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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탈북자 2만 5천명 시대 탈북자 선교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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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용상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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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동정의 대상이 아닌 선교 파트너다”

기획특집 / 탈북자 2만 5천명 시대 탈북자 선교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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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물질적 지원과 후원보다는 따뜻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

통일 대비해 탈북자들을 선교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 강구해야

 

탈북자 2만 5천여명의 시대를 맞아 한국교회는 이들을 향한 선교열정은 있지만, 단순히 이들을 물질적 지원의 대상 정도로만 여기고 있어, 이들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절실해 지고 있다. 특별히 이들 탈북자들은 통일 시대를 대비, 귀한 선교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창간 6주년을 맞아 탈북자선교의 필요성과 함께 보다 효율적인 탈북선교의 방안 등을 모색해 본다.<편집자 주>

 

계속되는 북한의 식량난 속에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자유를 향해 남한 행을 결심하고 죽을 고비를 넘겨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들이 희망을 안고 꿈에 그리던 한국 땅을 밟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이방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차디찬 현실을 실감케 한다.

우리와 생김새가 같고 같은 말을 쓰고 있지만, 우리와 전혀 다른 이질적인 문화와 사회 구조 속에서 살아온 이들 탈북자들에게 대한민국이라는 또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기란 결코 녹록치 않다. 대한민국에 정착하기까지 이들이 극복해야할 문제는 너무나 많고 이를 헤쳐 나가기에는 버겁기만 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나이가 어리면 어린대로, 나이가 많으면 많은 대로 남한사회에서 적응하면서 대한민국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치는 이들 탈북자들의 모습은 안쓰럽기만 한 현실이기도 하다.

특별히 김정은의 3대 세습이 시작된 후 사정이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식량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고, 김정은 정권의 고립과 통치력 부재로 인한 혼란 등을 살펴볼 때 탈북자의 수는 갈수록 많아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 통계에 따르면 현재 남한 내 탈북자 수가 2만 5천여명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탈북자들은 한국교회에 하나님이 허락하신 또 하나의 선교의 대상이요, 사랑과 나눔이 절실하기 때문에 이들을 향한 교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탈북자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단순히 이들을 ‘먹을 것이 필요한’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어 탈북자들이 거부감을 일으키고, 오히려 선교의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우선 ‘기독교인으로서 탈북자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올바른 의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경기도 남양주 별내면에 기독교 대안학교 한꿈학교를 설립, 탈북 청소년들을 한반도 통일의 영향력 있는 지도자로 양성하고 있는 교장 김성원 목사는 “탈북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재앙일 뿐이다. 숨겨져 있는 이들의 모습을 발견해야 한다. 이들은 ‘희망의 씨앗’이다. 하나님이 이들을 보내신 이유가 단지 쌀밥 먹으면서 굶지 않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연이 아니고 계획이 있다. 보다 큰 믿음의 계획 속에서 이들을 보아야 한다. 통일을 준비하라며 보내주신 희망의 씨앗”이라고 말한다.

즉 이들 탈북자들은 동정의 대상이 아닌 동역의 대상이요, 파트너라는 인식이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이들 탈북자뿐만 아니라 북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북한선교를 한다는 측면에서 북한을 바라볼 때 북한이 무너지기를 바라면서 각 교단별로 북한 교회 재건을 위한 준비 경쟁을 하고 있다.

이제는 이처럼 북한의 붕괴를 대비해서 북한에 교회를 재건하는 차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탈북자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하고, 복음화하는 방법을 강구하여, 북한이 붕괴되거나, 통일이 되었을 때 이들을 북한선교의 효과적인 일꾼으로 양성하는 일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제2의 선교국이 되어있지만, 아직도 이슬람권을 비롯해 많은 나라들에서 문화적인 차이나 언어 문제 등에서 한국의 선교사들이 애를 먹고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북한선교를 위해서는 이들 탈북자들을 잘 양육하여 선교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 하나원에서 퇴소하는 탈북자들 가운데 희망을 받아 정착이 확정된 거주지의 교회나 목사들과 연결해 주고 있는 한 목회자는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곳에 정착을 하게 되는 탈북자들에게 누군가 후원해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며 “탈북자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탈북자들을 그들의 눈높이에서 이해하려는 사회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러한 교회 연결 프로그램으로 교회에서는 직업을 알선해 주기도 하고, 치료비도 보조해 주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교회를 통해 배우자를 만나 결혼까지 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교회는 국내의 어떤 기관보다도 활발하게 탈북자 사역을 펼쳐 나가고 있지만, 탈북자 사역방법이나 자세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탈북자들이 오히려 거부감을 일으키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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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탈북자들이 지적하는 것은 대부분의 교회들이 순수하게 탈북자들을 돕고자 하는 차원에서 물질적인 지원을 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지만, 오히려 지원을 받는 탈북자들은 본인들이 거지가 된 듯한 느낌을 받게 돼 거부감을 느끼게 된다는 사실이다. 한국교육개발원 탈북청소년교육지원센터 정재훈 연구원은 “교회가 탈북자들에게 줄 수 있는 최선은 돈이 아니라 공동체성”이라며 “대부분의 탈북 청소년을 탈북 과정에서 심각한 가정 파괴를 경험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고 이를 채울 수 있는 공간이 바로 교회 공동체”라고 말한다. 정 연구원은 “탈북자가 교회 공동체에 연결될 경우 탈북자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 교회가 섬세하게 돌볼 수 있다”며 “이런 공동체를 통해 탈북 청소년은 필요한 학습을 받고 친구, 멘토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선교에서 가장 효과적인 선교방법은 현지인이 현지인을 대상으로 선교하는 일이다. 따라서 탈북자 선교를 위해서는 그들의 생리와 모든 것을 잘 아는 탈북자 출신 사역자들이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국내 1호 목사가 된 새터교회 강철호 목사는 “탈북자 사역을 한다고 생색내는 곳에 한두 명 탈북자 출신 사역자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탈북사역 기관에 탈북자가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탈북자들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는 탈북자라야만 성공적인 탈북자 사역의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가 탈북자들을 향해 진정한 마음을 가지고 사랑을 가지고 접근한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이들에 대한 섣부른 동정 차원의 선교방법은 오히려 이들 탈북자들 마음의 문을 닫게 되는 역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준비가 안된 이들 탈북자들에게 일방적으로 교회에서 신앙을 가지라고 강요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6년 전 탈북해 중국에서 한국에 들어온 탈북자 김 모씨는 “한국에 와서 사람도 낯설고, 모든 예배 형식이 어색하기만 한데, 특별히 예배를 드리고 헌금을 내는 것이 이해가 안 되고 내려고 하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교회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 탈북사역자는 “탈북자들 대부분은 교회 생활이 마치 주체사상 교육을 받는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탈북자들에게 무조건적으로 교회를 다니고 신앙을 가지라고 강조하기보다는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탈북자의 고통에 동참하고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상처받은 영혼들인 탈북자들의 치유를 위해서는 교회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진정어린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탈북자들도 금방 마음을 열고 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탈북자 2만5천명의 시대에 접어들었고, 여러 가지 정황을 볼 때 탈북자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어쩌면 하나님께서 통일 후를 미리 맛보게 하시는 것인지 모른다. 한국교회는 북한 선교를 위해 이들 탈북자들을 선교자원으로 잘 양성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방적인 동정의 대상으로서의 물질적 지원 차원을 넘어서 이들을 공동체 구성원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마음의 자세가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이다.

 

윤용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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