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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어린아이
2016년 11월 02일 (수) 10:58:52 연합기독뉴스 webmaster@ycnnews.co.kr

내 안의 어린아이

 

(사)한국행복가족 이사장

변호사 안 귀 옥

 

그녀는 여섯 남매의 맏딸로 부모님을 모시고 동생들을 공부시키려다보니 청춘은 가고 40살이 넘도록 결혼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더 나이가 들면 늘그막에 혼자서 외롭겠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마침 전처와 사별하고 혼자서 세 자녀를 키워서 혼인까지 시킨 남자를 소개받았다. 그녀는 그리 세련되지도 못하고 품새도 깨끗하지는 않았고 당당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컴퓨터 부품을 생산하는 작은 사업체도 운영하고 있어서 재력은 어느 정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별로 말도 없어서 점잖다는 느낌이 들어서 서로 나이 먹어가면서 의지가 되기에는 좋겠다는 생각에 혼인을 결정했다. 그러나 막상 결혼을 하고 보니 그 남자는 술에 의존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어서 하루에 소주 3~4병을 마시지 않으면 잠을 자지 못했다. 교제하면서 점잖게 보였던 것은 술이 들어가지 않았을 때 의기소침한 태도가 그리보였던 것이었고, 허구한 날 술을 마시고 새벽녘에야 동네가 떠나가도록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귀가하였고, 이렇게 술에 취해서 들어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옷은 흙에 범벅이 되어 있었고 몸을 제대로 못 가누다보니 얼굴과 몸에는 넘어져서 다친 상처가 가실 날이 없었다. 집에 들어와서도 욕설과 폭력적인 행동 등 주사로 밤늦게까지 가까이 있는 그녀를 괴롭혔다. 그녀는 아차 싶었지만 일단 혼인을 하고 난 이후에 어쩌지 못하면서 그 남편의 술을 줄이게 하기 위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술로 인해서 간이 손상될 것을 염려해서 간에 좋다는 민간요법적인 약초까지 구해다 다려주는 등으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였다. 알콜의존증을 치료받게 하기 위해서 알콜 치료센터에도 접수를 시켜주었지만 하지 말라는 것이 많다면서 1~2번을 다니고는 그만두었다. 이렇게 1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그 녀는 남편이 어쩌다가 술을 못 끊는 상황이 오게 되었는지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4남매의 막내인 그녀의 남편은 6살 어린 나이에 생모가 돌아가시고 새 엄마 밑에서 자랐다. 새 엄마는 아버지와 결혼을 해서 다시 2자녀를 낳다보니 자기 자식을 키우느라 전처소생의 자식에게는 소홀해 졌다. 아직 엄마의 손길이 필요했던 때였지만 새 엄마는 자상하고 포근함 보다는 엄격하게 생존에 필요한 것에서 조차 스스로 하기를 원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자기 빨래는 자기가 해서 입었고, 먹는 것조차 스스로 해결하는 법을 배웠다. 이런 남편을 보면서 주변에서는 일찍이 철이 들었다고 기특하게 생각하는 어른들도 있었지만 그는 항상 버거워하면서 새엄마 소생의 자녀들과 자신의 처지를 비교하고 비관하게 되었다. 그가 힘들어하는 것을 알면 아버지가 속상할 까봐 겉으로는 당당한 체 아무렇지도 않은 체하면서 새엄마의 비위를 맞추어 주면서 하루하루를 견뎌내었지만 속으로는 동생들이 부러웠고 너무 다른 처지에 화가 났다. 그의 소원은 하루빨리 성장해서 그 가정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었다. 공부도 곧잘 했지만 그는 공고를 들어가서 졸업도 하기 전에 취업을 하고 집을 나왔다. 그러나 막상 독립을 했지만 어린 시절에 새엄마와 배다른 동생들로 받은 서운한 감정과 상처는 그대로 남아있었다. 독립한 이후에는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었지만 늘 새 엄마의 눈총이 생각나서 심정은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그러한 불편한 감정을 잊기 위해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술을 마시고 나면 가슴속에 있는 자기가 커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힘이 솟는 것 같았고, 아무한테나 하고 싶은 말을 하는 데도 거침이 없었다. 그러나 술을 깨고 나면 자신의 신세가 처량해지고 너무나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의기소침해 졌다. 그의 내면은 술을 마시지 않으면 늘 6살 무렵의 어린 시절에 새 엄마의 눈치를 보면서 비위를 맞추면서 살던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은 전혀 그 새엄마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새엄마보다도 더 키도 크고 힘도 세고 돈도 더 잘 벌었지만 그의 가슴속의 어린 아이는 늘 그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의 대한민국의 최고 통수권자가 그 내면의 어린 아이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는 기사에 참으로 많이 당혹스러웠다. 그 아이를 성장시켜서 성숙한 자아를 가진 대통령을 만나는 것도 국민들의 복이다.

 

안귀옥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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