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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도 사랑이야
2017년 12월 22일 (금) 15:58:33 연합기독뉴스 webmaster@ycnnews.co.kr

부부싸움도 사랑이야

 

대부분의 부부는 나이 들수록 부부싸움을 많이 한다. 젊어서는 사랑도 있고 또 자녀들도 커가고 부모로서 마감해야 할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녀들도 다 자라 가정을 이루어 자립해 나가고 단둘이 지내다보면 부인 편에서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 보면서 회한에 젖는다. 남편의 뜻을 다소곳이 추종하며 살았는데, 그것도 돌이켜보면 후회스럽고 미련스러웠는데 언제까지 참고 지내란 말인가 하면서 자기주장이 대단해진다. 거기에다 살아온 지난날 마음에 담아두었던 서운한 일들을 알토란 꺼내듯 기회 있을 때마다 들이대며 목소리를 높인다. 어떤 부부는 아침부터 저녁때까지 싸우는 것이 일과가 되는 경우도 있단다. 둘이 기 싸움을 하다 70대 중반쯤 되면 자녀들 앞에서도 승부를 가린다.

며칠 전 존경하던 김형식 선생님이 지난해 펴내신 “백년을 살아보니”를 읽었다. 25세 전도사 시절 목포고 동창들이 지역사회와 청소년들을 위해 모인 끌밀회 회장때 김형석 교수님을 초청하여 여러 고등학교와 전문학교에 모시고 다니며 강연을 주선한 일이 있는 후 그 분을 더욱 존경했고 책을 읽으면서 감회가 깊었다. 신학교 다닐 때 김교수님의 전작집을 사기위해 점심을 3달이나 굶으며 구입한 일도 있었다. 「영원과 사랑의 대화」 「운명도 허무도 아니라는 이야기」 등 김교수님의 메시지는 젊은 우리들에게 커다란 방식이 아닐 수 없었다. 오랜만에 그 분의 글을 읽는데 팔순 된 부부의 이야기가 나왔다.

팔순 된 부모님을 모시고 장성한 자녀들이 온천으로 여행을 가기로 했단다. 2박3일 여정으로 내일 떠날 것이니 부모님께 잘 준비하라 일렀다. 큰 딸이 아버지께 “내일 아침 7시에 떠나 준비하시라” 했더니 “나는 네 엄마와는 아무데도 안 간다. 너희들끼리 갔다오너라” 완강하게 거절했다. 큰 딸이 “엄마가 용서를 구하고 가자고 강권해보세요” “내가 왜 그래, 아니다” 할 수 없이 큰 아들이 아버지께 간청했으나 몸이 불편해 못가겠다고 딱 잡아 떼셨다. 할 수 없이 이틀 동안 밑반찬을 냉장고에 넣고 “아버지 불편하더라도 이틀만 참으세요. 아버지 생신 때에 엄마와 함께 모시고 갈께요” 했더니 “누가 뭐래도 네 엄마와는 아무데도 안 간다”고 단언하는 것이었다.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떠날 시간이 다되어 큰딸이 “아버지 그럼 저희들 떠납니다”하며 방문을 열었더니 뜻밖에 아버지가 양복에 넥타이까지 매고 앉아 있다. “아버지 가시겠어요?”했더니 “차가 몇 대냐?” 두 대라고 했더니 “너희 엄마와 딴 차로가면 내가 가주겠다”며 선뜻 일어섰다. 가족이 다 기쁘게 웃는데 앞차에 타고 있던 어머니가 “괜히 허세를 부리며 그렇게 떠는 것 봐라. 내가 오지 말라고 큰소리 칠 걸...”하면서도 내심으로는 안심되는 눈치였다.

아버지는 큰소리를 쳤지만 전날 저녁 막내딸에게 “작은 오빠도 차를 가지고 가느냐?”고 물어보고는 따라갈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점심때가 되어 넓은 식당 방에 온 가족이 빙 둘러 앉았을 때 큰 딸이 “우리 아빠 엄마는 싸우는 재미로 사시는데 한분이 먼저 가시면 남은 분은 무슨 재미로 살아갈까?”하면서 한바탕 웃었다. 그런 부부의 경우 과연 싸움이 끝나면 인생도 끝나는 건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싸우는 부부는 결코 이혼하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부부싸움도 그들에게는 하나의 사랑 방법인 것이다. 그러니깐 황혼이혼이 유행하는데 이혼이란 사랑도 끝나고 사랑의 싸움도 끝이 났을 때 하는 막다른 선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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