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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지혜 | 가정파탄, 회복될 수 없나?
2009년 03월 17일 (화) 16:36:40 이기문 변호사 webmaster@ycnnews.co.kr


비록 대법원 판결은 아니라 하더라도 1심법원에서 유책주의에서 파탄주의로 넘어가는 판결이 나와서 주목을 받고 있다. 유책주의란 한마디로 말하면, 가정파탄의 책임이 있는 사람은 이혼청구를 할 수 없는 제도를 말하고, 파탄주의는 사유가 어쨌든 가정의 파탄이 와 있으면 이혼을 허락하는 제도를 말한다.

오늘날 가정이 깨어지는 현상은 일반화되어 있다. 가정의 파탄이 누구의 탓으로 인하여 깨어지는가 하는 점은 우리 이혼법상 아주 중요하다. 그러므로 우리민법에서는 지금까지 가정파탄의 책임이 있는 사람은 이혼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현행 제도 하에서 전기 판결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사실 가정의 파탄은 어느 일방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쌍방에게 있는 것이 보통인 것이 대부분이다. 이럴 경우 파탄이 와 있는 가정을 그대로 이혼하게 만드는 것이 합리적인가 아니면 회복시키도록 해야 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이러한 시점에서 서울가정법원은 혼인 관계가 이미 파탄난 상태에서 부부가 모두 이혼을 원할 때는 이혼 청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판결이 나온 것이다.

서울가정법원은 "아내가 남편이 다니는 교회를 사이비 종교집단으로 매도하고 가출했다"며 남편이 낸 이혼청구 소송에서 "남편과 아내 어느 한 쪽의 책임 있는 사유로 혼인 관계가 파탄이 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남편과 아내의 혼인 관계가 이미 파탄이 났고 회복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데다 남편과 아내가 모두 이혼을 원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민법상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며 이혼 청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엄격한 유책주의를 깨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향후 대법원에서 그 동안의 유책주의의 입장을 어떻해 받아들일 것인가가 주목된다. 향후 가정법원의 법관들도 현실인식을 새롭게 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파탄주의의 입장에서 이혼을 자유롭게 허용할 것인지 여부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우리 민법 840조는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 사유로 ▲배우자에게 부정행위가 있었을 때 ▲배우자가 악의로 다른 한쪽을 유기할 때 ▲배우자나 그 직계존속에게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 사유가 있을 때 등을 정하고 있다.

이를 기초로 현재까지는 유책주의에 따라 불륜을 저지르거나 폭력을 쓰는 등 혼인 관계의 파탄 과정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를 가려내고 그에 따라 반대쪽 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지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유책주의의 입장을 따를 경우, 재판 과정에서 상대방의 책임을 내세우느라 적대감이 생기고 이혼 판결이 내려져도 악화된 관계가 유지돼 자녀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게다가 혼인 관계가 이미 파탄에 이르렀다면 한쪽의 책임이 분명하지 않아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해도 관계가 회복되는 것도 아니어서 법률상으로만 부부를 묶어놓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느냐는 비판도 제기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파탄주의를 택하면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이혼을 원치 않는 상대방에 대해 이혼을 청구하더라도 현재 파탄이 난 혼인 관계를 기초로 이혼 판결이 가능하지만, 유책주의를 택하는 기존의 대법원 판례에서는 이혼이 불가능한 것이 지금까지의 사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파탄주의가 대세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극히 실험적인 판결이다. 향후 대법원이 이에 대하여 어느 입장에서 정리하는가를 지켜보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파탄된 가정을 억지로 유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는 하나, 이 경우 재산분할청구권등이 현실적인 문제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에 문제이다.

왜냐하면 유책주의의 입장을 취하면 이혼청구가 불가능할 경우 재산분할청구도 청구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파탄주의에 따르다보면 재산분할청구를 노리는 이혼청구가 흔해질 염려가 없지 않다. 남용이 우려된다. 특별히 기독교적 입장에서 본다면 가정이 회복되어지도록 교회와 사회가 노력해야할 책임도 있다. 파탄된 가정이 회복되어지도록 각 당사자는 물론 주변과 교회도 노력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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