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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의 도시를 가다(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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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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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터와 보라가 결혼하게 되는 비텐베르크 시  

 


비텐베르크에서의 결혼Ⅰ


루터의 개혁 저술이 독일 전역으로 퍼져나가면서 그 영향력은 수도원 공동체에도 미쳤다. 수도원이 거룩한 장소라며 세속 사회와 담을 쌓고 살던 수도사들이 수도원을 떠나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수도원을 중심으로 형성된 권력은 불안에 떨었는데, 수도사들이 영성에 등한시 하는 영적 문제 때문이 아니라, 당장 수도원 행정, 살림살이가 중단될 위기에 있었기 때문이다. 수도사들은 농사를 지어야 했고, 매 끼니를 지어야 했으며, 말, 돼지 등 가축을 건사해야했고, 수도원이 운영되는 모든 일을 도맡아해야했다. 그러나 종교개혁가들이 성경에서 발견한 거룩한 삶이란 수도원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세속도시를 거룩하게 만드는 부르심(Calling)의 인식에 성령께서 불을 붙이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수녀원에서도 볼 수 있었다. 많은 수녀원에서는 허가없이 문밖을 나설 수 없게 금족령이 선포되었다. 수녀들이 마을, 도시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유는 수도사들이 깨달은 것과 같았다. 수녀원만이 거룩한 곳이 아니라는 깨달음이 들었다. 수녀들은 환속을 시도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때로 가혹했다. 수녀원과 결탁한 성주들의 군인이 그녀들을 잡아들여 고문을 가하기도 하고 투옥하기도 했다. 심한 경우는 마녀라는 딱지를 붙여 죽음에 처해지는 비극도 벌어졌다. 하지만 수녀원에 있던 수녀들이 ‘믿음 안에서 자유’라는 인식에 도달하게 되자 더 이상 수녀원에 갇혀있을 수 없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카타리나 폰 보라(Katharina von Bora)는 목숨을 걸고 수녀원을 탈출한 수녀 중 한 명이었다. “우리는 더 이상 매일 풀만 먹고는 못살겠어요. 우리가 잡은 물고기, 우리 닭, 우리가 만든 버터 다 우리가 가질 거예요... 악마는 우리를 안 잡아가요. 당신을 잡아가겠죠! 루터가 그렇게 말했어요.”(A.샤이프, 『불순종의 아이들』, 솔 2011). 보라 수녀는 수녀원에 몰래 들여온 루터의 글을 읽었다. 그 글은 그녀 뿐 아니라 여러 수녀들에게 새로운 삶의 지평을 열어주었다. 그들은 더 이상 수도원에서 “여기가 좋사오니”하고 갇혀살 수 없었다. 보라는 여러 명의 수녀들과 함께 수녀원을 탈출하기에 이른다. 그 시도는 성공했고, 보라는 나중에 루터를 만나게 된다.

▲ 루터의 부인이 된 카타리나 폰 보라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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