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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보다 마음!”
2014년 05월 15일 (목) 11:25:51 연합기독뉴스 webmaster@ycnnews.co.kr
   
이복자 사모(필리핀일로일로성결학교)

많은 사람들이 선교사에게 던지는 질문은 “선교사역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다른 문화? 다른 언어? 다른 기후? 다른 삶의 양식?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점은 언어적인 문제가 아닐까 싶다. 말을 통해서 의사소통이 되고, 의사소통이 되어야지만 무엇인가가 일이 진행될 수 있다. 그래서 모든 선교사들은 선교지에 오자마자 언어공부를 필수적으로 시작한다. 필리핀은 “따갈로”라는 국어가 있지만, 각 지역마다 지역의 언어가 있고, 공통어는 “영어”이다. 그래서 우리는 영어와 지역의 언어를 동시에 공부해야만 했다.
요즘 미국 팝송가수 레이디 가가(Lady GaGa)는 8월에 있을 내한 공연에서 싸이와 함께 무대에 설 예정이다. 이 소식에 중보 기도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왜냐하면 레이디가가의 행위예술성 때문에 청소년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선교를 하면서 웃지 못할 일 중 하나는 “Ga Ga”라는 뜻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지역 일로일로에서는 “Ga Ga”라는 단어가 “창녀”라는 뜻을 지니고 더 나아가서는 명사적인 의미보다는 동사적인 의미로 더 강하게 쓰인다고 한다. 어떤 한국 청년이 영어 연수를 하러 온 첫 날, 영어교사인 자매와 싸움이 일어났다. 싸움을 중재하기 위해서 왜 다투게 되었는지 두 사람에게 물었더니, 서로가 서로에게 “욕설”을 사용했다고 했다. 영어 연수 첫날, 영어가 잘 안되었던 청년이 답답하여 오늘은 공부 그만하겠다고 한국말로 “집에 가!집에 가!가!” 이렇게 말을 했다. 필리핀 언어로 말하자면 “너는 창녀다!”라고 말한 셈이다. 그 영어 선생이 화가 나서 다른 한국학생한테 배운 “18”이라는 욕을 사용했다. 참으로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난 것이다.
여기서는 영어로 “May be”라는 말을 참 잘 쓴다. 이 말은 참 애매모하다. Yes 50%, No 50%. 이 말을 절대 믿어서는 안되는데, Yes 쪽으로 믿어서 낭패당한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리고 여기 사람들은 아주 쉽게 “I don't know.”라는 말을 한다. 솔직하게 간단히 대답할 수 있는 말에도 “I don't know.” 라고 하여 속을 뒤집히게 만든다. 또 다른 말들 중 “Already.”면 다 통한다. 그런데 다른 말들보다도 “Already.”를 정말 믿어서는 안된다. “밥 먹었니?” 라고 물어보면 “Already.”라고 대답한다. 그 뜻은 사양한다는 뜻이다. 두 번 세 번 권유하면 그때서야 같이 밥을 먹는다. 이때 쓰는 “Already.”는 수줍어서, 겸연쩍어서 하는 말이다. 가끔 선교사가 “Why?”라는 단어를 쓸 때 선교사의 표정과 억양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고, 다르게 전달되어진다. 그래서 선교사는 언어 때문에 시행착오를 계속 겪는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서 마음이 흐르기 시작할 때, “May be.”라는 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것은 “당신을 신뢰합니다.”라는 뜻으로 받아질 수 있다. “I don't know.”라는 말을 잘 사용하지 않는 것은, “나도 마음을 열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라는 뜻이다. “Already.”하면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선교사가 그 마음을 읽게 되는 것이다. “눈으로 말하고, 눈빛만 봐도 안다”라는 의미는 마음이 흘러 갈 때인 것 같다.
어떤 전도지에 한 선교사님의 이야기인 “파인애플 이야기”에서는 맛있는 파인애플을 먹기 위해 울타리를 치고, 파인애플을 심고 수확하기위해 기다렸는데, 동네 개구쟁이들에게 다 뺏기고 만다. 화가 난 선교사는 울타리를 더 견고하게 하고 파인애플들을 또 심었지만, 파인애플은 동네 개구쟁이에게 또 빼앗기고 말았다. 어느 날 그 선교사는 울타리를 허물고 파인애플은 다 가져다 먹으라고 했더니 개구쟁이들이 파인애플을 선교사님에게 가져왔다는 이야기이다. 언제 들어도 감동주고 가슴 뭉클한 이야기이다.
마음의 빗장을 열고, 마음의 울타리를 허물고 마음을 흘려보내는 것(“Heart to Heart!”)이 바로 선교인 것이 아닐까 싶다. 마음은 통한다. 그 마음은 우리들의 대화와 사랑을 통해 점점 열어간다. 말이 지닌 의미 보단 그 말을 사용하게 된 이유에 대해 집중을 하고, 그 사람의 진심을 파악하는 것이 선교사들이 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싶다. 결국 언어는 마음을 읽게 해줄 도구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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