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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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의샘|퇴고(推敲)
2010년 12월 08일 (수) 15:34:26 연합기독뉴스 webmaster@ycnnews.co.kr
한 해를 다 보내는 이때에 사람들은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한 해의 마무리를 잘 하려고 한다. 연락 못 했던 사람들에게 연락도 하고, 함께 했던 사람들과 모임을 가지며 반성과 덕담으로 지나온 한 해의 삶을 마무리 하며 다시 새해의 좋은 시작을 가지려고 한다.
우리나라 속담에 “처삼촌 뫼에 벌초하듯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뜻은 일을 하기는 하는데 마지못해 건성건성 아무렇게나 일을 하는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 해의 마무리를 이렇게 하려는 사람도 더러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한 해 한 해 잘 정리하고 마무리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삶을 글을 쓰는 것에 비유한다면 바로 “퇴고(推敲)”의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면서 한 문장 한 문장, 한 글자 한 글자를 수정하는 노력이 꼭 필요한데 이것을 “퇴고”라고 한다.
하지만, ‘퇴(推 옮을 추)’ 자에도 고친다는 뜻이 없고 ‘고(敲 두드릴 고)’ 자에도 고친다는 뜻은 없는데 어떻게 퇴고가 고친다는 말인지 이해가 잘 안될 것이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 <당시기사(唐詩紀事)>에 나오는 “퇴고”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어느 날 “가도(賈島)”라는 당나라의 시인이 나귀를 타고 길을 가다가 갑자기 시상이 떠올라 시 한 수를 지었다.

인적이 드물어 한적한 집
閑居少隣竝(한거소린병)
풀이 자란 좁은 길은 거친 뜰로 이어져 있네
草徑入荒園(초경입황원)
새는 연못 속의 나무에 깃들고
鳥宿池中樹(조숙지중수)
스님이 달빛 아래 문을 밀치고 있네
僧推月下門(승퇴월하문)

여기 마지막 부분 “승퇴월하문”이라는 구절에서 “달빛 아래서 문을 민다”는 퇴(推)보다는 “두드린다”는 고(敲)로 고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골똘히 생각하며 길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경조윤(수도의 시장) “한유(韓愈)”의 행차와 마주하게 되었는데 생각에 너무 몰입한 가도는 경조윤 한유의 행차를 막아서게 된 것이다. 지체 높은 경조윤의 행차에서 길을 비키지 않고 막아서는 죄를 지은 가도는 한유 앞에 잡혀 가게 되었다. 가도는 사실대로 한유에게 이야기를 하였고, 가도의 말을 들은 대문장가인 한유 역시 ‘퇴(推)’로 쓰는 것보다는 ‘고(敲)’로 쓰는 것이 훨씬 더 좋겠다고 하면서 가도와 함께 행차를 하였다.
이후에, 사람들이 문장을 고치거나 다듬는 작업을 “퇴고(推敲)”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퇴고의 작업을 거친 많은 문학작품과 책 속의 글들은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기도 하고, 한 사람의 생애의 좌우명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생명을 살리는 경우도 생기는 의미 있는 것이 되었다.
우리에게 한 해의 삶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여러 가지 의미와 계획을 가지고 우리에게 허락하신 귀한 시간이다. 이러한 귀한 한 해의 마무리를 ‘퇴고’의 작업을 통해 우리의 삶이 세상의 빛이 되고 향기가 되는 아름다운 한 권의 책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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