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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지에 몰린 가난한 목회자와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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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기독뉴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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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가 외면한 사람들의 외면 받은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내가 존경하는 어떤 원로 목사님과 대화 도중 들은 이야기다. 어떤 사모님이 목사님께 고민을 털어 놓았다고 한다. 그 고민인즉 20여년을 10명에서 20명 남짓한 성도를 데리고 목회하는 남편 목회자를 믿고 살아왔지만, 자식이 커가고 자식의 학원비 하나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엄마가 되고 보니 때로는 이혼을 꿈꾸게 된다고 솔직한 고백을 하였다고 한다.
그 사모는 이러한 문제가 비단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 목회를 하는 것이 하도 어려우니 이런 목회자 가정이 점점 늘어난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젊은 사모가 이러한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결별을 선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단다.
내가 가르치는 제자들 가운데서도 목회자인 아버지가 이혼한 경우가 종종 나온다. 물론 이혼을 하는 경우에는 나름대로 여러 사연들이 있겠지만, 문제는 이런 가정의 이야기와 어려움이 기독교 안에서 철저히 가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주변을 돌아보면 이혼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개연성은 점점 늘어만 간다. 그 사연과 아픔은 구구절절하지만 그 내용 자체를 꺼내 놓을 곳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혼을 한 목회자의 심정도 심정이지만, 그러한 그 목회자의 아픔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자녀 마음은 어떨지 상상해 볼 수 있다.
사연을 들어보면 이들 목회자 가정의 자녀들은 이중삼중의 고통을 안고 살아간다. 이혼을 가족의 문제로 치부하고 있는 기독교 내의 현실에서, 그리고 이혼이 목회자에게는 금기시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이들은 적절한 삶의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갖지 못한 채 아버지나 어머니가 사라지는 등 불미스런 사건이 벌어지거나 많은 사람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내고 난 다음에서야 수습이 된다.
옛날에는 개척교회를 시작하고 자연스럽게 시간이 지나면 부흥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례로 통했는지 모르지만, 요즘은 100개의 교회가 개척을 했을 경우 성공(?)하는 비율이 거의 1~2%에 머무른다고 한다. 이처럼 목회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고난을 모두 함께 해결하느냐 아님 저마다의 문제로 치부하느냐에 따라 교회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많은 프로그램과 세미나 강좌가 열리지만 진정 이러한 가난한 목회자들과 그 가족을 위해 열리는 강좌나 지원 사업이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이제는 일반화되어 버린 그러한 문제를 각 교단의 차원으로 돌린다던지 개 교회의 문제로 치부한다면, 우리 기독교란 말을 쓰지를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부의 공격을 받을 때는 우리 기독교란 구호가 난무하고 이웃 교회가 어려울 때는 돌아보지 않는다면, 교회 밖 사람들은 뭐라 생각할지 불을 보듯 뻔하다.
수많이 이뤄지는 세미나와 아카데미를 보며 어떤 목회자가 하던 말이 생각난다. “저런 강좌는 그래도 되는 교회가 더 잘되려고 듣는 강좌일 뿐, 우리들의 현실과는 아무 의미가 없다.”
물론 목회를 하는 데 있어서 돈이 전부는 아닌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소한 이들 목회자들이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 데 나름대로 역할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할 것이다.
가난한 목회자 가족을 꼭 돈이 아니라도 살맛나게 해 주는 방안이 그리도 없을까 고민해야 할 때이다. 경제적인 문제로 궁지에 몰린 가난한 목회자와 그 가족들이 목회에 희망을 잃어버리고 산업전선으로 뛰어드는 불행한 일들이 반복되고 심지어 이혼으로 가정이 해체되는 것을 막을 최소한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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