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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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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정치

시와 정치는 어찌 보면 별로 관계가 없어 보인다. 사전적 의미로 시(詩,poem)는 정서나 사상 따위를 운율을 지닌 함축적 언어로 표현한 문학의 한 갈래로 정의된다. 정치(政治, politics)는 통치자나 정치가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 또는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고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일로 설명되어진다.

국가의 정책과 목적을 실현시키는 것이 정치의 과제이며, 더 작은 조직으로서 지방자치나 군,구 또는 기초자치 단체 등도 나름대로의 정치행위가 있다. 정치행위가 궁극적으로 사람의 정서나 사상의 통합과 조화를 통한 구성원의 행복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시와 상통할 수 있다.

시에 대하여 일찍이 시학(Poetica)을 써 근본적인 시의 의미와 효용 등에 대한 설파한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는 시를 일종의 '모방 imitation'이라고 정의한다. 그 말의 정확한 의미로 보아 '표현 expression'혹은 '이상화 idealization'라고 옮기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소설가나 극작가의 산문에 의한 것처럼 시인은 그 나름의 시적 언어와 개성이라는 수단을 통하여 인생을 재현해 주며 새로운 무엇인가를 창조한다.

특별한 감각으로 인생을 모방하는 창조자는 꼭 운문으로 써야만 할 필요는 없으며, 운문으로 썼다고 하여 모두 모방자도 아닐 것이다. 예술적 산문의 작가도 '시인'의 의미에 포함되어 있음을 인정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산문으로 모방하는 사람의 의미로 시인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문학을 제외한 다른 예술, 예를 들면 미술, 음악, 무용 등도 역시 인생을 모방한다. 이런 것에 있어서도 역시 예술가는 그 나름의 개성이라는 수단을 통하여 인생을 재현한다. 우리는 적용될 수 있는 여러 수단을 가지고 이들 모방적 예술을 서로서로 구별한다. 이 수단은 아마 형태, 색, 소리, 음률의 모습, 혹은 언어 등일 것이다. 문학은 언어를 가지고 인생을 모방하는 예술이다. 문학을 하는 사람은 산문으로 쓰건, 한 종류 혹은 여러 종류의 각운을 쓰건 시인인 것이다.

역사적으로 시는 인생의 중요한 의미를 나타낸다. 태어나고 성장하고 결혼하고 죽고하는 주요 인생의 순간마다 시는 인생을 표현하고 인생의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 등 7정을 나타낸다. 그것은 시나 노래의 형태 또는 사설과 판소리 등의 창극 등의 여러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시는 시대와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소통과 공감과 희망과 좌절 등을 나타낸다. 역사적으로 많은 시인들이 동시에 훌륭한 정치가이기도 했다. 중국 시경의 많은 시들은 당대의 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노래하면서 동시대인들의 공감을 얻고 태평한 시대를 열어 갈수 있었다. 요순시대의 격양가(擊壤歌)나 초사(楚辭) 등도 시대의 사상과 애환을 노래하며 다수의 대중과 소통했다. 공자도 시(詩) 사무사 ( 思無邪)를 얘기하며 흥어시 입어례 성어악(興於詩 立於禮 成於樂)을 말한다. 이백과 두보의 당시(唐詩)는 그때는 물론 후대의 다양한 풍자와 대중의 소통의 주제가 되었다. 모택동의 시(詩)는 그의 사상이자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하나 되게 하는 주요 매체가 되기도 하였다. 서양에도 많은 시인 정치가들이 있다. 로마의 키케로와 세네카는 당대의 시인이며 정치가였고, 베르길리우스와 후대의 단테와 밀턴도 한 시대에 주요 정치적 역할을 담당했던 대시인들이다. 현대의 네루다와 하벨 등은 시로서 자기민족의 역사와 방향을 바꾸기도 하였다.

우리역사에서는 신라의 향가의 저자들과 최치원, 김부식, 정지상 등이 탁월한 시인이었으며, 고려말의 3은인 목은(牧隱)이색(李穡),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야은(冶隱)길재(吉再)는 탁월한 정치가요 시인이었다. 조선시대는 송강 정철과 고산 윤선도 번암 채제공 등을 들 수 있다. 현대 우리 정치에는 주요한, 김춘수 시인, 도종환 시인 등이 시인 정치가로 알려졌다.

오늘의 시대를 경쟁과 속도의 시대라 한다. 긴장과 갈등이 보편적 현상인 오늘, 한 편의 시로 위로를 얻고 근원적인 자유와 소통을 나눈다면 우리의 사회도 더 잘 소통되고 갈등도 더 잘 이해되며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김홍섭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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