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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지혜 | 미네르바 구속이 남긴 것
2009년 03월 05일 (목) 13:33:08 이기문 변호사 webmaster@ycnnews.co.kr


인터넷 경제 대통령이라고 불리던 미네르바라는 필명을 쓰는 네티즌이 허위사실을 유포하였다는 이유로 구속되었다. 미네르바의 구속을 두고, 이에 대한 찬반양론이 우리 사회를 뒤덮었다.

일부 언론은 미네르바가 전문성 없는 글로써 대중을 선동하였다고 공격했다. 미네르바는 전문대출신 무직자였다. 경제학 지식은 독학의 산물이었다. 그리고 그가 인용한 경제지표들은 인터넷 등에서 서핑한 2차 자료들 이라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그러나 일부 언론이 미네르바의 인격을 폄하한 부분에 대하여는 지나친 점이 있다. 특히 인터넷상의 경제 논쟁을 통신보호법으로 구속시킨 법조계의 심판이 나온 후, 마치 그 폄하가 당연시 되는 분위기는 더욱 안타깝다. 그의 유죄여부는 아직 모른다.

정부에 대하여 경제 정책을 조언하고 비판하는 일은 어느 누구든 자유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경제정책을 비판하면서 일부 인용하는 통계가 과거의 통계일 수도 있으며, 다소 현재 통계와 다를 수도 있다.

그런데 일부 언론은 미네르바의 전문대 학력이 그들을 화나게 한 것인지, 이에 대하여 언론은 지나칠 정도로 공격하였다. 우리사회의 학벌주의의 한 단면이다. 사실 미네르바는 글을 통해서만 대중과 접촉했다. 그렇다면 그가 쓴 글의 내용이 중요하지 글쓴이의 학벌이 무엇이 중요한 것인가?

 우리사회의 잘못된 학벌주의적 사고는 현재 주류사회에서도 여전하다. 상고출신이 연이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해지기도 했다. 최근엔 법조일각의 변호사시험과 관련하여 나오는 변호사 시험에 대하여도, 변호사는 전문직이므로 엄격한 시험을 통해 그 수와 질을 관리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객관적 기준도 없이 일정수의 정원을 정해서, 암기에 의존하는 시험을 치르게 하고, 그리고 그 수를 확보하는 변호사의 시험이 변호사의 자질을 담보하는 데 최선의 방법이 아님은 당연하다. 그 시험을 통해 자격을 얻은 법조인은 특별한 경쟁 없이 자격만으로 안정된 수입을 확보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상상해 보라. 이는 제도권의 아이러니라 아니할 수 없다.

미네르바는 그러한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나름대로 경제예측을 하고, 나라의 경제정책에 대하여 정확히 맞추었다. 언론의 미네르바에 대한 공격의 또 다른 축은 미네르바의 글이 독창성 없는 ‘짜깁기’였다는 데 있다.

짜깁기의 문제점이야 재삼 거론할 것은 못될 것이고, 수사기관이나 언론이 인터넷상의 의견개진에 들이댄 잣대가 바로 짜깁기였다는데 문제가 있다. 최근 장관내정자들이나 고위공직자들의 박사학위 논문의 진위여부가 문제가 되고 있는 점을 생각해보자. 또 언론은 어떤가? 언론의 짜깁기 관행이야 공개된 비밀이고, 법조계의 짜깁기도 만만치 않다.

입법이나 판례는 물론 검찰의 기소장이나 의견서, 변호사의 변론서 등은 기성의 판결문이나 논문, 외국의 입법례 및 판례나 자료 등은 온통 짜깁기이다.

미네르바를 구속시키고 우리에게 남긴 것은 온통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모습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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