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들꽃
편집 : 2018.9.20 목 15:51
> 뉴스 > 교육 · 복지 > 칼럼
       
마을(지역사회)에서의 여성의 리더십
2013년 03월 28일 (목) 14:39:31 최박미란 webmaster@ycnnews.co.kr

- 공감과 배려를 바탕으로, 더불어 사는 문화를 창조하는 여성들

최박미란(인천여성의전화 회장)

* 월간 ‘주민자치’에 게재한 원고를 편집, 재구성함.

어릴 때 했던 생각이 떠오른다. 수줍어하고 처음만나면 큰 소리로 말도 잘 못하는 나였지만 마음속에서는 ‘사람들이 모른척하고 지나가네... 사람들이 친하지 않아도 매일매일 서로 인사하고 웃어주면 어떨까?’ 라고 생각했다. 한참 지나 어른이 되어서 아파트라는 주거 형태가 너무나 당연하고 안정적으로 느끼며 살고 있고, 1평도 안 되는 엘리베이터에서도 모른 척하며 십여층을 함께 올라가며 살고 있다. 개인의 성향도 있겠고 ‘위험한 사회’를 미리 감지하고 아예 조용히 지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나’ 라는 범위가 나의 가족 정도로 좁혀져 살고 있다. 하지만, 크로포트킨도 말했듯이 ‘만물은 서로 돕는다’ 즉, 진정한 진화는 서로 돕는 "상호부조"를 통해 이루어져 왔다. 이렇듯 여성의전화 라는 곳에서 20대부터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나를 포함한 사람들 모두가 연결되어 있고 서로 도우며, 좋은 세상과 행복에 대해 궁극적 욕구가 있음을 알게 되고, 그렇지 않게 되는 이유들도 보게 되었다. 여성의전화에서 활동하다 보면, 여성들을 주로 만나고 여성들이 어떻게 자라고 발달과업을 이뤄 가는지, 사회 내에서 어떤 것들을 겪는지 보게 된다. 여성들이 임금노동을 하지 않고 가정주부로 있다 해도 ‘전업주부’ 라는 용어가 말해주듯이 사회적 의미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그리고 실제로 여성들은 사회에 진출하고 있고, 지역사회의 작은 일부터 큰 의사결정권에 이르기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여성이 세상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리더십을 가지려면, 여성의 특질, 그 동안 성별고정적으로 살아서 그렇게 체득된 것이라 할 지라도 여성적인 것이 지역사회에서 수용되어져야 한다. 즉, 기존에 폄하되었던 여성적인 특질, 그래서 남자들이 가지고 있어도 잘 표현하지 않는 특질들-세세한 것들에 반응해주고 소통하려하고 잘 울고 공감하고 나눠먹고 먹이고 돌보고 따라 가주고 등등등-이다.
여성들은 대체적으로 가정의 일을 첫째로 치는데, 물론 여성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작은(미시적)조건으로서의 가정이, 자신에게 행복하게 존재해야 한다는 것에 매우 동의한다. 그러나 가정이 행복하다 라고 말할 때 마을, 지역사회가 어떠해야 하는가? 국가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나아가 전 세계가 어떠해야 하는가? 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제 가정, 지역사회, 전지구적 생태계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는 것을 모두가 깊이 깨닫고 소위 어렸을 때 꿈꿨던 좋은 세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확장을 할 때 요구되는 사람의 능력 중에서 중요한 것을 ‘공감’ 이라고 꼽을 수 있겠다. 공감은 여러 정의가 있겠으나 가장 기초적으로는 타인의 일을 나의 일로 대입시켜 함께 느낄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보겠다. 이웃에 아주 가난하고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늦게까지 일하고 아이들만 있는 집이 있다고 할 때, 내 몸 같이 느껴 아프고 외롭고 또 의지를 내는 희망을 같이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여기서, 그 사람 자체를 돌보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육적으로 나인 것처럼 느낄 수 있는 여성의 능력은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타인을 소외시키지 않고 ‘끼워주는’, ‘고려하는’, ‘배려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에 도움을 준다. 또 여성들은 허세보다는 솔직하게 말하는 수다에 능하다.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들을 하면서 마을을 만드는 것에 접목시킨다면 더 좋을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마을’ 이라고 할 때, 이미 그 안에 정서적이고 문화적인 뜻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존사회가 요구하는 학력 재력이 없어도 열정과 애정으로서 주민참여를 이끌어내고, 화합하게 돕는 여성의 힘으로 쓰일 수 있는 것이다.
또, 여성들이 뒤늦게 라도 사회참여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고, 실험할 수 있는 장들이 많아야 한다. 마을에서 더 작은 단위의 모임들이 생겨서 공부하고 실천한다면 여성들이 더 자신감을 가질 수가 있을 것이라 본다. 모두가 리더가 되어 움직일 수는 없지만, 모임에 참여하면서 의견을 내고 인식을 확장해 가는 것도 리더십의 발휘라고 보면 좋겠다. 다양한 사람들이 말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사람들 대부분이 꿈을 꾸는 ‘상’ 이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본다. 현재 사회적으로 약자이지만, 그 개개인이 꿈이 있고 그것을 이뤄가는 과정이 소중하게 대우받는 마을이라면 더 이상 말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성숙하다고 하겠다.

최박미란의 다른기사 보기  
ⓒ 연합기독뉴스(http://www.ycn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문의 | 후원문의 | 구독신청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인천광역시 남동구 남동대로 765번길 39 대진빌딩3층 | Tel (032)427-0271~3 | Fax (032)424-3308 | 문의메일
Copyright by연합기독뉴스. 기사등 모든 컨텐츠에 대한 무단 전재ㆍ복사ㆍ배포를 금합니다.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용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