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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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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용상 기자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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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요즘 초교파연합회 모임을 가면 다른 교단 평신도들로부터 감리교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 같으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럴 때마다 부끄러워 얼굴을 들기가 힘들다. 2년 가까이 끌어온 사태에 이제는 기다리다 지쳐 그러려니 하다가도 내가 속한 감리교회 문제이고 또, 감리교회 장로로써 어쩔 수 없는 책임감에 기도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소위 지난 2008년 28회 총회에서 두 명의 감독회장 탄생으로 촉발된 감리교 사태가 2년이 다 되도록 해결은커녕, 감리교회 양분이 심화되어 또 다시 두 명의 감독회장이 탄생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니, 통탄하지 아니할 수 없다.

그나마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세워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직무대행의 한계성과 또 다른 측(?)의 매우 주도면밀한 방해공작으로 인해 이도저도 아닌 무의미한 결과만 낳게 되었다. 감리교 본부는 연일 점검사태가 발생하고, 소화기가 난무해 경찰이 동원되는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 주었고, 이제는 감리교 본부가 폐쇄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누구의 잘못인가? 157만 감리교회를 대표하겠다고 나선 지도자들이 법을 무시한 채 금권을 동원하고 초법, 탈법적 방법으로 권력을 차지하겠다고 나선 모습을 보면서 감리교인이라는 게 부끄럽게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그 부끄러움은 한편으로 나 자신은 과연 감리교회 장로로서 무엇을 하였는가? 하는 뼈아픈 물음으로 되돌아온다.

감리교회 사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고사하고 오히려 지금은 소위 재선거 문제를 놓고 6.3총회측 선관위와 본부측 선관위가 이원화된 채 6.3총회측은 이미 K 목사를 단독후보로 결정을 해 놓은 상태이고, 본부측은 12일 선거를 치르겠다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시 두 명의 감독회장이 탄생하여, 다시 한번 감리교회의 혼란이 가중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누구말대로 한 편의 코미디가 아닌가 생각된다.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미래를 내다볼 줄 알고, 사태를 분명히 파악하여 올바른 판단을 내릴 줄 알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권력에 눈이 먼(?) 소수 목회자들은 마치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고 있으니, 혀를 찰 노릇이다.

이제 법에 따라 곧 새로이 이사(감독회장 직무대행)를 선출한다고 하지만, 각 계파별 대표자들이 나선 상황이어서 그다지 기대를 안 하게 된다. 부디 새로이 선출되는 이사가 중심을 잡고 법과 질서를 존중하면서 순리대로 감리교회를 이끌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우리 157만 감리교인 모두의 바람이 아닐까?

지금의 감리교회 사태는 어디서 기인한 것인가는 지금 감독회장이 되겠다고 나선 분들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회법에 의해 저촉을 받은 분이 감리교회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나온 것은 개인의 문제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이를 공정하게 관리해야할 선관위 관계자들이 공정성을 상실한 채 법대로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지금의 감리교 사태가 아닌가?

물론 K 목사가 지난번 선거에서 다 득표를 차지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표만 많이 얻으면 된다는 상식 밖의 일이 교회에서 통한다는 사실 자체가 서글프기만 하다. 감리교회가 무엇인가? 규칙쟁이요, 법과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가 아닌가? 그런데 이러한 자랑스런 감리교회의 전통을 수호하고 계승해 나가야할 지도자가 될 분이 감리교회의 전통과 원칙을 무시하고 지도자가 되겠다는 발상을 아직도 하고 있으니, 정말 답답하고 한심스럽기만 하다.

이제 마지막 한 가닥 희망이 있다면, 지금의 지도자들이 진정으로 마음을 내려놓고 하나님 앞에 겸손히 무릎 꿇는 길이다. 감리교회의 감독회장은 실질적인 한국감리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이다. 영적인 능력은 물론이고, 최소한 도덕적인 흠이 없는 분이 감리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교리와 장정에도 분명히 ‘무흠한 이’라고 명기하고 있지 않은가?

개인의 결단이 힘들다면 정말 공정하고 투명하게 재선거가 치러져 새로 된 감독회장이 그동안의 아픔과 갈등을 씻고 새롭게 감리교회를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지켜보고 기도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아픔과 슬픔이 없고, 치유와 회복을 통해 전도와 선교의 열정이 다시 한번 불처럼 일어나는 희망찬 감리교회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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