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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아빠로 살아간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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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진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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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뜻하는 대로 되지 않을 때 울음부터 터뜨리는 민국이(아나운서 김성주 아들), 아빠가 무서운 준이(탤런트 성동일 아들), 뚱뚱이보다 통통이가 별명이었으면 하는 후(가수 윤민수 아들), 커서 아빠랑 결혼하겠다는 지아(전 축구선수 송종국 딸), 한글은 모르지만 썰매타기는 일등인 준수(탤런트 이종혁 아들)…
MBC 주말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아빠와 함께 여행을 하며 겪게 되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프로그램의 인기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추첨을 통해 잘 집이 결정되는 방식에서 매번 가장 안 좋은 집을 선택한 국민울보 민국이는 어젠가부터 울음을 그쳤다. 아빠가 무서워 주눅 들었던 준이는 잠자리에 들기 전 ‘아빠 좋아’라고 속삭이며 아빠의 품을 파고든다. 통통이가 되고 싶은 후는 자기 전 윗몸일으키기를 하기 시작했고, 아빠와 결혼하고 싶은 지아는 함께 여행하는 친구들이 속상한 일이 있을 때 마다 남모르게 위로를 전한다. 개구쟁이 준수는 친구들이 아무도 못 먹는, 살아 있는 빙어를 한 입에 먹으며 ‘형아’가 되어 간다.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지며, 지인 가운데는 아빠 어디가를 시청한 다음 하는 말이 있다. “우리 애랑 똑같애!”, “우리 집 얘기야!”하는 것이다. 울보 민국이의 모습, 혹은 아빠와의 관계가 어색했던 준이를 지칭하는 경우가 있고, 먹을 것을 너무 좋아하는 아이에 대한 한숨어린 한 마디도 있다. 아빠 어디가가 높은 시청률을 올리는 이유가 아마도 유아를 자녀로 둔 가정의 공감대를 형성한 것에서도 기인했을 것이라 여겨진다.
“아빠 더 놀다가고 싶어요” 빙어낚시편에서 준이는 아빠가 한 결 편해졌음을 보여 주는 한 마디를 내 뱉는다. 준이 아빠 또한 웃음을 자아내는 한 마디를 통해 둘 사이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빠 돈 벌러 가야 해”라며 먼 산을 바라보며 얕은 한숨을 쉬었던 것.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 낸 이 모습에서 한국 사회 아빠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소위 ‘먹여 살려야 하는’ 위치에서 육아는 엄마에게 맡겨, 아이와의 단 둘의 모습이 어색해져 가는 아빠들에게 ‘아빠 어디가’가 주는 충격은 신선하다.
여느 가정과 다를 바 없는 모습에서 공감대를 찾는 한편, 서툴고 투박하지만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가며 쌓이는 아빠와 아이의 정서적 유대감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미소 짓게 하고 있다. 또한 아빠와 아이 간의 문제, 혹은 아이의 습관적 문제 등이 그 상태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성장 발전되어 가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는 아빠어디가의 남은 여정이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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