합교육을 지향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과 인천은 다시 교육이 서열화 되고 분리되고 있습니다. 자사고, 특목고, 일반고, 특성화고, 실업계 등으로 서열화 되고 지역별로 교육격차의 간극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자사고, 특목고는 존재 이유가 있지만, 통합과 평등의 공교육 가치를 해할 정도가 되면 적절하게 규제해야 합니다. 원도심과 신도심의 교육 격차는 인천교육의 숙제입니다. 서울의 강남, 강북의 장벽이 인천에서 재현되면서 갈등으로 번져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교육청은 ‘일반고 살리기’를 중심으로 “인천 평준화 2.0 시대”를 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일반고 진학진로센터를 확대하고 직업교육 프로그램도 다시 개발하고 있습니다. 일부 학교에만 집중 지원했던 ‘학력선도 학교’사업 대신에 모든 학교에 고르게 지원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원도심에는 더 지원할 것입니다. 올해부터 남구와 협약을 체결하고 ‘교육혁신지구’ 사업을 펼쳐가는데, 교육혁신지구는 지역의 인적, 문화적, 교육적 인프라를 학교로 이어서 교육을 지원하는, 마을이 하나 되어 아이들을 키워내는 시스템입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 흙을 더 쌓고 다져서 평평하게 하는 일입니다.

“행복”의 의미는 “학교는 아이들이 삶을 즐기는 곳”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른 세대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가치관에 익숙합니다. 그러나 나는 지금 행복하게 배우지 않으면 나중에도 행복을 누릴 수 없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최상위급이지만 학업흥미도 검사에선 세계 최하위급이란 것입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공부가 아니라, 고통을 참아내듯 하는 공부, 혼날까봐 하는 공부를 하고 있단 얘기입니다. 이런 공부는 오래가지 못하고 창의성도 생기질 않습니다.

질문 없이 받아 적고, 외우고, 문제 풀이에 능숙한 인재가 미래 사회에도 인재일까?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 지식기반사회는 ‘많이’의 가치가 아니라 ‘새로움’의 가치가 더 부각되고 있고 타인에게 잘 공감하고 협력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창의ㆍ공감교육으로 미래형 학력신장>을 말합니다. 서로 질문하고, 토론하고, 협력하면서 배워가는 교실이 되도록 창의성 중심, 활동 중심, 협력중심의 수업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인천형 혁신 학교’는 공교육 혁신의 새로운 역할모델을 할 것으로, 이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주입식 교육에 맞춤되어 있는 일제식 지필평가를 개선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입시의 중압감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초등생부터 ‘일제형 지필평가(중간ㆍ기말고사)’를 수업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상시평가제도’로 전환해가고 있습니다.

 

▷윤용상 국장 : 정말 깊은 뜻이 있었네요. 지금 인천 교육의 최대 문제는 시민들도 누구나 알고 있듯이 학력이 전국 최하위를 맴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당연히 교육감에 출마하셨을 때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생각하셨으리라고 봅니다. 앞으로 이를 해소하고 학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청연 교육감 : ‘인천 학력 하위권’은 정확히 논증되어야 합니다. 대개는 일부 언론에서 발표하는 상위권 대학 진학률, 수능 상위등급 학생 비율로 줄 세우는 방식인데, 인천은 수시합격률로 보면 상위권입니다. 수능 상위권 학생들이 인근 경기 신도시나 서울 목동 등으로 빠져나가는 현상은 오래된 것이지만 그 학생들을 인천에 머물게 하는 방법은 있습니다. 인천학생을 많이 뽑는 자율성사립고, 인천학생들만 선발하는 특목고를 두 배 정도 늘리면 됩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앞서 말한 공교육의 기본가치인 평등과 통합을 무너뜨렸기 때문입니다. 서울의 경우 자사고가 늘자 일반고는 완전히 슬럼화 되었습니다. 인천시민이 수능상위권 학생 유치를 위해, 다수 일반고의 희생을 원한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학력신장의 한 축은 수시 중심의 맞춤형 진학, 진로 지도, 또 다른 축은 앞서 말한 인천만의 미래지향적인 창의공감교육을 초등부터 점차적으로 중등까지 확대하는 것입니다. 이젠 ‘높은’ 학력뿐만 아니라 ‘다른’ 학력을 함께 고민하고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이주열 이사장 : 학력신장의 문제와 더불어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는 바로 학업을 계속하지 못하고 중간에 이탈하는 ‘학업중단학생’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인천에도 4천여명의 학업중단학생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업중단학생이 많이 생기는 원인과 이에 대한 대처방안과 특별히 이들을 위한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안학교에 대한 교육감님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청연 교육감 : 대안학교를 강화하거나 늘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업중단위기 학생들이 현재 학교에서 포기하지 않도록 잘 돌보고 붙잡아 주는 것입니다. 현재 ‘학업중단숙려제’를 도입해서 학생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학생이 많이 생기는 이유는 이 사회가 학생들을 밀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가정환경 등을 탓하지만 가정도 결국은 양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가정에서 돌보지 못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학교라도 학생들에게 손잡아주어야 하는데 지금 학교는 시험성적 외에 학생들이 자존감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습니다. 너도나도 학력과 성적뿐입니다. 그래서 이 학생들은 학교에서도 정체성과 소속감을 갖지 못하고 이것이 학업중단 학생들의 내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아교육이나 초등단계부터 돌봄의 시스템이 작동해야 하는데 지금 중앙정부는 모두 학교에서 맡아서 하라는데 학교는 이미 너무 많은 사업을 떠안고 있어 제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지역사회와 민간이 함께 해야 합니다. 이것을 제도화 할 수 있는 방안이 뭘까 고민하여 임기 내에 인천에서 실마리를 찾도록 하겠습니다.

 

▷이주열 이사장 : 물론 학력신장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 부재도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점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인성교육을 위한 교육감님의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고, 특별히 ‘소통’을 중요시하시는 교육감님께서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교회를 비롯한 사회단체들과의 연계를 모색해 볼 방안은 없는 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청연 교육감 : 남구에서 실시하게 될 ‘교육혁신지구’ 사업에서 지역사회 공공기관, 민간과 함께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닐 것입니다. 기독교뿐만 아니라 모든 인천의 종교계가 지역사회에서 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논의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윤용상 국장 : 사회의 경제적인 양극화 현상 속에 교육 또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이에 따라 사교육의 열풍 속에서 빈곤층들은 상대적으로 더욱 열악해 질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교육의 현실입니다. 차상위 계층을 비롯한 저소득층의 교육력 향상을 위한 교육청의 대책은 없는 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청연 교육감 : 저소득층만을 위한 교육정책보다는 보편적 교육정책 속에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철학을 모든 교육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째, 중학교 의무급식 등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는 것입니다. 저소득층을 위한 선별적 복지는 예산절감과 효율성이 있을지 모르나 성장기의 학생들에게 심각한 낙인효과를 줄 수 있으므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둘째, 단위학교에서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입니다. 모두가 일정수준까지의 학력은 책임지도록 할 것입니다. 셋째, 지역사회의 공간과 시간, 인력을 함께 나누는 돌봄 시스템이 작동하고 그곳에서 학력과 인성을 키우는 방식, 그리고 그 시스템에 학교와 교육청이 함께 돕는 방식이 정착되어야 할 것입니다.

 

▷윤용상 국장 : 인천에는 3천여교회와 100만의 기독교인이 있습니다. 따라서 학력향상을 위해 주중의 교회 유휴시설 활용을 통한 방과 후 교실을 만들어보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보는 데 교육감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말씀해 주시고, 연합기독뉴스에 대해 한 말씀 해 주시는 것으로 오늘 대담을 마쳤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청연 교육감 : 교회가 시교육청에 의해 공적으로 운영되고 관리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제도적, 법적 근거만 있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확인된 바가 없으니 검토하고 생각해보겠습니다. 2015년은 창간 7년차에 접어든 연합기독뉴스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예수님은 ‘아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하나님의 나라가 어린 아이들의 것’이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그만큼 우리 아이들은 소중한 존재들입니다. 지금 우리가 성숙한 어른이라면 어떻게 해야 이 소중한 존재들을 사랑으로 키울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고 함께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저 역시 교육감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사진ㆍ박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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