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경영 분류

정경유착 근절과 서민들의 삶

작성자 정보

  • 연합기독뉴스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정경유착 근절과 서민들의 삶

유착은 흔히 서로 떨어져 있어야 할 장기나 조직이 붙어 있는것이다. 정치계와 경제계가 부정하게 결탁한 상황을 정경유착(政經癒着)이라고 하는데, 이때 나오는 유착이 의료용어에서 나온 말이다. 유착 중 흔한 것이 장유착이다. 몸속의 장(腸)이 서로 붙어 있는 경우다. 심해지면 장 속의 내용물이 제대로 내려 가지 못해 장폐쇄(閉鎖)를 일으킨다.

우리 경제와 정치의 오랜 고질병이 정경유착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군사정권과 권위주의 정권을 이어오며 우리는 재벌과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과보호와 그 대가성의 비자금 후원을 받은 것이 수시로 언론에 나타나곤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이 세상에 드러나는 단초를 제공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이 두 재단은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실소유주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이 주요 기업들을 상대로 거액을 받아낸 통로 역할을 한 곳이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건넨 상당수 기업들은 살아 있는 정권과 그 주변 청와대 참모진의 강압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업들을 바라보는 시장과 투자자들의 시선은 시간이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정권으로부터 어떤 형태이든 ‘우리가 원하는 대가가 돌아올 것’이란 기대감에 두 재단에 거액을 기부한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불법 기부의 이면에 우리 기업들이 수십 년째 반복해오고 있는 끈적한 ‘정경유착’의 흑암이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기업은 총 53곳이 후원금을 두재단에 출연했다. 총 773억원을 건넨 기업들 중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은 44곳이다. 이들은 상장이나 세무조사 등의 문제를 해결 받기도하고 사면 등 재벌 고유한 과제를 해결하는 반대급부를 받았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주주들에게 단 한 푼도 배당할 수 없다며, 배당을 거부했던 기업이 5곳이며 이들은 10억원의 거액을 두 재단에 기부했다.

대한항공은 2010년 1주당 500원(보통주 기준)을 배당한 이후 2011년부터 지금까지 적자라는 이유 단 한 번도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한 적이 없다. 2015년 적자를 이유로 배당을 거부했던 대한항공이 오너이자 대표이사인 조양호 회장에게는 급여라며 무려 27억500만원이 넘는 돈을 지급했다.

GS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은 1221억원이고 당기순이익은 295억원이었다. 하지만 주주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거부했다.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는 허창수 회장은 총 8개 계열사가 두 재단에 무려 42억원을 건넸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4억원을 건넨 금호타이어와 3억원을 건넨 아시아나항공 역시 마찬가지다.

금호타이어와 아시아나항공 역시 주주 배당에 인색하기로 악명이 높은 기업이다. 금호타이어는 2007년 주당 300원을 배당한 이후 2015년까지 8년 동안 주주들에게 배당을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2007년 주당 150원을 배당한 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주주들은 철저히 무시한 채 최순실에게 만큼은 통 크게 거액을 건넨 것이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총 773억원이라는 거액을 낸 기업들 역시 최순실 국정농단의 피해자일 수도 있다. 청와대와 숨은 실세 최순실의 기세에 잘못된 행위임을 알면서도 거액을 건넸을 수 있다. 거액을 준 이들 기업들을 향하는 여론은 악화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지갑에서 돈을 꺼내 정권에 상납한 것’이란 시각과 비판이 높다.

이런 일들은 개발 독재의 길을 걸어오며, 불균형 성장으로 대기업의 배는 불리고 노동자,농민의 배는 곯게 만드는 쪽으로 정책을 이어온 정경유착의 어쩔 수 없는 귀결이었다.

노동조합과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삶의 기회와 더 저렴한 제품의 기회를 망가뜨리고 그것으로 재벌 소유주 개인과 집단의 이익만을 챙기는 재벌들의 행태를 이번에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물론 불의한 정권의 악습과 패거리 집단들의 사리사욕과 불법행위는 엄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적립되고 사내 유보된 부와 자금들은 바람직한 투자와 건전한 소비 향상을 위해 종업원과 하청 기업들에게 정당하게 부여되어야 한다. 그래야 유효수요가 늘고 소비가 향상되어 더 많은 생산과 공장이 가동되고 생산되어 국내외에 소비,수출의 길이 열려 선순환의 구조로 이어질 것이다.

정경유착은 뿌리로 부터 국민경제를 썩게하며 서민, 대중의 삶을 착취하고 건전한 민주사회와 노동운동과 문화발전을 저해하는 악의 원천이다. 깨어있는 국민은 바른 경제, 더불어 사는 사회를 지향하는 정치세력을 선정하는 것이 자신이 지향하는 행복의 출발점임을 깨달아 행동할 필요가 있다.

김홍섭 교수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

최근글


인기글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