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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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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제 곧 설인데, 매년 명절 때마다 제사 문제로 인해 혼란을 겪습니다. 물론 시댁 어르신들이 뭐라고 하시지는 않지만, 집안의 전통으로 음식을 마련하거나 제사의례에 한 식구로서 참여하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기독교인으로서 심리적으로 갈등과 함께 죄책감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제사 음식을 만들기 위해 부엌에서 시댁 식구들과 음식을 조리하는 것도 죄가 될 수 있나요? <30대 주부>

A. 아마 성도님처럼 우리나라의 많은 기독교인들이 겪고 있는 고민 중의 하나가 바로 제사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결혼한 성도들은 제사문제로 인해 가정이나 집안에서 마찰을 빚는 경우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우리나라에 기독교가 전래되면서 제사문제는 신앙생활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고, 실제로 천주교 역사에서는 제사문제로 인해 수많은 순교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이에 천주교에서는 제사문제를 우상숭배라고 정죄했던 초기의 입장을 바꿔 우리나라의 문화전통에 대한 선교사들의 몰이해로 규정짓고, 1965년 로마 가톨릭 제2차 바티간 공의회 이후부터 공식적으로 제사의례를 우상숭배라고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이에 반해 일반적으로 기독교에서는 제사 지내는 것을 우상숭배라고 해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독교인들은 결혼을 하게 되면 조상숭배가 곧 ‘우상숭배’로 각인이 돼 신앙 양심의 문제로 갈등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사문제와 관련해서는 ‘우상’이라는 개념부터 정리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상이란 하나님 아닌 피조물이 하나님 노릇하고, 사람들이 피조물을 신처럼 모시고 떠받들고 경배하는 대상이 우상이며, 그런 행위가 우상숭배인 것입니다. 물론 기독교에서는 제사를 지내는 데는 조상을 잘 받들어서 조상이 복을 내려 준다는 잘못된 개념이 있기 때문에 제사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제사를 모시는 근본정신과 태도는 어디까지나 부모와 조상에 대한 효의 표현이요, 효친의 몸짓이지, 조상을 잘 섬겼기 때문에 그들이 복을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초기 한국의 선교사들이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데서 조상숭배를 우상숭배와 동일시해 제사문제를 배격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크리스천 여성들 대부분은 결혼을 하면서 제사문제 같은 종교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되어 결혼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처럼 제사나 성묘 문제로 인해 시댁과 극단적인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뜻하지 않게 이혼을 하는 등 불행한 일로 치닫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제사문제로 인해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기독교인은 조상도 부모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매도당하는 현실을 생각하고 또한 기독교인들이 갈등의 대상이 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하나님의 계명을 그들에게 잘 알려주고 가장 ‘효’를 중요시 여기는 종교가 기독교임을 알려주고, 전도의 기회로 삼는 일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사를 지내는 여부를 떠나 오히려 친지나 가족간의 관계를 중요시 여기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동참하여서 전도의 기회로 삼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제사 음식을 마련하는 것은 죽은 자를 위한 양식이라기보다는 제사의례에 참여한 모든 가족과 친지들을 위한 것으로 음식을 나눠먹으며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기도 하고 인간의 공동체 의식을 공유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제사를 지내느냐 안 지내느냐에 대한 갈등 속에서 믿지 않는 친지들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제사를 지내는 사람들도 구원의 대상으로 보고 믿는 이들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희생하고 헌신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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