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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이 가나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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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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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이 보낸 사람>은 최근 문화계에 떠오른 ‘불편한’ 아이템이다. <겨울왕국>처럼 동화이지도 않고, 판타지이지도 않은 것이 어쩌자고 냉혹한 살얼음판 현실 속에 머리를 불쑥 내민단 말인가. 디즈니랜드, 헐리우드로 무장한 막강한 문화권력이 겨울방학에 따스한 솜사탕같은 소재로 가족용 ‘활동사진’을 만들었으니 대박은 따놓은 당상이다. 이미 수백 만의 관객이 영화관을 찾았고, 우리 귀에는 “let it go..”가 끊임없이 울려댄다. 영화는 모름지기 상황과 맞아떨어져야 흥행에 성공해야 한다. <겨울왕국>처럼 완전히 감동파로 들이대던지, <변호인>처럼 시사문제로 정면대결하던지. 두 영화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면 <신이 보낸 사람>은 어떨까. 이 영화는 흥행과는 거리가 있는 영화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북한 소재 영화, 예를 들면 <크로싱> (김태균 감독, 차인표 주연)이 있었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화계에서는 이른바 “애국마케팅”이 먹히는 경우가 왕왕 있고, 실제로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방법은 구태의연하지만 성공의 묘수가 되기도 했다. 더구나 한국인의 기억 속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가 울리고 있지 않은가. 최근 박대통령은 다보스포럼에서 “통일은 대박입니다”를 외쳐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통일을 소원으로 노래하던 정서와 대박으로 표현하는 정서에는 엄청난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준비되지 않는 자들에게 통일이 어찌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오듯 대박일 수 있겠는가.
어쨌든 좋다. 우리는 통일이 대박처럼 굴러들어오는 소원을 이루기를 기원하고 또 기원하는 심정이다. 그런데 한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영화가 남긴 한 마디. “남한이 그러면 가나안입니까?” 극한의 탄압 속에 목숨을 잃어가는 북한 신앙인들은 그렇게 외친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나안은 약속의 땅이었다. 북한 신앙인들은 성경을 통해 희미하게나마 약속의 땅을 느끼게 된다. 그 결과 탈북은 조국 배반이 아니라 약속의 땅으로 향하는 당연한 행동이 된다. 그러나 그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처형이었다. 영화는 북한의 현실을 다루지만 역설적으로 남한에게 묻는다. ‘남한은 (북한 신앙인들이 꿈에도 그리며 찾아가고자 하는) 그런 약속의 땅인가. 남한 교회는 (북한 신앙인들이 끝내 만나고자 하는) 그런 소망의 교회로 일하고 있는가.’ 북한의 지하교회 성도들은 묻는다. ‘우리가 당신들을 믿어도 되겠습니까?’
독일 통일은 대박이 아니었다. 독일 교회 입장에서 표현한다면, 그것은 동서분단 이후에도 서독교회가 지속적으로 동독교회를 지원하고, 대화하고, 기도하고, 연대한 수고에 대한 하나님의 선물이었다. 통일이란 용어를 더럽히지 말라. 북한 신앙인들은 순교에 이르면서까지 신앙을 지키고 남한을 약속의 땅으로 여기고 있는데, 정작 남한 신앙인들은 살기에 바빠 그들의 현실을 외면하고, ‘자기살궁리’만 한다면 이보다 더 아니러니한 장면이 있을 수 있겠는가. 통일은 거룩한 자들의 거룩한 수고와 헌신으로 이루어지게 될 하나님의 역작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남한 교회와 성도는 약속의 땅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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