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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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 새 / 임 명 희 목사
2014년 12월 18일 (목) 16:20:24 임명희 목사 webmaster@ycnnews.co.kr

냄 새

 

임 명 희 목사

(광야교회 담임)

우리 동네는 생명과 죽음의 냄새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생명의 냄새는 빛과 향기가 나지만 죽음의 냄새는 너무나 역겨워 구역질이 나온다. 그 죽음의 냄새를 잊을 수 없다.

 

1) 발 꼬랑내

우리교회 초창기 때에 세평짜리 판잣집 예배당에서는 가끔 발 꼬랑내 때문에 싸움이 생겼다. 예배를 드리기 위해 7~8명이 앉아 있다. 그런데 발 냄새가 나는 한 사람이 들어와 앉으면 좁은 방안에 금방 발 냄새가 진동했다.

그러면 한 사람이

“야, 너지? 야, 발 좀 씻고 다녀라!” 한다.

그러자 그 친구

“야, 니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야?”

그러면서 앉은 채로 멱살을 잡고 밀고 당기기를 한다.

그러면 주변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몸이 부대끼니까

“야, 이 새끼들아! 나가서 싸워라!” 하며 두 사람을 밀어내려 한다.

그러면 싸우던 그들이 돌아서서 주변사람들과 밀치닥거린다.

잠시 뒤엔 앉아있던 그들이 하나 둘 일어나 나간다.

나가면서

“야, 이것도 교회냐?”

그러면서 다 가버린다.

그 때 방 안에서 나던 그 발 냄새를 잊을 수 없다.

2) 암에 걸려 썩는 냄새

1990년도에 있었던 이이다.

의정부와 동두천 등 여기저기를 전전하며 몸을 팔던 자매가 쪽방동네에 정착하고 살아가던 중 자궁암 말기라는 판정을 받았다. 그 자매는 암에 특효가 있다는 고양이 고기를 가끔 먹는다 했다. 그 고양이 고기는 죽은 송장의 다리였다. 송장 다리를 잘라서 팔아먹는 사람들에게 고양이 고기라는 이름으로 사 먹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자매 방에 심방을 가서 예배를 드리다 보면 송장 썩는 냄새가 방안에 가득하여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발 꼬랑내보다 더 지독하여 비위가 상해 구역질이 나왔다. 그녀는 살아있음에도 송장 썩는 냄새를 짙게 풍기고 있었다. 비록 살기위해 실낱같은 희망으로 고양이 고기를 먹지만 그녀는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내 속에 뜨거운 불이 올라 왔다. 타는 듯한 간절함으로 예배를 드리며 “예수를 믿으면 모든 죄를 용서받고 영생을 얻습니다.” 라며 예수님을 전했다. 그녀는 눈물로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고 부활에 대한 믿음과 천국에 대한 소망을 갖게 되었다. 그 자매는 은혜를 받고 성경을 읽는 중 강수가 방안에 흘러넘치는 신비를 체험하기도 했다.

약 3개월 뒤에 그 자매는 응급실에 실려 갔다. 거기서 아무 가족도 없이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3) 5일 동안 끌어안고 있던 시체에서 나는 냄새

목공소를 다니다가 영등포로 흘러 들어와 쪽방에서 생활하던 한 형제가 있었다. 그 형제는 마음속에 상사를 향한 원망이 꽂혀 있었고, 그 원망은 자신의 생을 불살라 알코올 중독 속에 빠지게 되었다.

가끔씩 교회를 나와 예배를 드리게 된 형제는 김명혁 목사님 주례하에 2004년 제 3회로 합동결혼식을 올렸다. 평생 처음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살게 된 것이다. 감격에 겨워 둘이는 “태어 난 때는 달라도 죽을 때는 같이 죽자고...”약속했다.

그렇게 약속했던 아내가 알코올 중독으로 죽었다. 그는 아내의 죽음을 신고하지 않고 같이 죽기 위해 시체를 끌어안고 5일 동안이나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이 지독한 악취가 난다고 사무실에 알려와서 확인을 해보니 시체는 부패해 있었고 악취는 방안, 옷, 이불, 그의 몸에 배여 있었다. 그 형제와 악수를 한 내손에도 그 냄새가 배여 비누로 여러 번 씼었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 아내를 영안실에 넣었지만 장례를 치를 때까지 그 지독한 썩음의 냄새는 없어지지 않았다.

“같이 갔어야 되는 데...”라는 말을 되 뇌이며 술만 계속 마시던 그 형제도, 아내를 보내고 몇 개월이 지나지 않은 2011년 4월에 마침내 세상을 떠났다.

나는 세평짜리 판잣집 예배당 안에서 나던 발 꼬랑내와, 산 사람에게서 나던 송장 썩는 냄새와, 죽은 아내를 끌어안고 있던 형제의 방안에서 나던 그 지독한 냄새들을 잊을 수가 없다. 그러기에 십자가에서 죽음의 처절한 모습과 함께 죽음의 참담한 냄새를 맡게 된다. 그러나 십자가에는 죽음의 냄새뿐만 아니라 생명의 냄새도 있다. 사흘 뒤에 부활을 통해 생명의 빛나는 향기로운 냄새가 피어오른다. 이 생명의 향기는 죽음의 냄새가 진동하는 온 세상을 뚫고 마리아의 나드 향처럼 풍겨지고 있다. 도마는 부활의 주님을 만나 생명의 생생함을 온 몸으로 맡으며 “나의 주시며 나의 하나님이시나이다(요20:28)”라고 고백한다. 나는 주님께서 죽음을 이긴 생명의 실체의 냄새를 맡는다.

 

<복음주의월례회 12월 월례회 간증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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