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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원준의 마음성형 ㅣ 아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2015년 05월 13일 (수) 15:22:34 황원준 박사 webmaster@ycnnews.co.kr

50대 중반 여인의 신앙인. 잠을 못 자고 우울하다고 하여 진료실에 찾아 왔다. 이미 다른 병의원에 수 차례 진료를 받아 왔고 주위에 좋다는 정신건강의학과에 다녔고, 지금도 대학병원에 6개월째 불면증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약을 먹으면 좀 잠은 자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개운하지도 않고 자다가도 중간에 깨기도 하고 깊은 잠을 못 자고 자는 둥 마는 둥하며, 잠이 아예 들지 못할 때도 있다고 한다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있는지 물음에 요즘 잠 못 자는 게 스트레스이지 특별한 스트레스 가 없었는데 저절로 생긴 것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우울, 불안하고 초조하고 심장이 뛰어서 누구에게 쫏기는 마음이다. 자살이나 죽음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하지만 신앙인이라 자살시도는 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자살사고에 대한 주의 및 교육을 하였으며 스트레스, 우울, 불안, 자율신경기능 검사 등을 실시 하였다. 결과는 중상 이상의 우울증 및 불안증이 동반된 홧병의 양상을 보였다.

상담 및 검사 결과에 따라 약물처방을 하였고 2주 정도 치료 후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여 꼬박 새우는 날도 있었는데 이제 하루 6시간이나 잠을 잘 수 있어 기운도 나고 마음이 편안해져 아침에 남편에게 밥도 해주었다. 그렇게 잘 지내는 듯해서 2개월이 지났다.

그러나 잘 지낸 것이 아니었다. 잠만큼은 잘 자서 좋았다. 전에는 그렇게도 한 숨을 잘 수가 없어 신앙인으로서 죽고 싶고 하나님에게 하루빨리 데려가 달라고 애원하는 기도를 했었던 적이 수없이 지난 날들이 많았는데 그나마 잠이라도 잘 자서 살 것 같다고 말했었다.

잠 못 자는 것이 스트레스라고 말했는데 이유가 따로 있었다. 가끔 티비 방송에 아내의 몫인 집안일을 잘 도와준다던 어느 남편의 이야기 같았다. 8년째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여러 병원에 다녀도 좋아지지 않았다고 한다. 죽으려고 해도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엄마 죽으면 나는 어떡하냐고 엄마 죽으면 안 된다’고 말해서 죽지 못해 살아왔다.

차분하게 말하던 부인은 점차 눈물이 말라 나오지도 않는 눈물을 보이며 스트레스 원인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원인은 남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료 중에도 남편 걱정을 하였다. 남편이 노가다 일하는데 잠을 못 자는데 내가 이렇게 치료되어 잘 자는 것 보면 남편도 병원에 와서 치료했으면 좋겠다. 남편에게 치료를 권유했지만 자기[남편]는 괜찮으니까 자기[아내]나 치료 잘 받으라고 한다고. 겉 모습은 자기, 자기하고 부르면 다정한 부부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남편은 강박증이나 강박적 성격의 소유자인 듯하다. 물로 남편을 진료하지 않고 속단하기 어렵지만 아내의 진술에 의한 정보만 가지고 판단한 내용이다. 며칠 전에 퇴근한 남편은 또 어디를 검사하러 다닌다. 베란다로 가더니 세탁기를 봤다. 온수로 돌리고 있는 것을 보고 가스비를 아끼지 않는다고, 너 때문에 못 살겠다고 때리려고도 했다. 나도 가스비를 아끼려고 장갑을 몇 겹씩 끼고 설거지를 한다고 말하면 니가 뭐가 고생하냐고 집에만 있는데. 남편이 퇴근시간만 되면 뭘 지적당할까 싶어 불안하고 무섭고 두렵다. 일하고 자기도 피곤할 텐데 집에 오면 청결, 정리 확인을 한다. 정리가 안되어 있거나 깨끗하지 않으면 더럽다고 집에서 뭐하냐고 뭔가 집어 던진다. 교회 자매들은 남편이 저렇게 잘 도와 주는데 뭐가 힘드냐며 복에 겨운 소리한다고 부러워한다. 남편은 사람들 앞에서 ‘내가 집안일이 좋아서 즐거움으로 집안일을 해주는데 저런다’고 말한다. 구역예배 시간에 여러 부부가 모인 자리에서도 ‘저 년은 미친년이다, 정신병자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남편들은 아내가 원하는 것만 해주라고 권했으나 남의 말은 듣지 않는다.

만성 피로, 만성 편도염, 신경성 위장염, 불면증 등 병 투성이라고 뻑 하면 이혼하자고 한다. 나 때문에 인생 망쳐 이 모양이란다. 남편의 지나친 강박적 사고 및 강박적 행동으로 인해 아내의 집안일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아내에게 숨막히고 살게 하는 스트레스의 주원인이며 만성 스트레스질환의 주원인이다.

폭력은 신체적 폭력뿐만이 아니라 정신적 폭력도 심각하다. 그리고 ‘상대방의 동의가 없으면 폭력이다’라고 말한다. 어느 남편의 조언이 머리에 맴돈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아내가 원하는 것만 해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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