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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의 도시를 가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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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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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름스 제국의회에서 개혁 사상을 역설하는 루터

▲ 보름스 제국의회에서 개혁 사상을 역설하는 루터  

 

 

 

 

 

 

종교개혁 500주년 특집

- 보름스


1521년 4월 2일 루터는 신성로마제국 황제 칼 5세의 명령에 따라 제국의회가 열리는 보름스(Worms)로 향했다. 가톨릭 주교단은 루터가 드디어 황제 앞에서 자신의 사상을 철회하고 무릎을 꿇을 것으로 기대했다. 루터는 이미 이단으로 지목을 받은 상태였고, 목숨의 위협을 받고 있었다. 한편 개혁 사상을 추종하는 많은 귀족들은 이번 기회에 로마교황청과 구교의 권력으로부터 해방되기를 바라며 힘을 집결해가고 있었다.
보름스로 가는 길은 고난의 길이 되지 않을까 상상이 가지만, 실상은 정반대였다. 제국의회로 불려가는 루터는 가는 곳곳마다 지지세력의 환영을 받았고, 에어푸르트, 고타, 아이제나흐 등지에서 설교를 하였다. 4월 16일 보름스에 도착한 루터는 마치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희생양처럼 대적의 중심으로 불려나갔다. 사자굴 속으로 들어간 듯한 형상이었다.
루터에게 요구하는 행위는 단 한가지, 개혁 사상을 부인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루터는 다시 복권되고 편안한 삶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루터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변론 중 루터는 이렇게 주장했다. “성경의 증거나 명백한 이성에 의해 설복당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내가 교황이나 주교회의를 신뢰할 수 없는 것은 그들이 종종 잘못을 행하고 스스로 모순되기 때문이다. 내가 인용한 거룩한 말씀에 의해 나는 양심과 하나님 말씀에 사로잡혀있다. 그래서 나는 번복할 수 없다. 왜냐하면 양심에 반하여 어떤 행위를 한다는 것은 안전하지도 구원에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이시여, 나를 도와주소서. 아멘!”
한 루터연구가는 루터가 제국의회를 나오면서 “주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는 달리 행동할 수 없습니다”라고 외쳤다는 것은 소문이었다고 주장한다. 확실한 것은 루터가 이렇게 외쳤다는 것이다. “드디어 (환란을) 통과했다.”
루터는 제국의회에서 체포되지 않았다. 그에게 21일동안 자유로이 통행할 수 있는 통행권이 발부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4월 25일 귀향길에 오르자 적대감이 절정에 오른 가톨릭 권력에 의해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하나님은 루터를 위해 작센공 프리드리히를 준비시키셨다. 작센의 선제후를 통해 루터의 개혁은 더 든든한 지지 세력을 얻게 되었고, 보름스 제국의회에서 굽히지 않은 루터의 양심선언은 종교개혁의 궤도에 오르게 되었다. 이로서 루터는 성경의 증거와 신앙 양심으로 세속 권력의 위협을 이겨낸 종교개혁가 1세대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하나님은 역사를 위해 일꾼을 부르시고 준비시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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