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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사역이야기|편법으로 일하지 말고 정도를 걸으라!
-<글렌게리 글렌로즈>를 보고-
2010년 10월 06일 (수) 14:23:50 원용일 목사 webmaster@ycnnews.co.kr
대학교수와 군인, 농어민, 시민활동가, 심지어 승려도 연루된 각종 비리들의 보도를 접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다 직업인들인데 어떻게 그렇게 돈 떼먹는 일에만 머리가 돌아가는지….
부동산 회사 영업사원들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 목숨을 거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 <글렌게리 글렌 로즈>(Glengarry Glen Ross, 제임스 폴리 감독)가 있다. 데이비드 마멧의 연극을 작가 자신이 각색한 이 영화는 세일즈맨들의 비애를 현실감 있게 보여준다. 잭 레몬, 케빈 스페이시, 알 파치노 등 할리우드 주연급 배우들이 함께 등장하는 것도 흥미롭다.
24시간 안에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지만 거칠고 생생한 대사와 상황 설정으로 현실감을 극대화하고 있는 영화이다. 영화는 ‘숨 쉬는 것 빼고 입에서 나오는 말은 다 거짓말이라’는 세일즈맨들의 자조적 자기 비하가 현실임도 잘 보여준다. 과연 거짓 말, 거짓된 행동쯤은 밥 먹듯이 해야 세일즈를 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일마다 안 되는 샐리는 실적 꼴찌라서, 더구나 많은 나이에 체면 구기고 있지만, 왕년에는 글렌 로즈 농장을 멋지게 팔아치워 경품으로 승용차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계속 실패만 한다. 딸은 병원에 입원해 수술이 연기된 상태이다. 수술비가 없어서. 딸의 병원에도 가보아야 하는데 퇴근 시간에 네 장의 계약서를 주며 내일 아침까지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본사에서 준 그 명단은 재력도 없고 여유도 사람들이다. 영업사원들 모두는 새로운 명단 글렌게리를 원하지만 소장 존은 관심 없다. 본사에서 교육하러 왔다는 판매왕은 욕을 해대면서 이번에 1등을 하면 캐딜락 승용차를, 꼴찌를 하면 해고 통지서를 주겠다고 반 협박을 했다.

경력과 나이를 내세우고 딱한 자기 사정을 말하면서 샐리는 조건이 좋은 계약서를 달라고 소장과 흥정을 하지만 여의치 않다. 비가 내리는 중에도 거리로 나가 땅을 팔러 돌아다니던 샐리는 공중전화 박스에서 한 고객에게 사정도 하면서 허풍 섞인 전화를 한다. 전화를 하다 말고 “어이, 비서. 내일 비행기 예약 취소해야겠는걸. 아니 아니 일곱시로 바꿔 줘. 고객이 보낸 계약서 사본 팩스 온 것 좀 받아놓고.” 쏟아 붓는 비 소리가 그대로 들어갈 길거리 공중전화 박스에서 하는 ‘연극’을 모를 고객이 어디 있다고!

수술을 받아야 할 딸 아이는 돈이 없어 수술이 연기되고 계약을 성사시켜야 하는 샐리는 좋은 조건의 물건인 글렌게리 계약서를 받기 위해 소장과 흥정을 한다. “나는 자네보다 나이가 많아. 이 바닥에서는 평판이 중요해. 잘 되면 내 수입의 10%를 줄게.” “아니 20%를 줘.” 결국 20%에 계약서 한 장당 50달러씩을 주기로 하고 계약서를 받아내는 샐리.

세일즈 1위를 하는 리키도 팔아서 수표와 계약서를 소장의 책상에 두었고 계약서를 두 개 받은 샐리도 하나를 팔았다. 그러나 그 날 밤 사무실에 도둑이 든다. 윌리엄스와 데이브가 사무실을 털어 수표와 계약서들도 훔쳐가지고 갔다. 다음날 경찰이 오고 심문을 받는 직원들, 화가 잔뜩 난 리키, 그 와중에 8만 2천 달러짜리 물건을 판 샐리는 자신에게 조여 오는 수사망에 애가 탄다. 결국 샐리는 소장에게 사정한다. 데이브가 계약서들을 중계상에게 팔고 자기에게도 2,500불을 주었다고 그것을 돌려줄 테니 도둑이 아니고 영업사원으로 일하게 해달라고. 평생 판 것의 20%가 아니라 50%를 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소장은 샐리를 잘라낸다. 샐리의 심문 차례가 되고 결과는 너무나 뻔하다. 그렇게 영업사원은 파멸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다. 좌절과 절망 속으로.

영화에는 세일즈맨들의 비애가 넘칠 정도로 난무한다. “이번 달에는 운이 없었어.” “개 같은 계약서.” “지겨운 세일즈.” “망할 놈의 부동산 회사.” “외국이나 나가서 팔아볼까.” “천만 달러만 손에 있으면….” “사무실 털어서 계약서(좋은 조건의 글렌게리 계약서) 훔쳐와 복수하자.” “앞으로 내 이익의 20%를 줄게, 평생 동안.” “아니, 50%를 줘.” “난 도둑이 아니고 세일즈맨이야. 세일즈맨으로 다시 성공하고 싶어.” “우리가 팔아봐야 회사나 돈 벌고. 우리 몫은 고작 10%야.”

영화는 영업사원들, 나아가 세상에서 살아가는 모든 직업인들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한다. 영화 속 사람들이 질문하지 않았던 것, “왜 팔아야 하는가? 팔기 위해 영혼까지도 팔아야 하는 이유가 과연 정당한가?” 정도를 어긋난 영업과 뒷거래가 결국 파멸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일을 해야 하는 특성상 영업 일을 하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들의 마음 한편에는 ‘세일즈맨은 위대하다! 아무리 좋은 물건 만들면 무엇 하는가? 팔아야지.’라는 자부심이 있다. 그런데 또한 ‘내가 뭔가 부족해서 영업 일이나 하고 있지.’라는 자조의 심정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자기 일에 대한 분명한 정체성과 더불어 바람직하고 바르게 일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세상이 1등만을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일하고 살아가다보면 그만큼의 보람을 느낄 수 있고 또한 기대하지 못했던 세렌디피티도 맛볼 수 있다. 이런 사실을 기억하면서 오늘 하루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오늘 우리에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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