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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우습게 되지 말아야 한다
2016년 11월 23일 (수) 13:20:57 연합기독뉴스 webmaster@ycnnews.co.kr

더 이상 우습게 되지 말아야 한다

 

(사)한국행복가족 이사장

변호사 안귀옥

 

최근에 부쩍 늘어난 사건 중의 하나는 병들고 경제력이 없는 부모를 자녀들이 서로 부양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에 자식을 상대로 하는 부양료청구와 치매증세가 있는 부모의 재산을 자식들이 서로 뺏으려고 부모쟁탈전을 벌이는 경우다. 둘 다 참 속상하고 가슴 아프기는 마찬가지다. 사건 의뢰인은 60살을 갓 넘긴 중년 남성이었는데 아버지는 일찍이 돌아가시고, 90살이 넘은 어머니를 모시고 있었다. 어머니가 경증도의 치매증세도 있고 여러 가지 병치레를 하시다보니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 어쩔 수없이 어머니의 명의로 되어 있는 상가를 처분해서 병원비와 간병인 비용으로 쓰게 되었다. 동생들은 어머니를 모시고 살지도 않으면서, 연로하신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상속재산으로 나눠가져야 할 재산을 형이 마음대로 처분한 것이 마음이 상했는지 서운해 하더니, 형이 집에 없는 틈을 타서 어머니에게 바람을 쏘여드린다면서 모시고 가서 어머니 명의로 남아있는 나머지 전답을 전부 동생들 명의로 이전해 버렸다. 이를 알게 된 형은 너무 화가 나서 어머니를 다시 모시고 와서 어찌된 것이냐고 물어보았지만, 어머니는 그저 ‘난 그 땅은 니 동생들에게 준 적이 없다. 내가 죽으면 너희들이 나눠가지면 되지’라고 하면서 ‘동생들이 가져갔으면 돌려달라고 해라’하는 것이 전부였다.

의뢰인은 꼬부랑 어머니를 모시고 변호사 사무실로 와서 어머니의 땅을 동생들이 임의로 가져갔으니 찾아달라고 했다. 의뢰인의 어머니에게 몇 번을 여쭤보았지만 여전히 ‘나는 땅을 작은 아들들에게 가지라고 한 적이 없어요’ ‘가져갔다면 돌려달라고 해야지요’가 전부였다. 이 대목까지는 의뢰인의 이야기가 맞는 것 같고, 작은 아들들이 할머니를 모시고 가서 인감증명을 발급받게 하고 증여계약서에 서명하시게 해서 전답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한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러나 할머니가 한참 이야기를 나누시다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변호사를 쳐다보며 ‘누구신가?’라고 물을 때면, 이 할머니의 말씀을 믿을 수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할머니가 정신이 드실 때면 땅이 작은 아들들에게 넘어갔으면 찾아달라는 말씀을 계속하시는 것을 보고 일단 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소장이 들어가자 법원에서는 가족 간의 문제라서 였는지 재판절차가 열리기 전에 조정절차를 먼저 거쳤는데, 그 자리에서 조정위원은 모든 재산을 아들 네 명이서 공동명의로 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내셨고, 우리 의뢰인은 이에 동의하였는데 상대방들을 생각해 보겠다면서 돌아갔다. 그 다음날 우리 의뢰인의 급한 전화가 왔다. 동생들이 다시 어머니를 모시고 갔다면서 아무래도 어머니에게 소송을 취하하시게 할 것 같다면서 걱정이 태산이었다. 의뢰인의 걱정은 현실이 되어서 동생들은 어머니가 당사자로 되어 있다 보니 어머니를 모시고 법원으로 가서 소송을 취하해 버렸다. 실의에 찬 형은 동생들을 혼내주고 싶었지만 어머니가 정신이 드셨을 때 취하한 것이라면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유류분을 청구하는 것 이외에는 달리 방법은 없었다. 할머니가 조금만 더 건재하셨다면 이 아들들의 행태를 그냥 두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상황을 목격하면서 요즘 우리나라 정치상황이 꼭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굳건하게 중심을 잡고 국정을 처리해야할 최고 통수권자가 심약하고 마음에 병이 들다보니 판단력이 흐려지고 주변에서 휘둘리는 대로 이리저리 갈지자를 긋고 있다. 지금이라도 통수권자가 해야할 일은, 최소한 더 이상은 국민들을 걱정스럽게 만들지 말고 국민들을 격전장으로 내몰지 말고, 모든 것을 책임지는 자세로 담대하게 법질서에 따라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다. 가정이든 국가든 위정자가 바로 서지 못하면 꼴이 우스워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안귀옥법률사무소 / 032- 861- 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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