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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의 회복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2014년 05월 15일 (목) 11:49:40 연합기독뉴스 webmaster@ycnnews.co.kr

   

지난 달 16일 인천발 제주행 유람선 ‘세월호’가 침몰되어 탑승객 총 476명 가운데 사망 276명, 실종 28명(5월13일 현재)이라는 엄청난 인명피해를 보게 됐다. 특별히 이들 피해자 가운데 안산 단원고 학생이 3분의 2를 차지해 온 국민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러한 가운데 실종자를 수색하기 위해 해경을 비롯해 민간 잠수부 등이 동원돼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수색작업에 나선 잠수부가 사망하고 실종 학생 부모, 자원봉사자가 자살하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이러한 ‘세월호’사건으로 인해 온 국민이 아픔과 혼란 속에 빠져있어 집단 우울증의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신경정신과 전문의 황원준 박사(황원준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와의 특별대담을 통해 단원고 생존자 학생을 비롯해 실종자 학부모와 잠수부, 선생님, 국민 등 ‘세월호’ 사건의 직ㆍ간접 피해자들의 정신건강과 이들에 대한 대책을 모색하는 한편 교회에 이들 피해자들을 위해 어떻게 대해주어야 할 것인지 등에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 일 시 : 2014년 5월 13일(화) 오후 1시30분
▣ 장 소 : 황원준정신건강의학과의원
▣ 대 담 : 윤용상 편집국장
▣ 사 진 : 박천석 기자

윤용상 국장 : 바쁘신 가운데 이렇게 대담에 응해 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이번‘세월호’침몰 사건과 관련 거의 한달 여가 지났는데도 아직도 실종자들이 남아 있고, 수색작업이 계속되고 있어 온 국민들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분들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분들도 있고, 아이들에게도 영향이 미칠까봐 뉴스를 보지 못하게 하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먼저 이러한 대형 사건이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인지 전문 용어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황원준 원장 : 집단 트라우마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트라우마(trauma)라는 용어는 신체적 외상(physical trauma)을 뜻하는 의학용어로 쓰여져 왔습니다. 최근에는 신체적인 외상뿐만이 아니라 ‘정신적 외상(psychic trauma)’을 뜻하는 좀 더 폭넓은 의미로도 쓰이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사고로 인한 정신적 외상 또는 충격으로 우울감, 불안감, 초조감 및 긴장 등 정서적 증상 등을 나타냅니다.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는 여러 가지 면에서 충격적인 스트레스를 국민들에게 안겨주고 있습니다. 먼저 사망자 및 실종자 수가 엄청나게 크고 충격적이며 구조가 지연되면서 구조 과정에서 받는 정신적 스트레스 또한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세월호의 선장과 선원들의 탈출과 구조에 앞장서야 할 책임과 의무를 저버린 비도덕적 행위로 인하여 국민의 정신적 트라우마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런 엄청난 정신적 충격은 비단 생존자 및 그 가족들, 사망자와 실종자들의 가족 그리고 학교 교사 및 학생들까지 포함되며, 간접적으로 접하는 시민들 그리고 매스컴을 통하여 접하는 전 국민들에게 확대되어 집단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집단 트라우마라고 말합니다.

윤용상 국장 : 네 그렇군요. 자료에 따르면 미국 9.11 테러 사건의 경우 뉴욕 시민의 60%가 집단 트라우마를 겪었고, 우울증과 알콜 중독환자도 늘었다고 하던데요, 우리 시민들 반응도 여러 가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뉴스를 보면서 슬퍼하거나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의 행동에 분노를 표출하는 등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는 데 이 또한 우울증의 하나로 보아야 하는 지 궁금합니다.

황원준 원장 : 물론 우울증이라는 측면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구조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서 지금은 급성 스트FP스 반응이나 적응장애라고 말 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만성화될 수 있으며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로 나타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 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10년 후에도 40%에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가 발병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우울장애 및 자살로 이어지는 심각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윤용상 국장 : 그 정도로 심각한 줄 몰랐네요. 특별히 이번 사건에서 가장 관심을 가져야할 대상 가운데 하나가 바로 구조된 학생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사건을 겪은 아이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아서 일상생활에 복귀하더라도 충격에서 당분간 벗어나기 힘들거라 예상되는 데, 가족들이나 주변에서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 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황원준 원장 : 우선 구조된 아이들은 자기만 살아났다는 지나친 자책감이나 죄책감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구조된 학생들이 겪고 있는 감정들을 지나치게 감추지 않고 입 밖으로 표현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성인들도 참고 속으로 삭히면 화병이 생기듯이 청소년들도 감정표출을 못하고 지나친 억압과 억제를 하면 마음속에 불안감, 슬픔, 의욕저하, 우울감, 악몽, 야뇨증, 대인관계 회피, 등교거부 또는 행동화 등의 청소년 우울증이나 품행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로 복귀하여 즐거운 학교생활이나 취미생활도 적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즉 평소 좋아하는 음식을 먹거나 좋아하는 운동을 즐기는 것을 금기시할 필요가 없습니다. 친근한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함께 평소의 모습으로 사고와 관련되지 않은 일에 얽매이지 않고 일상적 활동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을 통한 구조 정보를 금할 필요는 전혀 없으며, 정보를 얻는 정도의 텔FP비전 시청이나 인터넷 검색은 무방하다고 봅니다.

윤용상 국장 : 저도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은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이들 부모들은 식사도 거르고 정신적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또한 비록 시신이지만 그나마 자식을 찾은 부모의 경우와 달리, 지금도 실종상태에 있는 자식을 찾지 못한 부모도 있는데, 이들은 어떤 고통을 겪고, 이들에 대한 치유 방법은 무엇인지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황원준 원장 : 구조된 생존자들도 정신적 스트레스와 충격이 클진대, 사망자의 가족들은 더 큰 상처와 슬픔이 엄청나리라고 생각됩니다. 누가 더 충격이 크고 작은 지 어찌 경중을 말할 수 없지만 아마도 시신을 수습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의 애끓는 마음은 뭐에 비교할 수 없이 고통이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급성기 충격이지만 시신이 한 구 한 구 수습이 될 때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오는 실망감과 절망감이 반복적인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따라서 이들 부모들에게도 지나친 감정을 억압하고 억누르지 않게 하며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실종된 사실과 언젠가는 살아 돌아올 것이라는 구조될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저버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기대 후에 갖는 절망감으로 더 큰 충격이 염려가 됩니다. 가까운 친인척들이 가족들을 위로하고 현실적인 사실을 알려서 충격을 완화해야 합니다. 슬픔 감정에만 빠져 있지 않게 하고 슬픔과 고난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또 다른 희망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윤용상 원장 : 네 절대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런데 이들 피해 당사자도 당사자지만, 지금은 온 국민이 집단 우울증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처럼 집단 우울증이 장기화된다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수습 차원에서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도 중요하다고 보는 데, 우리가 이러한 집단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황원준 원장 : 잘 지적해 주셨습니다. 이제는 국민들이 각자 일터에 돌아가 각자 자기 업무에 집중해야 합니다. 일반인은 일터에 복귀해야 하고, 학생들은 학교 수업을 빨리 시작하여 모두 일상으로 되돌아가야 합니다. 한동안 모든 언론매체에서 세월호 침몰에 대한 구조 및 문제점과 향후 대책 등에 대한 보도가 온 종일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로인해 온 국민이 집단 우울증에 빠져가고 있는 중에 24시간 재난방송이나 뉴스 특보에서 예전의 방송프로그램으로 복귀하여 국민들의 슬픈 마음을 일상으로 되돌리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드라마도 하고, 예능 프로그램도 하는 등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윤용상 국장 : 제가 이번 사건을 보면서 크게 분노를 느끼는 것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의 책임회피성 발언과 자기들만 살고자 했던 모습입니다. 물론 이단 사이비‘구원파’의 교리를 이해하면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는 있지만, 도대체 이처럼 큰일을 저지른 이들이 보이는 태도는 이해가 가지 않는데, 어떻게 이해를 할 수 있습니까?

황원준 원장 :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서 저도 선장을 비롯한 그들의 행동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온 국민들이 느끼는 공분을 느끼며 영국의 Birkenhead(버큰헤드) 정신을 떠올려 봅니다. 왜 세월호 선장과 살아남은 일부 선원들은 Birkenhead(버큰헤드) 정신이 없을까요? 그랬다면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1852년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근처 바다. 영국 해군 수송선 Birkenhead호가 암초에 부딪혀 가라앉기 시작했습니다. 승객은 영국 73보병연대 소속 군인 472명과 가족 162명. 구명보트는 3대뿐으로 180명만 탈 수 있었습니다. 탑승자들이 서로 먼저 보트를 타겠다고 몰려들자 누군가 북을 울렸습니다. 버큰헤드 승조원인 해군과 승객인 육군 병사들이 갑판에 모였습니다.
함장 세튼 대령이 외쳤습니다. "그동안 우리를 위해 희생해 온 가족들을 우리가 지킬 때다. 어린이와 여자부터 탈출시켜라." 아이와 여성들이 군인들의 도움을 받아 구명보트로 옮겨 탔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보트에서 누군가 소리쳤습니다. "아직 자리가 남아 있으니 군인들도 타세요." 한 장교가 나섰습니다. "우리가 저 보트로 몰려가면 큰 혼란이 일어나고 배가 뒤집힐 수도 있다." 함장을 비롯한 군인 470여명은 구명보트를 향해 거수경례를 하며 배와 함께 가라앉았습니다.
1859년 작가 새뮤얼 스마일스가 책을 써 이 사연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이때부터 영국 사람들은 큰 재난을 당하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Birkenhead를 기억합시다'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위기 때 약자(弱者)를 먼저 배려하는 'Birkenhead 정신' 이 영국 국민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인터넷 검색 자료)

윤용상 국장 : 이러한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의 행동도 이해를 할 수 없는 가운데 이처럼 온 국민이 아픔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희생자 가족을 비롯해 희생자들을 향해 악성댓글을 달고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사람들도 있고, 이들을 부추겨 정치적으로 이용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황원준 원장 : 소시오 패스(socio-path) 또는 사이코 패스(psycho-path)와 같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느끼는 슬픔이나 불안, 우울, 분노 등의 감정반응이 아닌 평균적인 범주에서 벗어난 정신건강의 문제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어느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라고 말한 것을 봐도 성장과정에서 애정 결핍 등으로 사랑과 관심을 받기 위한 건강하지 못한 그리고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못한 방법을 사용하게 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윤용상 국장 : 이번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만천하에 알려진 소위‘구원파’라고 알려진 이들이 있는데, 이들은 사건의 본질보다는 유병언 회장을 감싸기에 급급해 인천지방검찰청사 앞에도 계속적으로 시위를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들의 행태는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하는 지 궁금합니다.

황원준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서 신앙적인 측면에 대하여 언급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다만 사회적으로 보편적인 언론과 국민들의 정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런 측면에서 세월호와 관련된 청해진해운 회사나 유병언 회장의 직간접적인 책임이 막중함에도 불구하고 유병언 회장을 감싸기에 급급한 모습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듭니다. 법적인 부분은 검찰에서 정확히 조사하여 판단하도록 맡기는 것이 옳은 일이며, 법 이전에 오히려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순리가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윤용상 국장 : 마지막으로 이들 피해자들을 위해 교회에서 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황원준 원장 :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교회가 세상을 향하여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들은 위로부터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받았습니다. 세상을 향하여 베푸신 예수님의 이웃사랑처럼 우리도 피해자들과 유가족들에게 그리고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어야 합니다. 이웃사랑은 세상을 치유하는 교회로서 해야 할 중요한 역할입니다. 치유하는 역할은 교회 안에서만이 아니라 지역 사회에 나가 구제와 봉사를 해야 합니다. 즉 교회 안에서 교인을 대상으로 하는 구제와 봉사 프로그램을 지역 사회의 믿지 않는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펼쳐져야 합니다. 모이는 교회로서가 아니라 흩어지는 교회로서의 역할을 좀 더 역동적으로 잘 감당할 때 이 사회가 치유되고 회복되는 역사가 일어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윤용상 국장 : 여러 가지 바쁘신 가운데 특별대담에 응해 주셔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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