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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축제로
2016년 11월 16일 (수) 11:13:56 연합기독뉴스 webmaster@ycnnews.co.kr

분노를 축제로

 

(사)한국행복가족 이사장

변호사 안 귀 옥

 

지난 주말인 11월 12일 광화문광장에는 100만명이 넘는 국민이 모여서 촛불집회를 열고‘이게 나라냐?’며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 그 자리에 모인 국민들은 퇴진 운동에 동원된 시위대가 아니라, 연로한 어르신들로부터 유모차에 태워져온 갓난아기까지, 부부단위, 가족단위로, 연인의 데이트로, 중고생들이 끼리끼리 그야 말로 자발적으로 모여서‘이게 국민이다’를 보여줬다. 본 무대에서는 문화예술인들이 각기 시국과 관련된 노래와 공연과 발언을 했고, 일반 국민들도 제각기 가진 생각을 발표해서 공감대를 이끌어 갔다. 외신들도 이러한 성숙한 한국민들의 시위문화를 타전했다. 현장에서 국민들이 침착하게 보여준‘화풀이’행사는 단순한 분노의 표출이 아니고 스스로 이 나라를 바꿀 수 있다는 넘치는 자신감이었다.‘화’란 무엇인가? 화는 누구나 느낄 수 있고 느껴야 하는 감정이다. 화는 누구든 언제 어디서든 느낄 수 있고 그 화를 안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 화는 내가 원하지 않는 상황이 연출되거나 내가 보기 싫은 사람의 행동을 볼 때 일어난다. 화는 괜히 있는 게 아니다. 화가 나면 에너지가 올라간다. 실제로 화가 나면 힘이 나거나 잘 안되던 일을 맹렬하게 집중해서 해내는 경우가 생긴다. 다만 그 화가 일어날 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가 관건이다.

임상 심리학자이자 분노전문가인 매튜 맥케이는“분노는 싸우거나 도망치는 등 자신을 보호해주는 힘을 만들어 준다”고 한다. 분노는 생존에 필수적이다. 분노로 인한 피해나 문제는 분노 자체 때문이 아니다. 바로 분노에서 나오는 공격적인 행동 때문이다. 인간 뇌의 변연계는 감정을 관장하는 데 이 변연계가 신호를 주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순간 대응력이 강해진다고 한다. 분노는 사람의 신체를 더 강하게 만든다. 몸 안의 혈류를 바꿔 피를 큰 근육들로 보내 싸울 준비를 하는 것으로 흥미롭게도 분노는 뇌로 가는 혈류를 줄이기 때문에 생각은 잘 할 수 없게 되고 싸울 수는 있게 된다고 한다. 원초적인 상황에서 분노는 무언가로부터 상처를 받아서 고통 받을 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이러한 분노를 어떻게 표출하는가는 선택이고 습관이다. 우리 국민들은 국가가 대통령이 국민을 배반하고 실망을 줄 때마다 그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을 배워갔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정을 잘 판단하고 결정해서 대한민국을 잘 이끌어가 달라고 뽑았는데, 그 대통령은 다른 사람의 조정에 의해서 대행자의 역할만 한 것이 들통 났다. 대통령의 직무유기행위로 인해서 국부는 고스란히 몇몇 소수 집단의 이익으로 흡입되었다. 국민들이 느끼는 실망감과 배신감은 그야말로 충격이었고 좌절감과 분노는 열화같이 일어났다. 국민들은 너무 속이 상해서 화가 나서 눈물이 나고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이 벌렁벌렁 거리고 그러다 갑자기 온 몸에 힘이 빠지는 것을 경험하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광화문광장으로 모이기로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 12조 제 1항 ‘교통소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집회나 시위를 금지 또는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규정에 따라 청와대 방향인 경복궁역까지의 행진을 제한해 조건통보를 했다. 그러나 당일 법원은‘경찰의 행진 제한 통보 처분으로 인해 주최 측에 발생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막기 위한 긴급한 필요가 인정된다’며,‘이 사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기존의 집회들과 동일 연장선상에 있고 기존 집회들은 지금까지 평화롭게 진행됐고 이 사건 집회 역시 그동안 보여준 성숙한 시민의식 등에 비춰볼 때 평화적 진행이 예상된다’덧붙이면서 청와대 앞길까지 행진을 허용하도록 했다.

법원의 판단이 무색하지 않도록 국민들은 질서정연한 시위로 분노를 축제로 만들어 내었다. 이제 대통령이 진정성 있는 화답을 할 차례다.

 

안귀옥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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