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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주년 기념 특별 대담 / 이제는 문화목회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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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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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적 복음 전파 위한 문화 활용 절실해”

추태화 교수(안양대학교 기독교문화학과)

‘21세기는 문화선교와 문화목회 시대’라고 할 만큼 선교와 목회도구로서 문화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교회는 문화선교나 목회에 대한 정의나 개념이 정립되어 있지 않은 가운데 기존의 선교나 목회방법을 고수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이에 창간 5주년을 맞아 안양대학교 기독교문화학과 추태화 교수와의 특별대담을 통해 문화선교와 목회의 필요성과 한국교회가 문화선교와 문화목회 시대에 발맞추어 지향해야할 방향성 등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윤용상 국장 : 안녕하십니까? 시대가 급변하면서 목회가 다양성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창간 5주년을 맞아 특집으로 ‘21세기 문화변동과 문화목회’라는 타이틀로 교수님과 특별대담을 마련했습니다. 우선 오늘 주제가 ‘문화목회’인데, 개념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먼저 정의와 개념부터 정리해 주시면 이해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추태화 교수 : 문화목회는 21세기에 들어와 발견한 목회방법론입니다. 저는 재발견이라 말씀드리겠습니다. 문화목회(cultural ministry)는 21세기를 문화의 시대라 부르는데, 특히 대중문화가 활발하게 사회 전 영역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도 분명 변화를 가져와야 합니다. 목회는 그동안 설교목회, 교육목회, 상담목회, 전도목회, 가정목회 등을 주로 활용하였는데, 이제는 복지목회, 미디어목회 등 새로운 변화가 오고 있습니다. 지금 여러 교회에서 활용하고 있는 밴드(Band)는 미디어목회에 속한다 하겠지요.

윤용상 국장 : 그렇다면 문화목회로 변화를 주는 요인에 대중문화가 한 몫을 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추태화 교수 : 당연하다고 봅니다. 대중문화가 가져온 현대 사회의 변화는 실로 부인할 수 없습니다. 대중문화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할까요. 대중문화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로 영향을 끼칩니다. 한 가지 예로 보자면, 얼마 전 <도가니>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이 일은 몇 년 전에 일어났던 안타까운 사건이었지요. 그런데 영화로 만들어지고 관객들의 마음에 호소를 하게 되니 법 개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 것입니다. 대중문화를 그저 죄악시만 하는 일부 기독교인들의 자세는 고쳐져야 합니다. 대중문화에는 역기능도 있지만, 순기능도 있습니다. 대중문화의 한 요소인 미디어는 한 나라를 들었다 놨다 하는 힘도 있습니다.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 불었던 시민혁명의 물결은 스마트폰, 인터넷 문화가 기반이 되었었지요. 북한 개방도 스마트폰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관심을 기울이는 면도 이런 이유에서지요. 대중문화는 정치적인 힘까지 있으므로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이 점 교회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윤용상 국장 : 그렇군요 교수님 말씀을 들으니까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교회가 대중문화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 않습니까?

추태화 교수 : 맞습니다. 교회는 말씀으로 새로워지고, 구원의 메시지와 사랑으로 사회를 정화,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우리 교회 쪽 입장이구요. 지금은 쌍방향 시대가 아닙니까? 교회 밖의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알지 못하면 복음을 바로 전할 수 없습니다. 새들백교회 릭 워렌 목사님도 개척 당시 현지를 방문하고, 가가호호 탐방하고 대화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조사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들의 삶과 문화, 요구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면 복음을 제대로 전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복음은 문화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습니다.

윤용상 국장 : 그러면 교수님 문화목회를 적용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나요?
추태화 교수 : 지금 한국 기독교는 선교 128주년을 지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단일교회로 가장 많은 교인수를 자랑하는 이른바 초대형교회들이 서울에 소재하고 있으며, 올해 WCC 세계대회를 개최할 만큼 영향력을 드러내는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이러한 한국 기독교의 괄목할만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난 30년 동안에는 그늘진 면이 또한 드러나고 있으니, 성장정체, 교인감소, 교회내부 분쟁 증가, 안티기독교 세력 강화 등 부정적 현상을 동반하게 되었지요. 이로서 한국 기독교는 현재 극단적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황규학 목사님은 “오늘날 개신교는 구한말이래로 가장 큰 위기에 빠져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마치 영화 <친절한 금자씨>의 한 대사가 한국 교회를 향한 시니컬한 어록이 되고 있는 듯 합니다. “너나 잘 하세요!”
예전에는 교회가 세상을 염려하였다면, 이제는 세상이 교회를 염려하는 상황이 된 듯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체성을 찾기에 고심하고 있는 현대 기독교에 대하여 앨리스터(M.Alister)는 『기독교의 미래』에서 이러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독교가 21세기에도 주요 종교로 살아 남으려면 20세기에 일어난 비극과 잘못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한다.”

윤용상 국장 : 그러면 문화목회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자세한 설명을 부탁합니다.
추태화 교수 : 문화목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문화목회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문화선교(cultural mission)에서 출발하면 좋겠습니다. 문화선교는 역사가 오래된 개념이기에 이를 모태로 문화목회를 이해하면 보다 수월할 것 같습니다. “문화선교란 문화의 모든 영역을 복음적 정신과 실천으로 변혁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기독교 문화를 형성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하려는 선교적 실천을 의미한다.”(문화선교연구원)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성석환 교수는 이렇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첫째, 기능적 차원에서 문화적 감수성과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목회를 한다, 두 번째 행정적 차원에서 사역의 전문화, 운영방식의 유연성, 의사결정의 다양화 등을 의미, 세 번째, 교회론적 차원에서 세상과 분리된 교회가 아니라 소통하는 교회, 지역사회를 섬기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문화목회는 일시적 흐름이나 유행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문화목회는 교회와 사회를 하나의 공동체로 보며, 목회자와 평신도가 함께 사역하는 한국 교회의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윤용상 국장 : 문화목회는 그러면 21세기에 등장한 새로운 개념인가요? 이전에 언급하신 재발견이란 의미는 어떤 뜻입니까?
추태화 교수 : 문화목회는 2천년 교회사에 이미 그 흔적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기독교문화 유산이 바로 그 증거이지요. 기독교음악, 미술, 건축, 조각 등은 문화예술이 영성으로 형성된 것입니다. 문화를 목회에 활용한 사례가 분명한 대목이지요. 기독교 예술은 신앙의 또다른 표출이며, 이는 교인들에게 영적, 교육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 활용되었습니다.
성례전에 사용되는 떡과 포도주, 그리고 십자가는 가장 대표적인 예라 하겠습니다. 상징이라는 고도의 문화예술적 장치를 활용하여 성경과 신앙을 가시화하고 은유화 하는 과정이 문화목회의 한 부분으로 승화된 것이지요. 그동안 기독교 사회에서 지켜지던 교회 절기, 특히 사순절, 고난절, 부활절, 대강절, 성탄절 등 이에 맞는 예전의 변화를 추구한 것은 복음의 가시적 재현 외에 예술, 이미지(image)를 통하여 신앙을 더욱 돈독히 하고자 하는 의지가 배어 있었습니다. 문화목회가 적용되고 있음을 알게 하는 증거가 됩니다.


윤용상 국장 : 그렇다면 문화목회를 적용하기 위해 기반이 되어야 하는 철학이랄까요, 그것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추태화 교수 : 저는 문화목회 철학이라고 말해 보겠습니다. 먼저 열린 사고를 지향해야 합니다. 대중문화가 현대 사회에 끼친 영향 가운데 긍정적인 부분은 무엇보다 열린 사고입니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interactive)이 일반화 되고 있는 현재 교회의 소통은 어떠합니까.
교인들 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이분법적 사고(dualism)를 극복하도록 해야 합니다. 성과 속을 과격하게 분리시키는 태도는 세상을 정죄하고, 심판의 자리에 앉기 쉽습니다. 교부 터툴리아누스가 주장했던 것처럼 “예루살렘과 아테네가 무슨 상관이 있는가”라는 태도만 고집한다면 기독교를 편협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한국 기독교가 사회와 담을 쌓게 될 것입니다. 여기서 개혁주의자들이 이해했던 그리스도의 주권 사상을 재확인해야 한다고 봅니다. 모든 세상이 그리스도의 통치 아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하지요. 그리스도가 문화변혁의 주체(Christ as transformor of culture)라는 사상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리고 신학적 대안도 마련되어야 합니다. 시대의 변화를 인지하고 격동의 변화 속에서 생활하는 교인들을 실제적으로 도와야 합니다. 신학은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요 1:14)는 그리스도의 성육신(incarnation)을 구체화 시킬 수 있게 해야합니다. 복음을 급변하는 불확정의 시대에 어떻게 전할 것인가를 고뇌해야 합니다. 대중문화 시대에 다양한 분야를 고려해야 하지요. 목회자와 평신도가 함께 동역하며 사역을 펼칠 수 있는 평신도 신학, 건강한 교회를 세우기 위한 교회론, 불확정의 시대에 인간 이해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인간론 등 대안 제시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윤용상 국장 : 문화목회는 그렇다면 문제없이 완벽한 방법일까요? 그것도 무슨 약점이나 단점이 있지 않겠습니까?
추태화 교수 : 그렇습니다. 지난 번 윌로우 크릭교회가 고백한 것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문화목회를 장기로 내세우며 세인들이 놀랄 교회성장을 이루어낸 윌로우 크릭교회 지도자들이 “우리가 잘못했다”고 고백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들은 구도자 예배, 열린 예배를 위해 엄청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예산과 인력을 활용하여 양적 성장은 이뤘지만 과연 진정한 그리스도의 제자를 만들었는지 반성하였습니다. 프로그램을 위해 몰입하다 그만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반성하였던 것이지요. 다음으로는 이머징교회에 대한 비판을 깊이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현대 사회의 특징인 신비주의 경향을 문화의 이름으로 신앙인들이 좇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저는 이런 점을 유의한다면 문화목회는 문화시대에 강하게 요구되는 목회방법론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문화는 사람 간의 소통을 가져오며, 정서의 교류를 통하여 감동을 주고 받게하는 힘이 있습니다. 인간성이 살아있는 관계가 필요한 현 시대에 문화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교회가 복음 전파의 한 방법으로 문화목회를 택하는 것은 시대적이며 역사적 선택이라 하겠습니다.

윤용상 국장 : 장시간 대담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국 교회가 시의 적절한 문화목회 방법론을 발견하여 하나님 영광을 위해 귀히 쓰는 지혜를 발휘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추교수님 오늘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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